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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동양생명, 자본건전성 높였지만…'기본자본'은 뚝
이 기사는 2025년 10월 24일 17:5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동양생명(082640) (4,385원 ▼10원 -0.23%)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자본성증권을 발행하면서 킥스(K-ICS) 수치가 금융당국 기준치를 크게 넘어설 전망이다. 다만 이번에 발행하는 후순위채는 보완자본 성격이라 향후 도입될 기본자본 K-ICS와는 무관하다. 동양생명은 기본자본 K-ICS 비율이 저하될 예정인데, 과거 발행한 신종자본증권(기본자본 성격)을 지난달 상환하면서 기본자본이 줄었기 때문이다. 현행 IFRS17 회계서는 기본자본 확충을 위한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사실상 어려워져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최대 2000억원 후순위채 발행으로 K-ICS 비율 상승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제4회차 공모 후순위채를 최대 2000억원 발행한다. 상환기일은 오는 2035년 11월로 만기 10년물이며, 중도상환권 콜옵션으로 5년이 부여됐다.
 
조달 목적은 운영자금 활용이며, 자본적정성 지표인 K-ICS 비율을 올리기 위함이다. 동양생명은 상반기 기준 K-ICS 비율이 경과조치 전 172.1%, 후 177.0%로 높은 편이다. 금융당국 권고치인 130%를 큰 폭으로 넘어서고 있다.
 

(사진=동양생명)
 
앞서 1분기에는 K-ICS 비율이 경과조치 전·후 모두 126.8%로 낮았는데, 지난 5월 5억달러(당시 환율 기준으로 한화 6957억원) 규모의 해외 공모 후순위채를 발행하면서 크게 개선한 바 있다.
 
이번에 발행하는 채권을 최대금액 2000억원으로 가정하면. K-ICS 비율이 상반기 가용자본과 요구자본 기준 8.2%p 상승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계산된다. 현재 동양생명의 가용자본은 4조2850억원, 요구자본은 2조4214억원이다. 채권 발행액만큼 가용자본이 늘어난다.
 
수요예측 흥행에 따라 최대금액 발행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동양생명은 회사채 발행 신용등급이 AA0 수준으로 높은 편이고, 우리금융그룹에 편입되면서 브랜드 위상도 제고됐기 때문이다.
 
최근 신용등급이 비슷한 보험사 공모 후순위채 건으로 미래에셋생명(085620) (4,815원 0원 0.00%)(신용등급 AA-)이 있었는데, 2000억원 조달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두 배 자금이 몰리면서 최종금액을 3000억원으로 증액한 바 있다.
 
동양생명이 후순위채를 추가 발행한 이유는 K-ICS 하방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것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K-ICS 산출에 불리한 시장금리 하락 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보험부채 할인율 산정기준도 점진적으로 강화되고 있어서다. 할인율 조정은 부채를 늘리는 요인이다.
 
기발행 신종자본증권 상환으로 ‘기본자본’ 감소
 
후순위채 발행으로 K-ICS 비율이 크게 제고되고 있지만 기본자본 K-ICS 비율은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K-ICS 비율이 가용자본에서 기본자본과 보완자본을 모두 고려한 지표라면, 기본자본 K-ICS 비율은 보완자본을 빼고 기본자본만으로 산출한 지표다. 이는 금융당국에서 올해 연말쯤 도입할 것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기준치는 국제 사례에 따라 50% 정도가 될 전망이다.
 
 
동양생명은 올 상반기 기준 가용자본 4조2850억원 가운데 기본자본이 1조7563억원이며, 보완자본이 2조5287억원이다. 기본자본 K-ICS 비율은 72.5%로 산출된다. 다만 이 기본자본에는 과거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3446억원이 포함돼 있다. 이는 IFRS17 회계가 도입되는 2023년 이전인 2020년 9월에 발행한 건이다. IFRS17 체계서는 신종자본증권에 스텝업(금리상향) 조건이 있으면 보완자본으로 취급하는데, 공통 경과조치 적용에 따라 2023년 이전에 발행한 것은 기본자본으로 삼도록 허용해주고 있다.
 
해당 신종자본증권은 발행 후 5년 콜옵션 기간이 지난 9월22일 도래했으며, 동양생명은 이를 차환 없이 상환했다. 이에 따라 발행금액인 3446억원 만큼 기본자본이 줄어들게 됐다. 이 부분까지 고려하면 동양생명의 기본자본 K-ICS 비율은 58.3%로 내려간다. 기본자본 관리 필요성이 나오는 이유다.
 
기본자본을 충당하려면 스텝업 조건이 없는 신종자본증권으로 발행해야 하는데, 이는 까다로운 조건 탓에 대부분 보험사가 실행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동양생명이 앞선 신종자본증권을 새로 차환하지 못하고 상환한 이유다.
 
자본성증권 외 방식으로 기본자본을 늘리려면 최대주주로부터 유상증자 지원을 받거나 경상적인 수익성을 높여 순이익을 증대하는 게 전부다. 다만 순이익으로 기본자본을 늘리기에는 장기간이 소요된다. 게다가 상반기 실적(순이익 868억원)이 전년 동기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부진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기본자본 K-ICS 비율이 본격 도입되면 최대주주 유상증자가 불가피한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아직 기본자본 K-ICS 제도가 도입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다”라면서 “자본관리는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