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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경영의 숨은손)④포스코·CJ·롯데 등도 '두뇌 경쟁' 본격화
이 기사는 2025년 11월 28일 16:5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주요 그룹사 내부의 연구·전략 조직이 단순한 연구기관을 넘어 사실상 경영 자문 핵심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과거에는 거시경제나 산업 리서치에 초점을 맞췄던 싱크탱크들이 이제는 신사업 투자와 인사 전략, 리스크 관리까지 관여하며 그룹의 실질적 두뇌 역할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핵심 인사들이 이들 조직에 포진하면서 그룹 경영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보이지 않는 컨트롤타워’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이에 <IB토마토>는 주요 그룹의 내부 전략조직 변화를 통해 이들이 어떻게 의사결정 구조와 경영 시스템을 재편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삼성, SK(003600) (207,000원 ▼12,000원 -5.80%), LX외에도 포스코(005490) (453,000원 ▼15,000원 -3.31%), CJ(001040) (96,800원 ▲700원 +0.72%) 등 주요 그룹에서도 내부 연구기관을 지주사 중심으로 재편하며 전략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과거 거시경제 리서치와 산업 동향 파악에 머물렀던 조직들이 신사업 투자, 인수합병(M&A), 포트폴리오 구조조정 등 고위 전략 기능을 맡으며 사실상 그룹의 두뇌로 진화하는 흐름이다. 미래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내부 연구소 간 ‘전략전’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출처=연합뉴스)
 
포스코·CJ·롯데 등 내부 연구조직 부상…지주사 직속 전략 기구
 
28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 CJ, 롯데 등 주요 그룹에서도 연구조직 기능을 확장해 그룹의 미래 전략 조직으로 그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2022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연구조직의 위상을 크게 높였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오랜 기간 독립 법인 형태로 운영되며 그룹의 장기 전략 수립을 담당해 왔다. 기존에는 철강 정책 분석 중심이었으나, 지주사 전환 이후에는 철강 본업뿐 아니라 2차전지 소재, 인프라, 에너지, 신사업 영역까지 경영연구 범위를 확장해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전략 분석 조직으로 자리잡았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의 비전 내용(사진=포스코경영연구원)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005490) (453,000원 ▼15,000원 -3.31%))는 같은 해 미래기술연구원을 내부 조직으로 출범시키며 기술 중심의 연구개발(R&D) 컨트롤타워를 구축했다. 인공지능(AI), 배터리 소재, 수소에너지, 저탄소 기술 등 차세대 사업 분야에 집중하며 그룹 기술전략을 총괄하는 구조다. 특히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이 미래기술연구원의 전신격 조직인 기술연구원장을 지낸 바 있고, 기술투자본부와 생산본부를 이끌었던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미래기술연구원이 장 회장의 ‘기술 중심 경영’ 의지를 뒷받침하는 핵심 조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CJ그룹은 올해 정기 임원인사와 함께 지주사 조직을 △포트폴리오전략그룹 △미래기획그룹 △전략지원그룹 △준법지원그룹 △HR그룹 등으로 개편했지만, 미래경영연구원은 대표 직속 조직으로 유지됐다. 미래경영연구원은 그룹의 중장기 경제·산업 환경을 분석하고 주요 전략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CJ 미래경영연구원은 금융·정책 전문가 집단으로 색채가 짙다. 지난해 CJ는 김현익 전 기획재정부 자금시장과장을 영입하며 기재부 출신 중심의 전략조직을 강화했고, 올해는 이석준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미래경영연구원장으로 선임했다. 이 원장은 기재부와 금융위원회, 국무조정실장을 거친 재정·정책 전문가로 꼽힌다. 글로벌 확장 과정에서 그룹의 대외정책 대응력과 금융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CJ 측은 당시 “이석준 미래경영연구원장은 인재원장을 겸임하며 중기 전략 달성 체계를 구축하고 미래 성장 방향 제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롯데지주(004990) (28,150원 ▲50원 +0.18%)는 100% 자회사인 롯데미래전략연구소를 통해 그룹 전략 기능을 내부에 결속시키고 있다. 롯데미래전략연구소는 중장기 경영전략 수립, 포트폴리오 고도화, 글로벌 전략 컨설팅을 주도하는 조직이다. 화학, 유통, 호텔 등 계열사 실적 변동성이 커지면서 그룹 전체 포트폴리오 재정비를 위한 분석 기능이 강화됐고 해외 시장 확대에 따라 글로벌 전략 자문 비중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진다. 연구소는 M&A와 신사업 타당성 분석을 기반으로 사업 턴어라운드 전략을 제시하며 그룹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핵심 조직으로 평가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과거에는 연구소가 경제 전망 보고서나 산업 분석 자료를 만드는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투자 의사결정과 조직 개편안까지 직접 제안하는 실질적 전략기구로 기능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기업도 ‘내부 싱크탱크’ 전략 강화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연구·전략 조직 육성에 적극 나서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비즈니스 오퍼레이션 팀을 내부 컨설팅 조직으로 운영하며 검색, 지도, AI 제품 등의 성장 전략을 총괄한다. 애플은 과거 첨단기술그룹(ATG)을 통해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음성인식, 분산형 운영체제 등 장기 미래 기술을 연구해 왔고, 현재도 대규모 R&D 조직을 통해 신사업 검토와 미래 기술 탐색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도 내부 연구조직의 컨트롤타워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제도적 논의가 병행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내부 전략조직의 역할 확대를 인정하면서도 투명성, 의사결정 책임성, 내부 통제 기준 등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