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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7월 11일 11:4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패션 전문 기업
형지글로벌(308100) (4,965원 ▼75원 -1.51%)은 지난 2021년부터 4년간 역성장과 적자 기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내 골프 시장이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 풍토병화) 이후 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신규 브랜드 난립으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다. 이에 형지글로벌은 싱가포르 법인 설립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나간다는 전략이다.
(사진=패션그룹형지)
크로커다일 인터내셔널과 협력해 빠른 시장 진출
11일 업계에 따르면 형지글로벌이 올해 하반기 싱가포르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동남아시장 진출과 신사업인 디지털자산 사업을 본격화 할 예정이다. 현재 법인 설립과 운영을 위한 투자계획을 수립 중이다.
싱가포르법인을 통해 형지글로벌은 글로벌 명품 브랜드 '까스텔바작'의 싱가포르와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와 함께 형지글로벌은 싱가포르와 동남아시아 10여개국에 유통망을 가진 크로커다일 인터내셔널(Crocodile International)과 협업을 강화해 고객 접점 확대, 디자인, 마케팅, 지역별 운영 노하우 등을 공유하는 협력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크로커다일은 현재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인도, 타이완, 인도네시아, 미얀마, 태국, 몽골 등의 국가에서 30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향후 해외 크로커다일 매장 인프라를 통해 까스텔바작을 판매하는 방식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
이외에도 형지글로벌은 올해부터 적극적인 글로벌 공략을 통해 실적 반등을 모색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 약 192억원을 조달하기도 했다. 중국 시장에서는 '100골프'와의 협업을 통해 라이선스 매출 증대를 추진하며, 대만 시장에서도 '킹본'을 통한 현지화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동 시장 공략 일환으로 두바이 쇼핑몰 입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 중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에 각각 12억원, 180억원을 투입한다. 주요 상권 유통망 확대와 인테리어 시설자금, 국내외 생산물량 선제적 확보와 외상매입대금 결제를 위한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조달된 자금이 싱가포르 법인 설립을 위해 조달된 자금이 아니기 때문에 향후 추가적인 자금 소요에 대한 가능성도 상존한다. 올해 1분기 기준 형지글로벌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2억원으로 단기금융상품 7억원을 포함해도 약 50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형지글로벌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118.8%, 29.5% 유지 중이다. 일반적으로 차입금의존도가 30% 이하일 때 안정적이라고 평가된다.
재고 소진까지 1년…진출 국가 다변화 절실
형지글로벌이 해외시장에 문을 두드린 배경으로는 지난 2021년 이후 지속된 역성장과 적자기조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앞서 패션그룹형지는 지난 2014년 까스텔바작의 상표권을 인수하고 2015년 골프웨어를 론칭했다. 이후 형지글로벌을 물적분할해 까스텔바작의 글로벌 상표권을 확보하는 등 매출 확대를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 골프웨어 시장 내 경쟁 심화와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매출 감소와 재고자산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골프 붐이 불기 시작된 지난 2021년 매출액이 747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2년 618억원, 2023년 484억원, 2024년 398억원으로 2021년부터 약 4년간 전년 대비 감소폭은 연평균 18.90%에 달했다.
올해 들어서는 상품의 신규 생산량을 줄여 70% 정도만 생산하는 등 유효 생산 조정에 나서면서 지난해 1분기 매출액 133억원 대비 35.58% 급감한 8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재고를 줄이고 상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결단으로 풀이된다.
생산 조정에 나섰지만 재고자산회전율은 1회 내외에 머물러 있다. 이는 평균적으로 재고가 창고에 약 1년 이상을 머무른다는 의미다. 동종업계(의복액세서리와 모피제품 등) 3개년 평균 재고자산회전율이 4.9회라는 점을 고려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형지글로벌은 지난 3년간 재고자산회전율 1회 내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재고자산이 2022년 272억원에서 2023년 242억원으로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022년까지 1.2회를 기록하던 재고자산회전율은 2023년 0.9회로 쪼그라들었다. 2023년 재고자산회전율을 날짜로 환산 시 405.56일로, 같은 해 동종업계 평균 재고자산회전율은 4.9회를 날짜로 환산한 74.49일 보다도 5.4배 이상 재고가 소진되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해에도 재고자산회전율은 1.1회으로 소폭 개선됐다.
이 가운데 최근 베트남과 태국 등 주요 국가에서는 골프 인구가 증가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헤지스골프와
코오롱인더(120110) (42,350원 ▼350원 -0.83%) 등 국내 골프웨어 브랜드 진출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세계여행관광협회(WTTC)에 따르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골프 관광 산업은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고 있어 이에 따른 반사 수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형지글로벌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경기침체로 업계에도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경영효율화로 비용을 절감하고 이익을 확대해 성장을 지속해나갈 예정"이라며 "경기침체 등 대내외 상황이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은 기업 가치를 높이고 수익성을 확대하는 것에 더욱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