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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아듀2025)대형 IPO 외면받던 시장, 연말엔 '온기'
이 기사는 2025년 12월 22일 16:2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2025년 기업공개(IPO) 시장은 불안감으로 시작했지만 마무리는 희망적이라는 평가다. 연초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LG씨엔에스(064400) (55,800원 ▼6,100원 -10.93%)와 같은 대형 IPO도 시장의 외면을 받아 충격을 줬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국내 주식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증권사들이 주주친화 전략을 강화하면서 실망감은 다시 기대감으로 전환되고 있다. 그동안 IPO 일정을 미뤄왔던 대형 상장 후보 기업들 역시 새해를 겨냥해 본격적인 준비에 나서는 분위기다.
 
2025년 최대어 LG씨엔에스, 상장 첫날 10% 가까이 급락
 
22일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5년 공모금액 기준 최대 규모 IPO 종목은 LG씨엔에스(064400) (55,800원 ▼6,100원 -10.93%)다. LG씨엔에스는 올해 1월17일 IPO로 총 1조1994억원을 조달했다.
 
오랜만에 등장한 조단위 IPO에 국내 유수의 증권사들은 앞다퉈 주관에 참여했다. 국내 증권사에선 대표 주관사는 KB증권이 맡았고, 공동주관사엔 미래에셋증권(037620) (20,500원 ▼150원 -0.73%)대신증권(003540) (14,210원 ▲30원 +0.21%), 신한투자증권, 인수사로는 NH투자증권(005940) (10,540원 ▼50원 -0.47%)과 하나증권이 이름을 올렸다.
 
(사진=LG씨엔에스)
 
수요예측 당시 경쟁률은 22.9대 1, 주문액의 절반을 납부하는 청약 증거금도 총 21조1441억원에 달해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LG씨엔에스는 상장 첫날인 2월5일 공모가 대비 2.26% 하락으로 시작해 -9.85%수준인 5만5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로도 주가는 하락을 지속해 4만원 중반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국내 증시의 활황은 실망감을 기대감으로 바꿨다. 미국 인공지능(AI) 로봇 기업 ‘스킬드 AI’와의 협력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는 6월 9만원선까지 치솟았다. 다만 현재는 조정 국면에 접어들어 공모가 수준인 6만원 중반대에서 거래 중이다.
 
IPO 삼수생 서울보증보험, 올해 최대 성과
 
삼수생인 서울보증보험(031210) (30,200원 ▲4,200원 +13.91%)이 올해 IPO에 재도전에 나설 때만 해도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자들의 저조한 주문으로 2년 전부터 2번이나 철회했기 때문이다. 구주매출 100%라는 상장 조건이 시장에서 오버행 우려도 여전했다.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서울보증보험 신규 상장 기념식에서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한국거래소)
 
하지만 서울보증보험은 올해 상반기 가장 성공적인 IPO로 기록될 전망이다. 12월19일 현재 5만원대에서 거래 중이다. 이는 공모가 2만6000원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서울보증보험 IPO의 성공은 주주친화 정책 덕분이다.
 
앞서 두 번의 IPO에서 기관투자자의 외면을 받은 만큼 이번 상장의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은 몸값 키우기보다는 시장 적정 가격 설정에 주력했다. 기업가치를 30% 이상 낮춰 설정했고 총 2000억원 규모 주주환원 계획과 최소배당금, 분기배당 도입 등을 상장 조건으로 내걸었다.
 
당초 우려된 예금보험공사 지분 매각도 매끄럽게 진행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은 새해 3월부터 2027년 말까지 최대 33.85% 지분을 추가로 매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증권과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FI 문제 시장의 과제로
 
올해 연초 시장 경색은 대어급 IPO의 연속된 좌절이 주요한 이유 중 하나였다. 특히 롯데글로벌로지스 상장 계획 철회는 연초 시장의 경종을 울렸다. 상장 전 투자 지분 문제를 정리하지 않고는 상장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4월 당국에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회사는 “시장 불확실성이 커 적정한 기업가치를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시장의 큰 변동성을 이유로 돌렸다. 하지만 하지만 롯데글로벌로지스는 IPO 준비 단계부터 난관이 예상됐다.
 
가장 큰 이유는 재무적투자자(FI)가 보유한 지분가치 문제였다. IPO 추진 당시 롯데지주(004990) (28,150원 ▲50원 +0.18%)에 이은 2대주주인 사모펀드 엘엘에이치(LLH)는 지분 투자 당시 연복리 3% 조건의 풋옵션 조건을 걸었다. 확정 공모가가 풋옵션 행사가 보다 낮을 경우 롯데지주가 물어줘야 했다.
 
이에 따라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상장 후 기업가치가 1조원은 돼야 지주 측에서 차액을 물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영업이익으로 따진 기업가치는 6000억원 내외에 불과했고 시장 반응도 냉랭했다. 이는 고평가 논란을 낳았고 최종적으로 롯데글로벌로지스의 IPO 좌절로 이어졌다. 
 
코스닥 달군 바이오 IPO 
 
올해 국내 주식시장을 보면 코스피의 경우 AI 관련 대형주가 주도했다. 코스닥은 바이오 공모주가 이끌었다. 올해 신규 상장 종목 수익률 상위권에선 바이오 신규 상장 종목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알지노믹스 코스닥 상장기념식(사진=한국거래소)
 
지난 18일 상장된 알지노믹스는 상장 당일 공모가 대비 상승 제한 폭인 300% 오른 9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4일 상장된 에임드바이오도 첫날 300% 오른 4만4000원에 장을 마무리하며 연속 바이오 공모주의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이상 상승)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만 해도 바이오주는 시장에서 소외되기 일쑤였다. 상장 지연이 이어졌고, 그나마 상장을 시도한 종목들의 수익률도 좋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증시 활황 국면에서 바이오 산업에 대한 재평가로 상황이 반전됐다.
 
이희영 대신증권(003540) (14,210원 ▲30원 +0.21%) 연구원은 “현재 금리 상황에 따른 미래 수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바이오 산업은 그간 저평가되어 왔다”라며 “정부 주도의 벤처투자 지원에 따른 자금 조달 비용 인하 효과로 신약개발 중소형 바이오기업을 중심으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신규 상장 수익률 1위 프로티나, 꼴등은 아이지넷
 
올해 신규 상장 종목 중 공모가 대비 수익률 1위는 프로티나(468530) (13,800원 ▼1,450원 -10.50%)가 차지할 전망이다. 19일 종가 기준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무려 587.86%에 달한다. 해당 IPO의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사진=프로티나)
 
프로티나는 올해 7월 상장한 AI기반 신약 설계 기업이다. 프로티나가 상장될 당시 국내 증시는 대형주로의 투자 쏠림 현상이 있어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11월 프로티나가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AI기반 항체 바이오의약품 개발 주관연구개발 기관으로 선정되면서 주가는 치솟았다.
 
올해 공모가 대비 수익률 최하위는 한국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은 아이지넷(462980) (4,355원 ▼2,645원 -60.67%)이다. 19일 기준 아이지넷의 수익률은 –73.04%다. 아이지넷은 지난 2월4일 상장 첫날부터 37.79% 급락하며 거래를 마쳐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첫날부터 폭락이 있었던 이유는 SBI인베스트먼트(019550)가 결성한 3개 펀드가 상장 첫날 매각 제한이 걸려있지 않은 주식을 모두 처분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더벤처스 역시 의무보유 물량 상장 첫날 장내 매도하면서 낙폭을 키웠다. 이후로도 아이지넷의 주가는 회사가 적자로 돌아서면서 회복 기미 없이 하락을 면치 못했다. 다만 지난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