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7월 9일 17:4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현대카드가 자본적정성 지표인 레버리지배율 관리가 미흡해 규제 한도에 다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현재 남아 있는 여력이 0.3배 정도에 불과하다. 50% 수준의 높은 배당성향 탓에 한층 강화된 규제치를 적용받고 있다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 중이다. 향후 총자산을 늘릴 수 있는 여력과 성장 가능성이 매우 제한된 상태다.
한도 규제에서 여력 ‘0.3배’ 뿐…자본비율 관리 ‘빨간불’
9일 여신전문금융 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1분기 레버리지배율이 6.7배다. 레버리지배율은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수준을 나타내는 자본적정성 지표다. 외형을 확대하려면 자기자본도 함께 늘리라는 의도가 담겨 있다.
현대카드는 자기자본이 4조269억원이고 총자산이 27조862억원이다. 1분기에는 영업자산 축소로 총자산이 줄어든 부분이 있지만 결산 배당 영향으로 자기자본도 감소했다. 분자와 분모 모두 줄어든 것이다. 그 결과, 레버리지배율은 지난해 말보다 오히려 0.1배 상승하며 저하됐다.
카드사에 적용되는 레버리지배율 규제 한도는 8배다. 여기서 직전 회계연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배당으로 책정하면 규제 수치가 7배로 강화된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배당성향이 50%였던 만큼 규제도 7배로 적용받고 있다. 여력이 0.3배 정도 밖에 없는 셈이다.
신용카드 업계의 레버리지배율 평균은 5.5배로 확인된다. 경쟁사인 피어(Peer) 그룹 평균은 5.2배로 더 낮다. 현대카드는 이보다 1.2배~1.5배가량 더 높아 가장 열위한 편에 속한다. 자본 적정성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것이다.
신용평가 업계서는 현대카드의 레버리지배율 수준을 매우 낮게 평가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기본적인 신용등급인 무보증사채 유효 등급이 ‘AA+(안정적)’이다. 반면 레버리지배율(자본적정성) 단일 항목에 대한 평가는 한참 떨어진다. NICE신용평가가 ‘BBB’ 등급으로 책정했으며,
한국기업평가(034950) (78,300원 0원 0.00%)는 그보다 한 단계 더 낮은 ‘BB’ 등급으로 매겼다.
이와 관련 한국기업평가는 “현대카드는 수익성 저하 가능성과 높은 배당성향 등을 감안하면 자본적정성 관리 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외형 성장의 수준과 배당성향 등에 따른 관리 추이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평가했다.
(사진=현대카드)
신종자본증권 추가 발행 가능성 주시…자산 성장 이미 한계
현대카드는 그동안 자본성증권을 다수 발행하며 자본을 확충, 레버리지배율 한도를 넘지 않도록 관리해 왔다. 앞서 2023년 7월에는 신종자본증권 1600억원을 내놨고, 2024년 1월~2월에는 두 차례에 걸쳐 1400억원을 펴냈다. 총 잔액인 3000억원이 자기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5%로 나온다.
그간 추이를 토대로 살펴보면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연간 기준 1500억원 정도가 적정치로 보인다. 올해도 해당 금액으로 발행한다고 가정하면 레버리지배율은 1분기 총자산과 자기자본 기준으로 6.7배에서 6.5배까지 0.2배 정도 줄일 수 있다고 계산된다.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도 레버리지배율 여력이 크게 개선되지는 않는 상황이다.
신종자본증권은 발행에 따른 고금리 이자비용 문제도 있다. 앞서 발행한 건들은 조달금리가 5.6%~6.0% 정도로 높았다. 게다가 기존 잔액도 3000억원으로 이미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자본성증권에 대한 의존도가 커진다는 문제 역시 고려가 필요한 부분이다.
배당 성향을 30% 아래로 내리는 것도 방법이다. 강화된 기준인 7배가 아니라 본래의 8배를 적용받으면 규제 한도와 격차가 1.3배까지 확대될 수 있다. 다만 현대카드는 그동안 배당 성향을 높게 유지해왔다. 지난해 50%(1544억원) 전에도 2022년 58.2%(1510억원), 2023년 49.4%(1325억원) 등으로 30%를 훌쩍 넘고 있었다.
레버리지배율 제한에 따라 자산의 성장성은 이미 한계에 도달한 상황이다. 여력 0.3배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총자산 28조2000억원 정도가 ‘데드라인’며 약 1조1000억원이 남았다. 당기순이익 증가분이 있지만 배당으로 절반이 빠져나가고 있고, 레버리지배율도 한도와의 간격을 어느 정도 유지해야 하는 만큼 외형 성장은 더디게 흘러갈 수밖에 없다.
<IB토마토>는 향후 자본확충과 레버리지배율 관리 계획에 대해 현대카드에 문의하려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