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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건설 수주전략)①삼성물산·E&A, '캡티브' 집중…전자 부진 영향받나
이 기사는 2024년 12월 4일 16:0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여전히 차가운 금융시장과 건설경기에 국내 건설업계는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높은 금리와 원자잿값은 수익성에, 분양시장의 불확실성은 안정성에 각각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에 건설사들의 수주 전략도 변화하고 있다. 수익성과 안정성 모두를 잡을 수 있는 공사를 선별 수주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IB토마토>는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2024년 수주 현황을 알아보고, 이들의 전략을 분석하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삼성물산(000830) (48,100원 ▲2,300원 +4.78%)삼성E&A(028050) (25,100원 ▼450원 -1.79%)는 삼성그룹 계열사 발주 공사에 힘입어 영업실적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공사를 발주한 계열사들의 ‘후한’ 공사비에 수익성과 안정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모습이다. 다만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005930) (72,800원 ▼700원 -0.96%)의 최근 부진은 향후 삼성물산·삼성E&A 실적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평택 고덕 반도체 캠퍼스 건설현장.(사진=뉴시스)
 
삼성그룹 계열사 공사가 ‘절반’…수천억원 공사비 증액도
 
4일 <IB토마토>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공시를 집계한 결과 삼성물산은 올해 1월부터 12월 현재까지 총 8조301억원 규모의 공사 4건을 수주했다. 삼성E&A도 같은 기간  3조165억원 총 6건의 공사를 따냈다.
 
한국거래소 공시 규정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는 직전사업연도 재무제표상 매출액의 5% 이상인 계약건에 대한 공시 의무를 지닌다. 이에 따라 지난해 별도 기준 17조4535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삼성물산은 8726억원, 삼성E&A(6조2329억원)는 3116억원 이상 규모 공사 계약이 공시된다. 다만, 해당 기준 미만 규모의 계약건이라도 기업의 자율 공시는 가능하다. 
 
특히 두 기업의 올해 수주 계약 가운데 과반 이상이 삼성그룹 계열사가 발주한 공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이 수주한 4건의 공사 가운데 삼성그룹 계열사 공사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발주한 ‘SDR 신축공사’(1조800억원)와 삼성전자가 발주한 ‘P4 Ph3(상서) FAB동, 복합동 마감공사’(1조8656억원) 등 2건이다. 이들 2건의 공사 계약 규모는 2조9456억원으로 전체 수주액의 36.6%를 차지했다.
 
삼성E&A 역시 총 6건의 공사 중 3건이 삼성전자로부터 수주한 공사다. 회사는 올 들어 ‘기흥 연구라인 신축공사’(4962억원), ‘P4 Ph3(상서) 그린동, 변전소, 복합동 등 마감공사’(1조3753억원), ‘P5 복합동, 그린동, 변전소 골조공사’(3915억원) 등 3건의 공사를 따냈다. 총 계약 규모는 올해 수주액의 75.0% 수준인 2조263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물산과 삼성E&A는 삼성전자 등 그룹 계열사들의 공사를 꾸준히 수행해 왔다. 특히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을 위한 ‘클린룸(Cleanroom)’ 공사는 다수의 기업 기밀이 포함돼 있기에 건설부문 계열사에게 공사를 맡기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실제 삼성그룹으로부터 수주한 공사가 영업실적에 끼치는 영향도 높다. 삼성전자가 발주한 평택 고덕 반도체 캠퍼스 공사의 경우 지속적인 공사비 인상으로 당초 계약금액보다 대폭 오른 공사비를 수령하기도 한다. 실제 올해 8월 삼성물산의 해당 공사 3건의 공사비 증액 규모는 1조151억원에 달했고, 삼성E&A도 삼성전자에게 수주한 3건의 공사의 7915억원 증액이 이뤄진 바 있다.
 
삼성전자 투자 축소 우려…줄어드는 ‘캡티브 의존도’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설비투자 집행 규모가 감소할 전망이다. 내년에도 신중하게 투자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회사는 올 들어 3분기까지 총 35조8409억원을 시설투자에 사용했다. 이 중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30조3111억원을 차지했다.
 
이처럼 삼성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설비투자 축소가 예상되면서 삼성물산과 삼성E&A 매출 상당 부분에 기여한 캡티브(계열사 간 내부거래)의 점진적인 감소도 예견되고 있다.
 
 
 
삼성물산이 올해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삼성전자 등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서 벌어들인 매출은 5조3180억원이다. 같은 기간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매출(14조9808억원)의 30%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삼성E&A의 경우 3분기 누적 매출 7조3880억원 가운데 3조1908억원(43.1%)이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서 발생했다.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의 이 같은 투자 축소가 건설계열사들의 매출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핵심 발주처인 삼성전자 등의 CAPEX(자본적지출) 계획 조정과 유보로 당분간 하이테크 공사 수주 물량에 대한 우려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망했고, 김기룡 미래에셋증권(037620) (20,500원 ▼150원 -0.73%) 연구원도 “하이테크 업황 개선이 부재하다면 2025년 건설부문 실적은 부정적 요인을 반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