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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조현범 회장, 한국타이어 지분 '쪼개기 공탁'의 속내
이 기사는 2025년 12월 30일 15:4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조현범 한국앤컴퍼니(000240) (21,600원 ▲600원 +2.78%)그룹 회장이 증여세 납부를 위해 3년 넘게 유지해온 한국타이어앤(161390) (46,550원 ▲50원 +0.11%)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대규모 주식 공탁을 전면 해지한 뒤 이를 다시 쪼개 공탁하는 방식으로 지분 관리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 지분을 장기간 묶어두는 방어적 구조에서 벗어나 공탁과 담보대출을 병행하는 운용으로 전환하면서 재무 유연성과 지배구조 안정성을 동시에 고려한 행보로 해석된다.
 

(사진=한국앤컴퍼니)
 
장기 공탁 담보주식 해지 후 재설정…재무 유연성 제고
 
30일 재계에 따르면 조 회장은 최근 부친인 조양래 명예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한국타이어 주식과 관련한 증여세 납부 공탁 계약을 전면 재설계하며 지분 운용 방식을 수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조 회장은 지난 2022년 부친 조 명예회장으로부터 한국타이어 주식 701만9903주(지분율 5.67%)를 증여받으면서 약 1000억원대의 증여세 부담이 발생했다. 이에 조 회장은 증여세 납부를 위해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했다. 연부연납은 증여세가 2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최대 5년간 분할 납부할 수 있는 제도로 세무서에 담보를 제공해야 한다.
 
이에 조 회장은 같은 해 7월 용산세무서에 한국타이어 주식 440만주(지분율 3.55%)를 납세 담보로 공탁했다. 이후 약 3년이 경과한 지난 11월 28일 해당 공탁을 전면 해지했고 동시에 재공탁 절차에 들어갔다. 조 회장은 11월 20일 131만주를 용산세무서에 재공탁한 데 이어 지난 17일에는 120만주를 추가로 공탁해 총 251만주를 담보로 제공했다. 과거 440만주를 한 번에 묶어두는 방식이 아니라 공탁 물량을 분할해 설정한 것이 이전과 다른 점이다.
 
당초 증여세 납부를 위한 공탁 기간은 2027년까지 설정돼 있었고 해당 지분은 사실상 매각이나 담보 활용이 어려운 상태로 묶였다. 이번 분할 조정에 따라 시장에서는 세무조사가 일정 부분 마무리됐거나 납부 계획이 재조정됐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장기 공탁이 필요했던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지분을 장기간 묶어둘 실익이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공탁 해지 후 재공탁 규모를 줄인 것은 담보 여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라며 “향후 추가 자금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재무 유연성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한 조세관련 세무사는 <IB토마토>에 “연부연납 기간 중 공탁을 전면 해지했다가 분할 재공탁한 것은 세무 당국과의 협의를 거쳐 납부 구조를 재설계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 과세 이슈가 발생했거나 재무 전략상 공탁 물량 조정이 필요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경영진 인사 지배구조 안정 초점…공백기 관리 전략
 
이번 공탁 구조 변화는 현재 한국앤컴퍼니그룹이 처한 상황과도 맞물린다. 조 회장의 사법 리스크로 인해 경영 일선에서 공백이 발생한 상태다. 그룹은 전문경영인 중심의 운영 체제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가고 있지만 총수 부재 상황에서 지배구조의 예측 가능성을 유지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조 회장은 횡령·배임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가 2심에서 징역 2년으로 감형됐다. 이후 검찰과 조 회장 측이 쌍방 상고하면서 현재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다. 징역형이 선고된 상태인 만큼 구속 상태는 이어지고 있다.
 
조 회장 부재 상황에서도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이수일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국타이어 미국 공장 증설과 한온시스템(018880) (6,990원 ▼50원 -0.71%) 경영 정상화 등 주요 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룹은 비상경영 체제를 유지하며 경영 공백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연말 인사 역시 단기 실적보다는 중장기 경쟁력과 조직의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조치로 풀이된다.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안정적인 리더십을 기반으로 내실 경영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한국앤컴퍼니그룹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그룹 안팎의 환경과 글로벌 변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번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며 “중장기 성장과 안정적 경영 체제 구축, 변화와 혁신의 병행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