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뉴스
HOME > IR뉴스
인쇄하기
[IB토마토]농협생명, 보험 장사 잘해도…지원비에 이익 확대 '제동'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5일 17:2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농협생명이 지난해 농업지원사업비가 두 배가량 불어났다. 이는 영업외손익에 반영되는데, 대규모로 인식하면서 해당 계정이 마이너스(-)로 나오고 있다. 보험영업에서 손익이 눈에 띄게 성장했음에도 당기순이익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구조적 문제가 성장 확대를 제한하고 있는 셈이다. 
 
영업수익 증가로 ‘구간별 그룹’과 ‘부과율’ 상승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농협생명은 지난해 농업지원사업비로 1522억원을 인식했다. 전년도 792억원 대비 92.2%(730억원) 증가했다. 이는 농협생명이 농협중앙회에 의무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금액이다.
 
농업지원사업비는 손익계산서에서 ‘영업외비용’으로 잡힌다. 여기에는 농업지원사업비 외에 유형자산처분손실, 기부금, 기타 등의 항목이 포함되는데 농업지원사업비가 90.7%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난해 영업외비용은 1679억원이었으며 영업외수익은 55억원에 불과했다. 그 결과 영업외손익은 -1624억원을 기록했다. 앞선 2023년 영업외손익은 -868억원이었다. 순이익 감소 영향이 그만큼 커진 것이다.
 
농협생명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4773억원에 달했다. 투자손익(-442억원)이 부진했지만 보험손익(5215억원)이 크게 증가하면서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2461억원으로 영업이익에 비해 과소하게 책정됐는데, 영업외손익에서 까먹은 영향이 컸다.
 
그동안 인식했던 금액도 규모가 큰 편이다. 농업지원사업비 추이를 살펴보면 ▲2020년 799억원 ▲2021년 788억원 ▲2022년 450억원 ▲2023년 792억원 ▲2024년 1522억원 등으로 집계된다. 지난해는 예년에 비해 특히 규모가 컸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농협법에 따라 영업수익 구간별로 약정된 부과율을 적용해 금액을 납부하는 방식”이라며 “2023년에는 아래 단계에 있다가 지난해 수익이 늘면서 지급하는 비율 구간이 한 단계 높아졌다”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농업지원사업비는 영업수익의 2.5% 이내 범위에서 부과된다. 농협생명의 경우 영업수익 구간별 기준에 따라 2그룹(부과율 0.3%~1.5%)에 속했는데, 지난해 수익이 성장하면서 1그룹(부과율 1.5%~2.5%)으로 편입됐다.
 
(사진=농협생명)
 
구조적 요인 탓에 성장 제한…올해 감소 전망
 
농업지원사업비는 농협중앙회가 농협생명뿐만 아니라 농협은행, 농협손해보험 등 다른 계열사에 분기별로 부과하는 금액이다. 농민조합원에 대한 지원·지도 사업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명목에서다.
 
다른 계열사 현황은 농협은행이 지난해 해당 비용으로 3702억원을 인식했으며 그 전년도는 3306억원을 할당했다. 농협손해보험의 경우 농업지원사업비를 따로 공시하고 있진 않지만 지난해 영업외비용이 283억원이었고 그 전년도는 247억원으로 확인된다.
 
농협생명은 특히 IFRS17 새 회계제도에서 보험손익이 안정화되며 이익 규모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농업지원사업비라는 구조적 요인 탓에 순이익 성장 확대가 제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해는 전년 대비 비용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은 고무적이다. 지난 1분기의 경우 304억원으로 전년 동기 381억원 대비 줄어들었다.
 
보험업계 한 연구원은 <IB토마토>에 “관련법에 따르면 3개년 영업수익에 비례해서 농업지원사업 요율을 정하게 돼 있다”라며 “IFRS17이 2023년부터 도입됐는데, 올해는 2023년~2025년으로 기준이 잡히면서 요율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예전(IFRS17 이전 IFRS4 기준)에는 보험사 수익이 더 크게 계상됐었는데, 회계기준 변경으로 수익이 과거 대비 회계적으로 감소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라면서 “지금 상황에서는 요율 구간이 내려갈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했다.
 
또 다른 연구원은 “영업수익이 감사보고서 기준이 아니라 복잡한 면이 있다”라면서 “올해 금액이 이미 정해진 것으로 알고 있고, 전년 수준보다는 줄어들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1분기 금액에서 네 배 곱하면 어느 정도 맞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