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7월 11일 16:5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334970) (4,720원 ▼80원 -1.69%)스 주가가 3회차 전환사채(CB) 전환가를 크게 상회하면서 대규모 물량 출회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3회차 CB 전환 가능 기간은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됐고, 주가는 전환가 대비 30% 넘게 상승한 상황이다. 특히 3회차 CB 전액이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현재 유통 주식수 대비 16%에 달하는 물량으로 오버행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CB를 제외하고도 보유 현금을 웃도는 규모의 장기차입금이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만큼, 추가적인 자금 조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사진=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455억원 규모 CB 전환시 유동성 개선…오버행 우려 공존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의 3회차 CB 전환청구기간은 지난 2024년 3월부터 오는 2026년 2월까지다. 앞서 회사는 2023년 3월 운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싱가포르 옥타바 펀드(Octava Fund Limited)를 대상으로 455억원 규모의 해당 사채를 발행해 올해 3월 말까지 약 405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다.
해당 CB의 전환가액은 발행 당시와 동일한 3534원을 유지하고 있다. 전환가액 대비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의 주가 흐름은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날 종가 기준 4560원에 거래되고 있어 전환가액보다 약 30% 높다. 해당 CB는 표면이자율 0%, 만기이자율 4.12%임에 따라 만기일까지 보유할 경우 455억원의 약 112.88%에 해당하는 금액을 일시에 상환받을 수 있다. 반면 현 주가는 전환가액의 30%를 넘는 만큼 수익성 차원에서 언제 전환청구가 이뤄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만약 전환청구가 이뤄진다면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일정 수준 재무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6월 결산법인인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의 부채비율은 2023년 6월 말 206.36%에서 2024년 6월 말 303.75%까지 치솟았고, 같은 기간 유동비율은 78.84%에서 60.27%로 떨어졌다. 지난해 9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로부터 채무상환자금 899억원을 수혈받아 올해 3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107.80%까지 내려왔지만, 유동비율은 44.58%로 여전히 저조한 상태다.
이처럼 유동비율이 저조한데에는 전체 1087억원 규모의 유동부채 가운데 39.10%에 달하는 유동성전환사채 425억원이 계상된 탓이 크다. 이에 전환권 행사에 따라 부채로 잡혀있던 CB가 자본으로 인식되면, 유동비율과 부채비율의 개선이 기대된다.
다만 전환권 행사에 따른 오버행 우려도 공존한다. 전환청구 시 발행될 주식은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보통주 1287만4929주로 3월 말 기준 유통주식수의 16.63%에 해당하는 대규모 물량이어서 오버행 우려를 키우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대규모 유증으로 한 차례 주식가치 희석을 겪었던 주주들의 입장에서는 전환청구 시 대규모 신주 발행으로 인한 주식가치 희석을 또 감내해야만 하는 만큼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가 3회차 CB의 칼자루를 쥔 옥타바 측과 어떻게 협의를 이끌어낼지에 관심이 쏠린다.
CB 제외하고 단기차입금 보유 현금보다 높아
아울러 CB 전환권이 행사된다 하더라도 실질적인 현금 유입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지난 2021년 기술성장기업으로 코스닥 시장에 특례 상장한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최근 들어 매출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영업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의 연간 매출액은 23년 35억원, 24년 22억원으로 집계되며, 같은 기간 30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당기순이익에서 출발하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를 유지,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는 연간 매출액 규모에 달하는 분기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적자폭이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올해 들어 3개월간 매출은 35억원, 영업이익은 -73억원, 당기순이익은 -7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회사 운영에 필요한 재원은 모두 현금 곳간에서 충당해야만 하는 상황. 3월 말 기준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현금및현금성자산 101억원과 파생상품금융자산 107억원 등 약 208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파생상품금융자산은 회사가 보유한 콜옵션에 해당하는 내역이 계상된 만큼, 3회차 CB 전량의 전환청구를 감안한다면 실상 보유 현금성자산은 101억원이 전부다.
반면 동일 시점 유동부채 내역을 살펴보면 CB를 제외하고도 기타유동부채 227억원, 유동성장기부채 130억원 등 보유 현금을 상회하고 있다. 특히 회사는 장기차입금의 상환계획에서 상환연도가 1년 이내인 차입금 130억원을 상환할 계획이라고 기재해 놨는데, 실질적인 보유 현금을 고려하면 이 계획을 실현할 여력이 있을지는 의문이어서 추가적인 자금 조달 가능성도 제기된다.
<IB토마토>는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측에 3회차 CB와 1년내 만기가 도래하는 장기차입금 대응 방안에 대해 문의하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