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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20일 17:3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KB저축은행이 지주의 아픈 손가락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자회사가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밸류업에 힘을 보태고 있으나, 여전히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건전성 악화가 수익구조 안정성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사진=KB금융지주)
상반기에도 수익성 '뚝'
20일 KB저축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6월 말 총자산순이익률은 –0.27%다. 직전 분기 –0.1%에 비해 하락했다. 총자산순이익률은 기업의 총자산으로 얼마나 순이익을 냈는지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다. 자산이 줄어들고 당기실적 규모를 유지했다면 총자산순이익률은 오른다. 산식에서 분모인 자산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KB저축은행의 경우 총자산과 당기실적 모두 감소했다. 특히 총자산은 3개월 만에 2조3866억원에서 2조3312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당기순손익도 급감했다. 2분기 KB저축은행의 당기순손실은 71억원이다. 1분기 2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으나 다시 연간 순손실로 돌아섰다. 상반기 당기순손실도 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2억원 줄어들었다.
이자 수익 자체가 대폭 감소한 영향으로, 지난해 상반기 기준 1062억원에서 904억원을 버는 데 그쳤다. 대출채권이자수익이 995억원에서 849억원으로 감소한게 주효했다. 특히 상반기 순이자마진은 4.74%로, 전년 동기 4.67% 대비 올랐음에도, 총여신이 감소해 수익이 떨어졌다.
KB저축은행의 총여신은 지난 2023년부터 감소세다. 지난 2022년 2조5866억원에서 지난해 말에는 2조1598억원까지 줄었다. 특히 올해에도 6개월간 1000억원 이상이 감소해 2조501억원까지 내려앉았다. 실적 개선에 난관을 겪는 저축은행은 대부분 부동산 영향이지만, KB저축은행의 경우 기업대출 보다 개인대출 비중이 높다.
6월 말 기준 기업자금대출 비중은 18.77%, 가계자금대출은 80.04%다. 개인 신용대출과 기업 부동산담보대출에서 연체율이 오르는 데다 대손 비용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개인 여신 차주 상환 능력이 하락해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이 6월 말 7.1%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게다가 개인 대출 취급 비중이 증가하고 대출 잔액이 감소하면서 판관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부동산 관련 대출 규모가 비교적 적은 편임에도 건전성 악화는 지속돼 부담 요소다. KB저축은행의 6월 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7.5%다.
KB저축은행의 총체적 건전성도 하락하고 있다.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17.8%,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0.2%로, 지속적인 상승 추이를 보인다. 연체율 역시 5년 새 1.9%에서 8.8%로 올라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계속된 실적 부진에 지주 기여도 '0'
KB저축은행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KB금융(105560) (51,500원 ▼600원 -1.16%)지주도 아쉬운 입장이다. KB금융 자산 중 73.3%가 국민은행이며, 나머지 26%가 보험 등 자회사다. 순이익도 은행에 몰려있다. 6월 기준 은행이 65.1%, 금융투자 10.9%, 보험 14.7%, 여신전문 9.2%다. 나머지는 0.2%에 불과하다. 특히 KB저축은행은 KB금융 계열사 중 유일하게 적자다. KB국민은행이 2조1876억원을 벌어들였으며 KB증권과 손해보험, 캐피탈까지 모두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KB저축은행의 실적 악화는 KB금융의 밸류업에도 악영향이다. 보통주자본비율에서 자본을 증가시키는 데 가장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것은 이익잉여금이다. 순이익 누적분이 확대돼야 보통주자본 규모도 커지고, 비율도 오르게 된다. 반면 KB저축은행의 경우 위험가중자산은 확대되고 손실은 지속되고 있다.
저축은행의 경우 배당금도 전혀 없다. 올 상반기 KB금융이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2조3556억원이다. 이 중 1조6256억원이 국민은행에서 유입됐는데, 비중도 69%에 달한다. KB증권이 2800억원으로 11.9%, KB손해보험이 3000억원으로 12.7%, KB라이프생명 1300억원 5.5%, KB자산운용 200억원 0.8%다. KB저축은행은 배당금을 내지 않는다. 실적에서 구멍을 냈을 뿐만 아니라, 배당금으로도 지주에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
KB저축은행이 배당을 하지 않는 데는 자본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은 BIS자기자본비율 규제를 받는데, 자본이 줄어들면 자기자본비율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6월 말 기준 KB저축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은 14.26%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개선됐으나, 자본은 줄고있다. 자기자본비율 개선은 위험가중자산 덕분이다. 기본자본을 구성하는 항목 중 이익잉여금에서 되레 결손금이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1년 새 결손금은 52억원에서 107억원으로 확대됐다.
KB금융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계열사의 자본 여력에 따라 배당을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