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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아버지 롭 팔도 "'알케론', 개발자가 푹 빠진 PvP"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와우)'의 아버지 롭 팔도 본파이어 스튜디오 대표가 신작 PvP(플레이어 간 대결) 게임 '알케론' 성공에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롭 대표는 15일 서울 동대문 GGX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프로젝트는 팀원들이 게임에 푹 빠지는 순간이 있는데 게임 그만하고 개발에 집중하라고 잔소리해야 할 정도"라며 "경험이 풍부한 개발자로 구성된 팀에서 이런 순간을 맞는 건 쉽지 않지만 알케론에서 그 지점을 찾았다"고 밝혔습니다. 
 
'알케론'을 개발 중인 본파이어 스튜디오 관계자들이 기자회견 직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제레미 크레이그 디렉터, 롭 팔도 본파이어 스튜디오 대표, 민 킴 CSO. (사진=이범종 기자)
 
블리자드 역량으로 준비 중
 
알케론은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 소재 본파이어 스튜디오가 개발하고 드림에이지(옛 하이브IM)가 한국·일본 서비스를 맡은 팀 기반 PvP 게임입니다. PC와 플레이스테이션5(PS5)판으로 개발 중이며 출시일은 미정입니다. 
 
2016년 본파이어를 세운 롭 팔도 대표는 블리자드에서 '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와 '워크래프트 3', 와우의 수석 디자이너를 지냈습니다.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로 '디아블로 3'와 '하스스톤' 총괄 프로듀서를 맡기도 했습니다. 
 
공동 창업자인 민 킴 CSO(최고전략책임자)는 넥슨에서 라이브 게임 부문 부사장과 넥슨 아메리카 대표 등을 역임했습니다. 알케론 디렉터인 제레미 크레이그는 블리자드에서 하스스톤 모바일판의 UI·UX 디자인에 참여했습니다. '오버워치'에선 시스템 디자이너와 주요 기능 리드 디자이너를 맡았습니다. 
 
알케론의 무대는 망자의 기억이 뒤엉킨 세계입니다. 탑에 모인 망자들은 정상에 오르면 자신의 기억을 찾을 수 있다고 믿으며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한 경쟁을 시작합니다. 게임은 3인 1팀으로 구성된 15개 팀, 총 45명이 동시 참여해 1층부터 5~8분간의 생존 경쟁을 시작합니다. 2층은 21명, 3층엔 12명, 4층에 6명 두 팀만 올라갈 수 있으며 최종 결전까지 약 25분이 걸립니다. 탈락자는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바로 다른 경기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알케론' 게임 실행 화면. (이미지=드림에이지)
 
롭 대표는 알케론 개발 초기 '디아블로 3'의 던전과 '배틀그라운드'의 PvP, '다크소울 3'의 전투를 참고했지만 시행착오 끝에 독자적인 전투 체계와 비전을 갖췄다고 했습니다. 그 결과 액션·슈터·MOBA(팀 기반 온라인 전투) 등 다양한 장르를 좋아하는 유저들이 비공개 테스트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롭 대표는 "슈터 게임 플레이어들이 가장 예상 밖이었다"며 "아이소메트릭 뷰(3차원 공간을 비스듬히 내려다보는 시점·쿼터뷰)이고 슈터 게임처럼 보이지 않음에도 가장 높은 친화도를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김 CSO는 "이 게임은 독특하다"며 "새로 만든 조작 시스템과 다른 게임에 없는 전투·디자인 등 세 가지 때문에 타 게임과 같은 장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알케론' 게임 실행 화면. (이미지=드림에이지)
 
아이템으로 기억·정체성 얻어
 
우선 본파이어는 '아이소메트릭 프리 에임 컴뱃'으로 속도감과 조작을 차별화했다고 밝혔습니다. 게임 화면은 디아블로 시리즈처럼 화면을 위에서 아래로 비스듬히 내려보는(아이소메트릭) 식으로 출력되는데요. 디아블로 3 화면이 약간 확대한 모습입니다. 본파이어는 근거리와 원거리 전투를 한 화면에 담기 위해 이 방식을 택했습니다. 
 
적을 공격할 땐 자동 조준이 안 돼(프리 에임) 사정거리와 각도, 기술 사용 기간 등을 고려해야만 합니다. 시야각도 좁아서 단순 반응 속도가 아닌 사운드와 게임 시작 위치 선정 등 전략적 요소도 중요합니다. 
 
저는 이날 시연회에서 엑스박스 컨트롤러로 알케온을 해봤는데요. R 스틱으로 화면을 회전하며 상대를 쫓아갔지만 제대로 된 공격엔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자동 조준이 안 되다 보니, 상대를 정확히 맞추기 힘들어 헛심을 빼다 쓰러지곤 했습니다. 놀랍게도 시연회에 앞서 상영된 개발자 간 현란한 전투 장면은 PS5로 실행된 화면이었습니다. 여기엔 컨트롤러로 조작감을 충분히 익힌 뒤에는 수동 조준이 주는 재미에 빠질 거란 자신감이 깔려 있었습니다. 
 
본파이어는 매 대결마다 네 가지 아이템을 조합해 전혀 다른 능력을 갖출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세트 아이템을 착용할 땐 특정 캐릭터로 변신하게 되는데요. 어떤 세트 아이템을 얻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기억을 가진 캐릭터로 변신할 수 있다는 설정이 전투에 반영됐습니다. 
 
누군가의 기억이 서린 아이템을 통해 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설정은 서사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키는데요. 본파이어는 캐릭터별 배경도 고민하고 있지만 PvP 게임에 걸맞은 전투 개발이 우선이라고 했습니다. 
 
'알케론'의 처치 불가능 몬스터 퓨리. (이미지=드림에이지)
 
게임의 긴장감을 높이는 건 처치 불가능한 최상위 몬스터 '퓨리'입니다. 유저는 퓨리를 자극해 난전을 유도하며 전투의 변수를 늘리는 식으로 긴장감을 높일 수 있습니다. 김 CSO는 "PvE(플레이어 대 환경 요소)도 무조건 PvP를 살릴 수 있는 디자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게임 서비스를 맡은 드림에이지는 알케론이 게임 다각화 성공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정우용 드림에이지 대표는 "알케론은 드림에이지의 포트폴리오 확장에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 대표는 "유저와 같이 호흡하고 피드백을 계속 들으면서 함께 성장해야 하는 장르"라며 "그런 부분에서 드림에이지에게 새로운 경쟁력과 경험을 줄 수 있는 포트폴리오 중 하나"라고 덧붙였습니다. 
 
알케론은 이달 20~22일 스팀에서 알파 플레이 테스트가 예정돼 있습니다. 개발팀은 글로벌 이용자의 피드백을 받아 게임 완성도를 높일 계획입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