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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30일 15:0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온라인·모바일쇼핑이 주요한 쇼핑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홈쇼핑업계의 실적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 내 고질적인 문제인 송출수수료 해결을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대가검증협의체를 가동하고 있지만, 컨트롤타워역할을 하는 방송통신위원회의 파행 운영이 겹치면서 업계 내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GS리테일)
업계 평균 영업이익률 감소세 전환
30일 <IB토마토>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바탕으로 올해 3분기 누적 실적을 바탕으로 홈쇼핑 빅4업체인 현대홈쇼핑·GS샵·CJ온스타일·롯데홈쇼핑 영업이익률의 평균을 환산한 결과 6.55%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평균인 6.83% 대비 감소한 수치다.
앞서 홈쇼핑업계 평균 영업익률은 2021년 10.30%로 두자릿수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온라인·모바일 쇼핑 트렌드가 확산된 가운데 텔레비전(TV)를 시청하는 소비자들이 줄어들면서 외형 축소와 함께 수익성이 저하되기 시작했다. 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은 2022년 8.58%, 2023년 5.14%로 감소하면서 2년 만에 수익성이 절반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홈쇼핑업계가 라이브방송과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서면서 지난해에는 영업이익률이 6.74%로 소폭 개선됐으나, 올해 3분기 들어서는 재차 감소세로 전환했다.
특히 온라인 쇼핑 트렌드 확산과 TV 시청자수 감소로 인해 CJ온스타일을 제외한 업계 내 전반적인 실적 감소 또는 정체가 이어지고 있다. CJ온스타일의 경우 콘텐츠 기반의 숏츠 커머스 외부 채널을 확대하면서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거래액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체 추산 지난해 동기 대비 모바일 거래액은 62.8% 증가했다.
실제로 총거래액(GMV) 기준 TV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4.8%로 직전년도 대비 1.3%포인트 줄어든 반면 이커머스 비중은 53.2%로 1.5%포인트 증가했다. 같은기간 매출액은 1조3379억원에서 1조4514억원으로 늘었다. TV 의존도를 낮추면서 매출액이 늘어난 셈이다. 하지만 CJ온스타일의 경우 공격적인 마케팅과 투자를 통해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0.54%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홈쇼핑도 올해 3분기 매출액 6699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동기(6679억원) 대비 매출이 소폭 증가했다. 독점 판권 확보 등 포트폴리오를 프리미엄화하고 라이브커머스·유튜브 등 멀티채널에서 차별화 상품 론칭을 확대하면서 외형을 유지했다.
하지만 현대홈쇼핑과 GS샵 등은 여전히 매출 감소세가 이어지는 등 업계 내 실적 정체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올해 3분기 기준 지난해 동기 대비 현대홈쇼핑은 2.37%, GS샵은 3.67% 감소했다.
성장 정체에 송출 수수료 부담 심화
홈쇼핑 빅4의 합산 매출액은 약 3조352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3조3487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홈쇼핑업계 매출이 정체를 보이는 가운데 송출수수료 부담이 지속되면서 CJ온스타일과 롯데홈쇼핑은 한 차례 '송출 중단(블랙아웃)' 사태가 불거지기도 했다.
지난해 CJ온스타일은 수수료 협상 결렬로 인해 딜라이브와 아름방송, CCS충북방송에서의 홈쇼핑 방송 송출을 중단한 바 있다. 방송사업자들과 송출수수료 협상을 진행했으나, 유료사업자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제시한 송출수수료 가이드라인을 이행하지 않으면서다.
앞서 2023년에도 현대·롯데홈쇼핑이 케이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에 송출 중단을 통보했으나 과기정통부의 중재로 가까스로 타협점을 찾은 바 있다.
송출수수료란 TV홈쇼핑사가 유료방송사업자(IPTV, SO 등)가 보유한 채널로 홈쇼핑 방송을 내보내는 대가로 지불하는 일종의 임대료와 같은 비용이다. 업계 추산 송출수수료는 방송 매출의 7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마다 송출수수료로 인한 홈쇼핑업계와 유료방송사업자와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홈쇼핑-유료방송 업계가 협상 과정에서 숨기는 미공개 데이터를 정부 또는 제3의 기관이 검증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정부에서도 홈쇼핑 산업 진흥을 위한 규제 개선책을 연내 발표할 것을 약속했다. 이와 함께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홈쇼핑 재승인제를 폐지하고 송출수수료 협상 데이터를 외부 제3의 기관에 맡겨 검증하는 방안을 골자로 하는 유료방송 활성화를 위한 방송법 개정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방송 정책의 컨트롤타워인 방송통신위원회의 파행 운영이 겹치면서 근본적인 제도 개선과 분쟁 조정이 지연되면서 업계 내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정부가 송출수수료 상생 방안 등을 포함한 홈쇼핑 산업 진흥 규제 개선책을 연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발표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라면서 "홈쇼핑 방송 매출이 지속 감소하는 만큼 시장 변화를 반영한 합리적인 송출수수료 산정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