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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28일 17:2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흥국생명이 한차례 미뤘던 후순위사채 발행을 재개했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000억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할 예정이다. 조달 배경에는 이지스자산운용 인수가 있는데, 본입찰에서 최고가를 제시한 상황이다. 해당 금액을 충당하고도 자본 여력을 얼마나 유지해낼 수 있는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2000억원까지 증액 가능…K-ICS, 최대 11%p 상승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최대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10년물을 공모로 발행한다. 12월2일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며, 9일에 자금이 들어온다.
조달 목적은 ‘운영자금’으로 기발행 채권에 대한 차환 없는 순수 자본확충이다. 흥국생명 측은 최초 신고 1000억원 기준 개인신용대출 200억원, 선순위 부동산 담보대출 400억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400억원 등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본래 흥국생명은 사채를 더 일찍 발행하려고 했으나 채권 시장 불안정성이 일시적으로 커지면서 한 차례 미뤘다. 이번 공모희망금리는 3.9%~4.5% 범위에서 형성됐다.
발행 효과로 자본적정성 지표인 지급여력(K-ICS) 비율이 5%p~11%p 정도 상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K-ICS 비율은 208.6%다. 후순위채 발행액에 따라 1000억원은 214.0%, 2000억원은 219.3%까지 오르는 정도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계산된다.
(사진=이지스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에 최고가 제시…자금 확보 마무리 단계
흥국생명은 실탄을 확보하기 위해 가장 먼저 부동산을 매각했다. 지난달 계열사인 흥국코어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흥국코어리츠)에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소재 흥국생명 빌딩 토지와 건물을 넘겼으며 7200억원을 확보했다.
이는 '세일즈 앤 리스백'(매각 후 재임차) 형태로서 흥국생명이 향후 7년간 임차하는 방식이다. 거래금액(연간임차료 기반)은 268억원이며, 보증금은 229억원이다. 또한 흥국생명은 부동산 매각과 함께 흥국코어리츠에 608억원을 출자했다. 이러한 것들은 현금이 다시 빠져나가는 요인이다.
지방 지점의 건물 11개도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확인된다. 이 역시 부동산 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앞선 본사 매각대금과 이번 후순위채 발행으로 커버하지 못하는 인수 자금 나머지 부분을 충당할 수 있는 요인이다.
다만 흥국생명 측은 지방 지점 부동산 매각과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와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매각 성사 여부도 불투명하고, 애초 목적이 노후화된 시설을 정리하는 차원이라는 것이다.
(사진=흥국생명)
다가오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자본력 유지 관건
흥국생명이 자체 보유하고 있는 유동 자금으로는 지난 3분기 기준 현금과 현금성자산 2041억원, 금융기관 예치금 1607억원 등이 있다. 이 외에 기타 유동자산 일부까지 포함될 수 있다. 자본 규모는 9948억원 정도다.
흥국생명 입장에서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유동상 자산을 최대한 그대로 유지할 필요가 있는데, K-ICS 비율의 안정성을 위해서다. 인수 과정에서 자본이 유출되면 그만큼 K-ICS 비율 하락 압력을 받는다.
매도자 측에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12월 중순 예정)할 때도 중요한 요인이 된다. 기업가치평가 과정에서 인수자의 추가적인 자본 여력을 유심히 들여다볼 것이기 때문이다. 인수 전·후로 자본력에 변동이 없다는 점을 입증해야 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 셈이다.
한 법무법인의 M&A 담당자는 <IB토마토>에 “일차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수 가격이고, 다음이 거래 확실성”이라며 “현재는 매수인이 모두 대기업이기 때문에 자금 동원력에서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자금 동원력은 곧 자본력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이 역시 살펴봐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