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11월 17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주요 그룹사 내부의 연구·전략 조직이 단순한 연구기관을 넘어 사실상 경영 자문 핵심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과거에는 거시경제나 산업 리서치에 초점을 맞췄던 싱크탱크들이 이제는 신사업 투자와 인사 전략, 리스크 관리까지 관여하며 그룹의 실질적 두뇌 역할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핵심 인사들이 이들 조직에 포진하면서 그룹 경영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보이지 않는 컨트롤타워’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이에 <IB토마토>는 주요 그룹의 내부 전략조직 변화를 통해 이들이 어떻게 의사결정 구조와 경영 시스템을 재편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LX그룹은 내부 컨설팅 계열사인 LX MDI를 중심으로 경영 효율과 신사업 진단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형모 사장이 올해부터 LX MDI를 직접 이끌면서 조직 내 위상은 단숨에 높아진 상황이다. LX MDI가 계열사 대상 컨설팅을 주력으로 수행하는 만큼 그룹의 주요 전략과 의사결정 과정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단순 자문 단계를 넘어 미래 사업 분석과 인재 육성까지 포괄하는 조직으로 진화해 사실상 그룹의 두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향후 구 사장의 승계 과정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LX MDI)
LX MDI 자문조직에서 그룹 전략센터로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X MDI는
LX홀딩스(383800) (7,060원 ▼60원 -0.85%)가 2022년 설립한 100% 자회사로 구형모 사장이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으로 속해있다. 내부 계열사 중 오너 2세가 직접 경영에 참여하는 유일한 회사라는 점에서 상징성도 크다. LX MDI는 △ 경영 컨설팅 △ 계열사 사업 방향 및 전략 수립 지원 △ IT 및 업무 인프라 혁신 △ 인재 육성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그룹의 미래 준비를 위한 경영개발원 역할을 맡고 있다.
20명 내외의 소규모 조직이지만 구 사장 취임 이후 역할과 위상은 빠르게 확대됐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그룹 차원의 리스크 최소화 포트폴리오 재정비, 미래 성장 기반 마련 등 주요 전략적 과제가 LX MDI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오너 2세가 직접 전략조직을 운영하면서 계열사 이해도와 경영 수업 속도 또한 높아졌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한국기업평가)
지난 2021년
LG(003550) (83,400원 ▼1,500원 -1.80%)그룹에서 분사한 LX그룹은 그동안 지주사 중심의 전략 수립 체제를 운영해왔으나 실질적인 전략 조직이 부재했으나 LX MDI가 이 공백을 메우고 있는 상황이다. 계열사 사업 검토, 미래 인력 육성, 업무 프로세스 개선 등 핵심 기능을 맡게 되면서 사실상 그룹의 전략 컨트롤 조직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LX홀딩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LX MDI는 그룹사의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내부 컨설팅 인프라 혁신 미래 인재 육성 등을 주 업무로 수행하고 있다"며 "다만 구체적인 인사 계획이나 인력 재배치에 직접 관여하는 구조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구형모의 LX MDI…승계와 신사업 등 핵심 역할 예상
LX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실적 부진을 겪는 가운데 LX MDI의 역할에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다. LX MDI는 외부 고객이 아닌 그룹 내 계열사를 대상으로 경영 컨설팅을 제공하는 특성상 독립적인 매출 창출이 쉽지 않은 구조다. 실제 성과보다 계열사에서 배정되는 프로젝트 규모가 실적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 불확실성으로 그룹 계열사 전반에서 실적 부침이 이어지는 만큼 앞으로 LX MDI 세울 경영 전략에 대해서 기대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올해 LX홀딩스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11억원, 영업이익은 373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0% 이상 줄었다. 이외에도 LX인터내셔널의 영업이익은 58.1% 떨어진 647억원,LX세미콘 역시 영업이익이 60% 가까이 감소하며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결국 LX MDI는 구 사장의 경영 능력을 검증받는 무대이자 그룹의 미래 사업 구도를 설계해야 하는 전략 조직으로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실제로 내부에서는 LX MDI가 주축이 돼 시장 분석과 IT전략 수립 내부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을 통해 계열사 경쟁력 강화의 기반을 구축해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인재 육성 플랫폼을 마련해 내부 역량 강화에 기여했다는 얘기다.
재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총수 2세와 직접 연결된 전략조직이 그룹 내 핵심 프로젝트를 조율한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며 "향후 계열사 투자 전략과 지주사 사업 방향이 LX MDI를 축으로 더 정교하게 조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