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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엑시온그룹, 적자 속 1년 새 CB 6번 발행…100억은 코인에 '올인'
이 기사는 2025년 07월 11일 18:0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전자상거래 사이트 운영사 엑시온그룹(069920) (3,650원 ▼10원 -0.27%)이 지난해 6월 최대주주가 이노파이안으로 변경된 이후 1년 새 전환사채(CB)6차례나 발행했다. 총 규모는 300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실적은 3년 연속 100억원대 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발행한 CB 자금 일부를 가상자산 매입에 사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자금 운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엑시온그룹)

 

CB 남발 논란…주가 급락·코인 투자에 주주 우려 커져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엑시온그룹은 지난해 6월 최대주주가 이노파이안으로 변경된 이후부터 현재까지 총 6차례의 CB를 발행했으며, 발행 규모는 302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오는 30일 납입 예정인 11회차 CB 200억원이 추가되면 전체 규모는 더 커진다.

 

CB 발행 목적은 ▲채무상계(112억원) ▲타법인증권취득(105억원) ▲운영자금(100억원) ▲가상자산 취득(100억원) ▲CB 차환(55억원) ▲채무상환(30억원) 등이다.

 

문제는 가상자산 취득에 100억원을 사용할 계획이라는 점이다. 이는 자산건전성과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에서 고위험 투자에 자금을 투입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엑시온그룹은 지난해 6월 5회차 CB 발행 결정 이후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6월19일 당시 종가 2520원이던 주가는 올해 3월13일 장중 600원까지 떨어졌다. 이 기간 동안 회사는 무상증자나 액면분할을 진행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이후 반등세를 보이며 10일 종가 기준 2305원까지 회복됐다.

 

이와 관련해 엑시온그룹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엑시온그룹이 우량 기업인 엠제이테크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기대감이 반영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CB는 향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으로, 기업은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투자자는 시세차익 기회를 노릴 수 있다. 하지만 잦은 CB 발행은 기존 주주의 지분율 희석과 주당순이익(EPS) 하락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작용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엑시온그룹 관계자는 <IB토마토>에 "5~12회차 CB 중 전환되지 않은 CB 금액은 약 95억원으로 현재 오버행(대규모물량출회) 걱정은 크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회사가 최근 적자를 기록해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친화정책을 펼칠 여유가 없었다"며 "실적이 정상 궤도에 올라오고 배당가능이익이 생길 경우 주주친화정책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3년째 100억대 적자…자본잠식 우려까지

 

엑시온그룹(옛 아이에스이커머스)은 2000년 설립된 전자상거래 사이트 운영사다. 그러나 실적은 부진하다. 올해 1분기 매출은 11억원, 영업손실은 19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연속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각각 100억원대를 기록 중이다.

 

재무 상황도 녹록지 않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본총계는 442억원, 자본금은 176억원이다. 누적 결손금은 339억원에 달하며, 1분기 동안에만 순손실 28억원을 냈다. 적자 기조가 이어진다면 자본잠식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상자산 취득을 목적으로 100억원을 조달한 점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 가상자산 투자는 높은 변동성과 법규제 리스크, 유동성 위험, 기술적 위험 등 다양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어 신중하게 투자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실적 개선이 시급한데 돈을 빌려서 고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셈이다. 게다가 최근 인수한 기계·플랜트 배관 전문 기업 엠제이테크에 대해선 구체적인 투자 계획도 제시되지 않았다.

 

또한 CB 발행금액 중 일부가 채무상계(112억원)와 차환(55억원), 채무상환(30억원) 등에 쓰인 점도 회사 가치 제고와는 거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일시적으로 채무를 줄이며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향후 투자자의 보통주 전환이 여의치 않을 경우 상환 압박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최대주주가 변경된 기업이 CB를 무더기로 발행해 본업과 큰 관련없는 신사업 확장 명목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는 회사에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라며 “최악의 경우 사업 운영에 집중하지 않고 주가 올리기에만 급급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엑시온그룹 측은 자금 활용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엑시온그룹 관계자는 <IB토마토>에 "CB 조달 금액의 구체적 활용 계획은 추후 기회가 된다면 정정공시를 통해 발표를 할 계획"이라며 "11회차 CB는 아직 납입되지도 않은 상태로 구체적인 활용 계획은 납입 후에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안내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