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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현대제철, 업황 악화 속 부채 감축…위기 대응 지속되나
이 기사는 2024년 12월 4일 15:4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현대제철(004020) (34,800원 ▲50원 +0.14%)이 업황 악화에 대비해 미지급금 등 부채를 크게 줄이면서 유동비율 제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유동자산 감소 폭보다 유동부채 감소 폭이 커지면서 유동비율이 지난해 말 대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분의 1로 급감하면서 위기 대응에 나섰다는 평가다. 다만, 업계에서는 내년에도 철강산업 부진이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재무 건전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현대제철)
 
수익성 감소에도 유동비율 상승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현대제철의 연결 기준 유동비율은 156%를 기록하며 지난해 말(149.7%)에서 6.3%포인트 상승했다. 중국산 철강의 수입량이 증가하며 철강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어 현대제철의 수익성이 급감했지만, 유동성 지표는 현대제철의 수익성과 반대로 가는 모습이다. 올해 3분기 현대제철의 영업이익은 2053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1조274억원)에서 80%가량 급감했다.
 
수익성 감소에도 불구하고 현대제철은 2020년 이래로 유동자산을 늘리고, 부채를 감축하는 등 재무 건전성 개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작업의 효과로 유동비율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유동비율은 유동부채 대비 유동자산의 비율을 의미하는데, 단기간에 갚아야 하는 부채의 상환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유동비율이 상승했다는 것은 단기 부채 상환 능력이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현대제철이 유동비율을 개선할 수 있었던 것은 유동부채의 감소 때문이다. 올해 3분기 회사의 유동자산 규모는 11조3273억원으로 지난해 말(11조9536억원)보다 5.2% 줄었지만, 유동부채는 7조2625억원으로 같은 기간 7조9842억원에서 9% 줄었다. 유동부채 감소율이 유동자산 감소율을 웃돌면서 유동비율이 상승한 것이다.
 
유동부채가 줄어드는 데는 미지급금 및 미지급비용의 감소 영향이 컸다. 미지급금은 보통 공장 건설 등 유형자산 투자가 늘어나면 외부 거래가 늘어나기 때문에 함께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미지급비용은 임대료 등 향후 지급될 비용을 부채로 계상한 항목이다.
 
올해 3분기 현대제철의 미지급금과 미지급비용의 합은 1조4696억원으로 지난해 말(2조4403억원)보다 9707억원 감소했다. 2022년 말 대비 지난해 3분기 두 항목의 합이 2조1237억원에서 1조2113억원으로 9124억원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감소 폭이 늘었다.
 
미지급금은 자본적 지출(CAPEX)이 늘면 함께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올해 3분기 현대제철의 유형자산 투자액은 1조2950억원으로  4952억원을 기록한 전년 대비 대폭 늘어서 미지급금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었지만, 오히려 감소하는 등 부채 감축에 적극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아울러 매입채무 증가액도 올해 3분기는 대폭 감소했다. 매입채무 증가 폭은 올해 3분기까지 34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3840억원에서 90% 이상 줄었다. 수익성 개선이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서 현대제철은 부채를 더 많이 줄이거나 증가 폭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유동비율 관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 수익성 개선 어려워…빠듯한 재무 관리 전망
 
수익성이 개선될 경우 영업활동현금흐름이 확대되며 회사가 확보할 수 있는 자금도 늘어난다. 이에 유동비율 상승 등 재무 건전성을 수월하게 개선할 수 있다. 다만, 내년에도 철강 산업 전반의 수익성이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현대제철은 가동률을 낮춰 재고자산을 줄이는 등 운전자본 비용을 대폭 줄이며 부채 감축을 위한 재원을 최대한 끌어오고 있다.
 
올해 3분기 현대제철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9133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8840억원)보다 늘었다. 올해 3분기 누적 분기 순이익이 174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6405억원)에서 대폭 감소한 가운데 확보한 현금은 더 많아졌다. 현대제철의 올해 3분기 매출채권 및 기타 유동 채권 규모는 2조6939억원으로 지난해 말(3조319억원)에서 감소했다. 이에 매출채권 감축에 따른 현금유입이 423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에는 매출채권이 증가하며 현금 4819억원 유출이 있었다. 매출채권은 향후 받을 현금을 가늠할 수 있는 자산으로, 매출채권이 감소하면 현금이 회수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운전자본 감축으로 올해 3분기 현대제철은 현금 지출을 큰 폭으로 줄였다. 올해 3분기 회사는 운전자본에서 2050억원의 현금을 지출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287억원에서 67%가량 현금 지출을 줄인 것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내년에도 업계 전반이 순이익을 늘리기 어려울 것이라 보고 있다. 순이익은 영업활동현금흐름의 시작으로 순이익이 늘면 영업활동현금흐름 개선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순이익을 늘리기 어려운 까닭에 지출을 최소화해야 적정 부채 감축 재원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내년에도 현대제철이 부채 감축 등 재무 건전성을 재원을 마련하려면 올해와 같이 빠듯한 지출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철근 등 내수 부진과 함께 중국산 철강 유입에 따른 점유율 하락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IM증권은 내년에도 현대제철의 의미 있는 수익성 개선은 어렵다고 내다봤다.
 
현대제철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내년 철강 시장의 전망도 불확실성이 큰 까닭에 지속적으로 재무 건전성 관리를 하고 있으며, 수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운전자본 지출을 축소해 현금창출력을 확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