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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LCC 외화리스크)③부대사업 늘려도 환율 앞에선 '미봉책'
이 기사는 2025년 12월 30일 11:0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고환율 장기화로 LCC(저비용항공사)의 비용 부담이 급증하고 있다. 여행 수요 회복에 맞춰 항공기를 대거 늘린 결과, 운영·연료·정비·해외 지점 운영 등 달러 기반 지출이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며 환율이 비용 증폭의 핵심 변수로 자리 잡았다. 해외투자 지속 등으로 달러 강세가 구조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LCC의 비용 압박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IB토마토>는 국내 LCC 업계가 환율 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구조적 원인과 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LCC 업계가 항공 화물 등 부대 사업 확대를 통해 고환율로 인한 비용 부담 완화 방안을 찾고 있다. 다만, 실질적 효과는 제한적이라 환율 하락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실정이다. 고환율에 대한 업계 대응력이 약해지자 구조조정 필요성도 점차 거론되고 있다. 다만, 항공산업은 고용 효과가 크기 때문에 구조조정이 쉽게 추진되기 어렵다는 평가다. 정부는 환율 안정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이에 따른 비용 완화를 기대할 수 있으나, 과잉 경쟁 완화 등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비용 부담 완화 시도 한계…환율 인하에 기대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장 LCC의 항공 화물 사업 등 매출 다변화 전략은 일부 항공사에 한해서만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주, 유럽, 호주 등 노선을 운영하는 티웨이항공(091810) (2,330원 0원 0.00%)은 이번 3분기 화물 매출 444억원을 기록해 전년도 총매출(261억원)을 뛰어넘었지만, 나머지 LCC의 화물 사업 매출은 감소했다.
 
업계에 따르면 LCC는 사업 다각화를 통한 비용 부담 완화 여지가 좁다.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매출이 있다면 비용 부담 완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매출 발생과 비용 지출이 여객 사업 내에서 대부분 이뤄지는 실정이라 대대적인 비용 구조 개편은 어렵다. 고환율에 따른 비용 부담을 제어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게다가 고정비가 높은 항공산업 특성도 비용 부담 완화의 한계점으로 꼽힌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단일 기종 전환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여전히 광동체(내부 복도가 2열인 항공기) 항공기 등을 보유한 LCC도 여럿 있다. 업계에서는 최적의 LCC 항공기 비용 전략으로 1~2종 내외의 단순환 기단 운영을 꼽고 있다. 기내 서비스 단순화, 부가 서비스 유료화 등 할 수 있는 비용 완화 수단들이 이미 등장해 추가 효과를 내기 어렵다.
 
프리미엄으로 몰리는 항공 수요 양극화 현상이 국적을 불문하고 커지고 있는 점도 LCC 수익성을 제한한다. 항공 수요 확보전에서 FSC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구조 상 LCC는 매출 확대나 비용 절감 등에도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LCC 국내 항공 이용객 수 점유율(1~11월 기준)은 올해 56.8%로, 지난해(58.3%)보다 하락했다. 이에 상위권 국적 LCC(제주항공(089590) (12,010원 ▲280원 +2.33%), 티웨이항공, 진에어(272450) (12,340원 ▲40원 +0.32%))의 1km당 순수익은 지난해 4분기부터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개별 LCC의 자구 노력만으로 비용 문제를 잡는 데는 한계가 나타났다는 평가다.
 
현 상황에서 비용을 절감하려면 원-달러 환율 하락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은 12월 마지막 주 들어 정부의 강력한 개입에 큰 폭의 하락이 나타났다. 지난 23일 환율은 1달러당 1483.9원까지 올랐지만, 29일 1434.8원까지 하락했다.
 
향후 환율의 향방은 한 단계 높은 환율 수준이 유지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일부 골드만삭스(1390원), 노무라은행(1380원) 등 일부 투자 은행을 제외하면 다수 투자은행은 내년도 원-달러 환율을 1400원대로 내다봤다. 여전히 높은 환율이 지속되는 가운데 출혈 경쟁이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LCC 비용 부담이 내년에도 지속될 수 있는 대목이다.
 
 
구조조정으로 향하는 외부 환경
 
연중 고환율이 지속됐지만 LCC의 생존 위기에 대한 정책적 지원은 뚜렷하지 않다. 반대로 FSC와 LCC를 막론하고 오히려 산업 내 경쟁이 더 촉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FSC와 LCC의 영역이 일부 사례에서 흐릿해지며 하이브리드 항공사가 등장한 것이 그 예다.
 
이에 항공산업에 대한 정책이 적극적인 개입보다 관리·감독에 비중을 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철강이나 석유화학 산업에 대한 정부의 강도높은 자율 구조조정 유도 등과 대비된다. 높은 환율, 변동성이 잡히지 않을 경우 업계의 위기가 심화될 것인데,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4차 항공정책기본계획에 따르면 2025~2029년동안 정부의 항공 정책 목표는 장거리 노선에 대한 대체 항공사를 적극 지원해 독과점 우려를 완화하고, 국적 항공사의 재무 능력을 관리해 국적 항공사의 소비자 보호 능력을 높이는 것이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에서는 항공산업에 대한 초점이 기업의 생존 능력보다 소비자 보호에 맞춰져 있다고 평가한다.
 
고환율에 LCC의 재무 체력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힘을 얻고 있다. LCC 구조조정은 M&A(인수·합병) 등 수단을 통해 LCC를 통합하고, 인수 주체 LCC로 모인 항공기를 합리적인 규모로 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과잉 경쟁이 나타나는 근거리 노선의 수익성을 회복해 고환율에 대한 면역력을 높이자는 것이다. 현 상황에서는 구조조정이 정부 개입보다 산업 자율로 이뤄질 공산이 크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코로나19 이전부터 LCC 구조조정 이야기는 나온 바 있었다. 최근 LCC 업계가 경쟁적으로 항공기 수를 늘렸지만 여행 수요는 점차 둔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어 향후 LCC 구조조정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