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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실손청구 간소화 '속도'…보험사엔 손실·시장엔 신뢰
이 기사는 2025년 11월 10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웹사이트, 모바일 앱 둘 다 이용 가능한 ‘실손24’ 활용도 높이기에 전념이다. 연계하는 요양기관도 최근 빠르게 늘어나는 모양새다. 청구 간소화는 보험사 재무적 측면에서 손해율이 상승하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반면 보험금 지급 체계의 질적 수준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실손24’ 활성화 분주…고객·기관 혜택 제공
 
10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실손24 서비스에 참여하는 요양기관의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다. 요양기관이 가입한 일반손해보험(화재보험, 재산종합보험, 의사·병원배상책임보험 등)에 대해 1년간 보험료를 3%~5% 정도 낮춰주는 것이다.
 
삼성화재(000810) (255,000원 0원 0.00%)부터 DB손해보험(005830) (88,500원 ▲800원 +0.90%), 현대해상(001450) (31,600원 0원 0.00%),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000370) (4,065원 ▼5원 -0.12%), 롯데손해보험, 흥국화재, 농협손해보험 등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가 모두 참여한다.
 

(사진=보험개발원)
 
대고객 이벤트도 따로 전개 중이다. 고객이 실손24를 통해 보험금을 청구하면 네이버 포인트를 지급하는 내용이다.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작업은 지난해 10월 병원급 의료기관과 보건소를 대상으로 우선 시행했으며, 이후 1년 뒤인 지난달부터는 의원과 약국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2단계 확대 적용이다.
 
지난달 금융당국이 사전 점검했을 당시에는 전체 요양기관 10만4541개 가운데 10.4%(1만920개)가 연계하고 있었다. 1단계인 병원급과 보건소 연계율이 54.8%(4290개)였으며, 2단계 의원과 약국은 6.9%(6630개)였다.
 
요양기관 추가 연계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통계를 살펴보면 7일 전국 1346개, 지난달 31일 2943개, 지난달 24일 4711개 등으로 파악된다.
 
추가된 요양기관은 일반의원, 한의원, 피부과의원, 소아과의원, 이비인후과의원, 안과, 약국 등으로 범위가 다양하다.
 
보험금 청구 증가 전망…손해율 오르지만 질적 체계 개선
 
실손24 서비스를 이용하면 보험소비자(피보험자)가 병원이나 약국에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실손24 시스템이 전송을 대행, 진료·처방 내역 데이터를 병원·약국에서 보험사로 빠르게 보낸다.
 
가입자 본인의 실손청구뿐만 아니라 만 19세 미만의 미성년 자녀, 부모, 제3자 청구까지 가능하다.
 

(사진=연합뉴스)
 
그 결과 보험금 청구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실손보험은 상위 9% 정도의 일부 가입자가 전체 보험금의 80%를 가져가는 구조다. 나머지 가입자까지 청구를 늘리면 보험사가 지급하는 보험금은 불어날 수밖에 없다.
 
손해보험사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보험소비자 입장에서 청구가 쉬워지면 그동안 귀찮아서 포기했던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라면서 “보험사의 지급보험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보이고, 명확한 예측은 어렵지만 손해율 증가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거둬들인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실손보험은 과도한 보험금 지급 탓에 손해율이 매우 높은 상태다. 지난해 기준이 99.3%였으며 그에 따른 손실 규모가 1조6226억원이었다.
 
반면 내부 사업비는 줄어드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친다. 고객 민원 측면이나 보험금 지급을 위한 문서판독, 처리 과정 등 부분에서 효율성이 제고될 수 있어서다.
 
보험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손해율 문제에도 보험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섰던 것은 고객 편의가 커지기 때문”이라며 “실손보험 처리 과정에서 민원도 줄어들 수 있고, 지급처리 효율성이 높아져 사업비 부담은 줄어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서류(스캔)가 아닌 데이터 중심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정보의 명확성이 커지고 체계가 정형화된다”라며 “업무 과정이 깔끔해져 보험금 오지급이 개선되는 등 정합성 측면에서도 제고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상을 담당하고 있는 관계자는 <IB토마토>에 “50만원 이하 등 소액의 실손청구에서는 보험금 지급 기간이나 오지급 건이 감소했다”라면서 “고객이나 심사자도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만 진단비와 수술비 등이 포함된 계약에서는 실손24에서 보내오는 정보와 차이가 존재한다”라며 “고객 관점에서는 이에 대한 구분이 없다 보니 혼선이 따르게 될 수 있다. 실손24로 처리하는 영역이 확장되면 영향력이 또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