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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삼양식품, 싱가포르 법인 설립…중국 영향력 넓힌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9일 10:3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삼양식품(003230) (215,500원 ▲4,000원 +1.86%)이 싱가포르에 유한회사를 설립한다. 동남아국가연합(ASEAN)을 아우르는 중심지로 태평양과 인도양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인 만큼 싱가포르 법인은 중국 공장설립뿐만 아니라 해외사업 총괄 법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최근 중국 지역 영업이익률이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 현지 공장 생산으로 수출제비·운반비 등이 감소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삼양식품 밀양2공장 착공식에서 김정수 부회장이 연사를 하고 있다. (사진=삼양식품)
 
싱가포르 법인, 중국 공장 설립 등 해외사업 총괄 예정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최근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거점 역할을 수행할 '삼양 싱가포르 유한회사(가칭)'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삼양식품은 현금 약 647억원을 투자해 '삼양 싱가포르 유한회사'에 대한 지분 90%를 확보할 예정이다. 나머지 10%는 타 회사가 보유하게 된다. 출자금액과 시기는 발행회사와 협의 등을 통해 정해질 예정이다.
 
향후 싱가포르 신규 법인은 해외사업을 총괄은 물론 중국생산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공장 건설을 통해 사업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중국 신규 공장은 자싱 시 내 6개 생산라인을 증설해 오는 2027년 1월 가동을 목표로 준비중이다. 이를 통해 중국 내수 수요에 원활하게 대응하고 현지화 전략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예상투자 금액만 2014억원 규모다. 싱가포르 법인 설립비용을 합산하면 약 2661억원에 이른다. 3분기 말 삼양식품이 가용할 수 있는 당좌자산은 총 5714억원,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235억원으로 재무여력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중국 공장 설립은 삼양식품이 처음으로 해외에 설립하는 생산기지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중국은 미국과 함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3분기 누계 기준으로 중국과 미국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4.54%, 21.63%로 나타났다. 
 
올 3분기 말 중국 시장 연결 매출은 306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526억원) 대비 약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중국향 매출은 지난 2021년 9월 중국 법인 설립 이후 높은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22년 중국 지역 매출은 1287억원에서 지난해 2213억원으로 72.00%(약 927억원) 성장했다. 올해 들어서는 3분기에 이미 3000억원을 돌파하며 지난해 연간 실적 대비 38.52% 매출이 늘었다. 
 
 
내년 상반기 밀양2공장 추가 증설에도 '공급 부족' 전망
 
이미 삼양식품의 면공장의 평균가동률은 높은 수준이다. 평균가동률이란 생산능력금액에서 생산실적금액을 나눈 금액으로, 생산설비 등이 얼마나 활용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80% 수준을 정상적인 가동률로 본다. 가동률이 낮은 경우 자원활용이 낮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너무 높으면 자원이 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해석될 수 있지만, 기계나 설비 등의 과부하로 공급애로가 발생할 수 있다.
 
3분기 말 면류를 생산하는 익산공장의 평균가동률은 91.72%를 기록했다. 이어 밀양공장(77.94%)과 원주공장(70.08%) 순으로 높았다. 스낵과 소스조미소재류를 제조하는 원주공장이 각각 58.34%, 53.54%의 가동률을 보인 것과 비교된다. 
 
이에 삼양식품은 밀양2공장 설립을 추진하면서 내년 6~7월 준공 완료 후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라면 생산능력은 기존 18억개에서 약 24억개로 약 33.3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같은 생산량 확대에도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삼양식품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올 3분기 기준 미국 법인 매출에서 비중이 가장 큰 월마트(19.4%)의 경우 전 매장에서 불닭볶음면이 판매되고 있지만, 매대 물량을 온전히 채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두번째로 큰 코스트코(7.8%) 입점률 역시 아직 50% 수준이다. 중국 역시 아직 2선 도시(인구 500만~1000만명이 거주하는 지역)로 판로 확장이 온전히 이뤄지지 않아 추가 성장 여력이 높다. 
 
매출 대비 낮은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 3분기 말 중국 지역 영업이익은 32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1.04%에 불과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도 2.12%로 나타났다. 두번째로 수출 비중이 높았던 미국의 지난해 영업이익률 4.35%과 비교해도 절반 수준이다. 
 
중국 공장이 완공되면 현지 생산으로 국내 생산 대비 인건비와 운반비 부담이 경감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 대비 수출제비·운반비 비중은 8.5%에 이른다. 이 같은 비용 부담 경감은 직접적인 마진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외에도 중국 물량을 분리해 생산하면서 오리지널 불닭볶음면 등 중국 수요가 높은 제품 위주의 집중 생산이 이뤄질 수 있다. 이를 통해 현지 마케팅 전략 등 부문에서도 사업 효율성 제고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공장 증설과 관련, 삼양식품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밀양2공장 준공이 완료되더라도 공급량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해외 공장 설립을 추진하게 됐다"라며 "싱가포르 법인을 통해 중국공장을 설립하는 만큼 투자 부담이 중단기적으로 중국 지역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