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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현대제철, 대미 투자에 주가 부양까지…재원 확보 가능할까
이 기사는 2025년 07월 10일 15:2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현대제철(004020) (34,800원 ▲50원 +0.14%)이 대미 투자를 결정한 상황에서 상법 개정안 통과에 따른 기업 가치 부양 재원까지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현대제철은 미국 제철소 건설에 조 단위 자금을 출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최근 상법 개정안 통과로 1 이하에 머무른 PBR(주당순자산비율)을 높이기 위한 주가 부양책이 요구된다. 다만, 중국산 열연강판 유입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투자금 및 기업 가치 부양 재원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중국산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관세 조치가 향후 현대제철의 재원 확보 돌파구가 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상법개정안 통과…저평가 해소 과제 추가
 
10일 업계에 따르면 상법개정안 통과에 따라 현대제철은 향후 저평가 문제를 해소해야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법개정안에 따르면 이사의 충실의무 범위가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되는 등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조치가 필수인 상황이 도래했다.
 
그동안 현대제철은 사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기업 가치 제고 의지를 밝혀 왔다. 그러나 여전히 저평가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일 상법개정안이 통과된 날 현대제철 시가총액은 전일대비 17% 급증한 4조7440억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급증에도 불구하고 지난 9일 기준 현대제철 PBR은 0.24에 불과했다. 현대제철이 18조원 이상의 자본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평가받는 가치는 자산 규모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현대제철은 지나치게 저평가된 상태로 사업 경쟁력 강화라는 한 가지 수단만을 통해서는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관련 업계 및 주주들은 현대제철이 대표적인 저평가 기업 중 하나인만큼 상법개정안을 계기로 향후 이익 창출을 통한 환원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배당 확대 등 직접적인 자금 지출을 통해 저평가 문제를 해소할 필요가 커진 것이다. 현대제철의 배당금은 지난해 1주당 750원으로 2023년(1주당 1000원)보다 줄어드는 등 환원 규모는 축소되고 있다. 
 
아울러 현대제철은 대미 투자 건으로 인해 향후 자금 지출이 커질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미국 제철소 건설에 8조5000억원 투자 계획을 공식화했다. 포스코 등 외부 투자자와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제철소 건설 자금 출자 비중을 두고 조율이 계속되고 있다. 다만, 투자 주체가 현대제철인 만큼 현대제철의 출자 비중이 가장 높을 것으로 보인다. 
 
두 과제를 해소하려면 재원 확보가 필수다. 올해 1분기 기준 현대제철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2조899억원에 달한다. 또한 총차입금도 8조5817억원으로 자산총계(31조5463억원) 대비 27.2% 수준에 불과해 30%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재무적으로 안정적인 상태지만 수 조원 수준의 투자 재원 및 다른 지출을 감당하려면 지속적인 수익성 확보가 요구된다. 
 
이에 최근 급격히 악화된 수익성은 재원 확보에 걸림돌이 된다. 올해 1분기 현대제철은 매출 4조2899억원, 영업손실 56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4조8194억원)과 영업이익(890억원)이 모두 악화된 상태다.
 
 
중국 열연 반덤핑…수익성 회복 영향
 
저평가 문제 해소와 투자 재원 마련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성격을 지닌다. 안정적인 수익성과 현금흐름이 뒷받침돼야 하는 것이다. 현대제철은 중국산 열연강판에 대해 반덤핑 관세 부과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산 열연강판 수입량이 늘며 열연강판 가격 인상이 제한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산 열연강판 가격은 1톤당 70만원대, 국산은 80만원대로 파악된다. 관세가 부과되면 정상 가격 이하로 떨어진 열연강판 가격을 되돌리고 악화된 현대제철의 수익성도 일부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2분기 들어 중국산 열연강판 수입량은 급증하는 모습이다. 올해 2분기 중국산 열연강판 수입량은 57만9000톤으로 직전 1분기(37만1000톤) 대비 20만톤 이상 증가했으며, 지난해 2분기(46만톤)와 비교해도 26%가량 늘었다. 중국산 열연강판 반덤핑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을 우려한 국내 수요처들이 조사 결과 이전에 수입량을 늘린 영향으로 파악된다. 현대제철은 2분기 급증한 중국산 열연강판 물량에 대해 소급 관세 부과를 신청한다는 입장이다. 소급 관세가 적용되면 중국산 열연강판이 이미 팔렸다 해도 현대제철 등 열연강판 제조사는 일부 피해를 보전받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중국산 열연강판 반덤핑 관세가 현대제철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열연강판은 후판에 비해 수요가 더 크기 때문에 반덤핑 관세 부과에 따른 효과도 더 크다. 특히 내수 사업 비중이 높은 현대제철은 이익을 볼 수 있는 구조다. 국내 열연강판 수요는 연간 900만톤 이상으로 파악된다.
 
현대제철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앞서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 관세 제소를 진행하면서 수입량이 줄었고, 국내 가격도 안정세를 취하고 있다"라며 "열연강판 역시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열연강판 반덤핑 제소 역시 저가 철강제품에 대해 세계 각국이 취하는 보호무역 조치와 동일한 입장에서 진행되는 것”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