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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7월 3일 11:2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증시가 회복기에 접어들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은 기대감과 불안감이 교차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증시 랠리에 올해 신규 IPO 종목은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금융당국의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현재의 시장 활황이 지속될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에 <IB토마토>는 최근 현황을 비롯해 관련 제도 변화와 투자 방향 등을 통해 기업 자금 조달 측면에서 IPO시장을 살펴보고자 한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상반기 IPO 시장은 불안감으로 시작해 기대감으로 마무리 지었다. 연초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전망이 어두웠지만 상반기 IPO에선 기술력을 갖춘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금융당국 규제와 대형 IPO 좌절로 축배를 들기엔 이르다는 평가다. 이에 각 증권사들도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 중이다.
IPO, 중소형주 위주로 재편
3일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에 따르면 지난 6월30일까지 스팩주와 이전상장을 제외한 국내 신규 상장 종목은 코스피 4건, 코스닥 31건이다. 지난해 상반기 코스피 2건, 코스닥 26건에 비해 늘었다.
앞서 올해 초 국내외 불확실성 증대로 인한 시장의 불안감이 높았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신규 IPO가 늘어난 이유는 재무구조가 탄탄한 기술주를 중심으로 상장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신규 IPO 심사에 높은 기준을 적용했다. 당국 규제를 뚫은 기업들은 선별적으로 시장에 나오면서 증시 랠리의 수혜를 입었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부터 중소형 종목 중심으로 진행된 공모시장에선 상장일 신규 상장 종목 거의 모두가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라며 “당국 규제 시행 이전 선제적인 상장과 증시 회복이 맞물린 결과”라고 말했다.
7월부터 IPO 규제…시장 위축
예상을 깬 IPO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축배를 들기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장 이달부터 시행된 규제에 정부 당국에 앞서 6월부터 시장의 수축이 감지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신규 상장을 진행한 기업은
키스트론(475430) (10,000원 ▲6,400원 +64.01%),
링크솔루션(474650) (33,200원 ▲10,200원 +30.72%),
지씨지놈(340450) (12,130원 ▲1,630원 +13.44%) 등 3곳에 불과했다. 규모는 각각 643억원, 207억원, 420억원 수준이다. 직전 달인 5월 6개 종목이 2047억원 규모 IPO를 진행한 것에 비하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IB토마토)
이 같은 갑작스러운 위축은 투자 자금이 신규 IPO 종목보다는 정책 수혜주나 방산주 같은 대형주로 향하고 있는 데다 IPO를 앞두고 있는 기업들도 새로운 금융당국의 규제에 눈치를 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나승두
SK증권(001510) (642원 ▼2원 -0.31%)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IPO 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이유도 있지만, 예비심사 기준이 강화됐기 때문"이라며 "IPO 시점에 대한 눈치싸움이 치열한 대어급 기업들은 올 연말 또는 내년 연초, 내년 상반기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IPO 무산도 불안감을 더한다. 올해 초까지만해도 조단위급 대형 IPO로 주목받은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사실상 상장계획을 철회했다.
KB는 '대형주', 한투는 '중소형 프리IPO'
KB증권은 하반기 대한조선 IPO에 승부를 걸고 있다. KB증권은 올해 1분기까지만해도 1월 상장한 LG씨엔에스의 대표 주관을 맡아 실적 1위를 수성했다. 하지만 대형 IPO에 집중된 사업 운영으로 대형주 IPO 사이 기간 중소형 주관에선 다소 소외된 입장이었다.
(사진=KB증권, 한국투자증권)
대한조선의 공모총액은 공모 희망가 하단 기준 4200억원 수준이다. 이중 KB증권은 1890억원을 주관할 계획이다. 6월 기준 실적에서 주관실적 1위인 미래에셋증권과 주관실적 격차는 339억원이다. KB증권은 대한조선의 연내 상장을 통해 1위 탈환과 격차 벌리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IPO 시장에서 단 한번도 대형 IPO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LG씨엔에스는 물론 올해 IPO 주관에서 한 1건도 코스피 종목을 없었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은 IPO 주관을 넘어 프리 IPO 참여를 통한 투자 수익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한국투자증권은 IPO 주관에서 내부 성과지표(KPI)에 투자 집행을 포함시켰다. 주관 수수료만으로는 목표한 수익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주요 IPO 후보 기업의 사전 투자를 집행해 IPO주관 우위 확보와 더불어 지분 투자 차익까지 노린다는 계획이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에서 IPO업무를 전담하는 IB1본부는 청구 예정 기업 주주명부 확보에 나섰다. 벤처캐피털(VC)과 같은 사전 투자 주체의 지분 매입을 위한 행보로 IPO를 넘어 사실상 스타트업 투자조직으로 업무 전환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제 막연하게 호황에 기댈수도 없게 됐다"라며 "아직은 당국의 규제안이 나 시장의 향방에 대해서 조심스럽지만, 각자 증권사 가진 전략적 판단에 따라 하반기를 준비해야 할때"라고 꼬집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