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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두산퓨얼셀, 매출은 뛰었지만…적자에 한계론 '솔솔'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5일 17:3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두산퓨얼셀(336260) (22,050원 ▼350원 -1.59%)이 외형 성장과 수익성 악화라는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청정수소발전의무화제도(CHPS) 프로젝트 매출이 본격적으로 인식되며 매출은 급증했지만, 낮은 입찰 단가와 고정비 부담, 생산 비효율 등이 겹치며 영업적자가 확대됐다. 특히 재무구조 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적자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한계기업 분류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사진=두산퓨얼셀)
 
매출은 3배 성장…영업실적은 ‘적자전환’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퓨얼셀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 997억원, 영업손실 11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317억원) 대비 매출은 3배 이상 급증했지만, 영업이익은지난해 1분기 16억원 흑자에서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수주했던 CHPS(청정수소발전의무화제도) 프로젝트 2건 관련 주기기 매출 약 750억원이 반영되면서 매출 규모는 대폭 늘었지만, 이들 프로젝트의 낮은 입찰 단가로 인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특히 고정비 부담과 원가율 상승 등도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두산퓨얼셀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1분기에는 외형이 3배 정도 성장을 하며 거의 1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했다”면서 “영업이익의 경우 원가율이 높은 제품들이 판매된 영향 등으로 손실 폭이 컸지만 2분기부터는 원가가 개선된 제품들의 판매가 이뤄지다보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무구조 전반의 부담은 여전하다. 지난해 연간 적자를 기록하며 차입금이 증가했고 이에 따라 올 1분기 두산퓨얼셀이 감당해야 할 이자비용만 40억원에 달했다. 이자보상배율은 2023년 0.09배, 지난해에는 -0.09배로 모두 1배를 밑돌았다. 이는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배 미만일 경우 한계기업으로 분류한다. 증권가에서는 올해도 두산퓨얼셀이 연간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어, 내년에는 한계기업으로 지정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1분기 대부분 저수익성 제품의 매출 인식이 이뤄졌지만 이외에도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신규 제품을 판매하면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생산 비효율성을 고려하면 연간 적자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부채비율과 유동비율 등 재무건전성 지표도 악화세다. 올 1분기 두산퓨얼셀의 부채비율은 153.14%로 지난해 말(136.45%) 대비 16.69%포인트 증가했다. 유동비율의 경우 올 1분기는 137.5%로 지난해 말 180.5% 대비 43%포인트나 감소했다. 두산퓨얼셀은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 자회사 하이엑시엄(HyAxiom)으로부터 인산형 연료전지(PAFC) 기술의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독점 라이선스를 688억원에 취득하며 사업 확장에 나섰지만, 단기적으로는 재무구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신사업·제품 다각화에도 연간 적자 전망 ‘우세’
 
다만 업계에서는 오는 7월부터 군산 SOFC 공장에서 제품 양산이 시작되면, 기존 PAFC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제품 다변화와 수요 확대를 통한 성장동력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수소모빌리티 분야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모색 중이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 두산퓨얼셀의 수소버스는 인증절차를 받고 있으며 해당 절차는 상반기 안에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하반기부터 수소버스 판매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두산퓨얼셀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수소버스의 경우 연료전지만 공급하는 게 아닌 버스 사업 자체를 시작하는 것”이라며 “인증 절차가 완료되면 공급처를 찾을 예정이며 공공버스와 상업용버스 등 제한 없이 영업활동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두산퓨얼셀 관계자는 제품 다각화에 대해 “PAFC의 경우 열과 전기를 모두 발생시켜서 복합효율이 높다. SOFC는 PAFC 대비 전기 효율이 더 높다”면서 “고객이 열은 필요 없고 전기만 필요한 경우 회사가 가진 제품군이 SOFC 등으로 다양해지다보니 이러한 수요를 채워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덧붙였다.
 
올해 수소 발전 입찰 시장에서도 두산퓨얼셀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430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청정수소 및 일반수소 발전 입찰을 시작한다. 두산퓨얼셀은 이 시장에서 과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대표적 기업이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CHPS 입찰에서 높은 수주율을 이어간다면 연간 매출 5000억원대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며 “군산 SOFC 공장 양산이 본격화되면 추가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한편 두산퓨얼셀은 연료전지 경쟁력 강화를 통해 2030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장기 계획을 제시했다. 올해부터 2029년까지 발전용 연료전지 경쟁력 강화와 신시장 개척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PAFC와 SOFC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매출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실적 개선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경우, 중장기 목표 달성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안팎에서는 두산퓨얼셀이 단기간 내 실적 반등을 하기는 어렵지만, 수소발전 입찰시장에서 점유율 절반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수주잔고가 지속적으로 누적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수익성 중심으로 체질 개선이 동반되지 않아 연간 적자가 지속될 경우 한계기업 리스크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최규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 수주한 CHPS 물량이 올해 본격적으로 매출로 인식되면서 외형 성장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익 개선 속도는 더디다”면서 “하반기 수소버스 판매 개시가 실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지만, 연간으로는 적자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