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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1월 20일 18:0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가계부채 확대의 주범으로 지목돼 온 주택담보대출이 은행권의 대표적 효자 상품에서 어느새 '미운 오리 새끼'로 전락했다. 당국의 전방위적 압박이 이어지면서 은행들은 단순한 대출 규모 조정이 아닌, 수익 구조 전반을 해체하고 다시 짜야 하는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과 포트폴리오 변화의 흐름을 짚고,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전환 비용과 구조적 한계를 들여다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은행권이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포트폴리오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은행들은 비이자이익 확대와 자산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강조해왔지만, 부동산 호황기를 거치며 주담대 비중은 오히려 크게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 정부가 은행권에 투·융자 확대를 강하게 주문하면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사진=각 사)
주담대 비중 여전히 높아
20일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총액은 494조원에 이른다. 각 은행의 가계대출 중 주담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다. 같은 기간 4대 시중은행의 원화 대출 1323조원 중 37.3%, 가계대출 618조원 중 79.8%에 이른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더불어 가계대출을 적극적으로 확대했으나, 3분기부터는 가계부채 강화로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가계부문 완충자본을 부과하고 추가 규제 가능성이 있어 가계대출 규모를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 몇년간 꾸준히 비중을 끌어올리던 기업대출 비중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는 전망도 이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말부터 대부분의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걸어 잠근 8월과 11월 이후부터는 전체 금융권의 주담대 증가폭도 감소했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세부적으로 뜯어봐도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해 11월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8000억원 증가했으며, 12월에는 되레 7000억원 감소하는 양상을 띠었다. 이 중 12월 중 은행 자체의 주택담보대출은 1조3000억원이 감소했다. 디딤돌 버팀목을 제외하면 모든 형태의 주택담보대출이 감소한 셈이다.
은행권 전체의 분위기는 각 사의 포트폴리오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2022년 말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4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비중은 모두 증가했다. 국민은행의 기업대출 비중은 48%에서 50%로 확대됐으며, 신한은행은 52.2%에서 54.3%, 우리은행 53.4%에서 53.9%, 하나은행도 기업여신 비중을 57.3%에서 59.7%로 늘렸다.
기업대출 비중 확대…포트폴리오 변화 감지
은행권은 주담대를 멀리하는 대신 생산적 금융에 집중한다. 생산적 금융은 지난해 말부터 은행권의 주요 화두로 자리잡았다. 생산적 금융이란 생산적 영역에 금융 자원을 투입하는 것을 뜻한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에 몰려있던 포트폴리오를 분산시키고, 대출 여력을 보다 생산적인 대출처로 이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실물투자 확대 효과와 자금 배분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어 10대 전략산업 등 국가 발전에 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주택담보대출 등에 쏠려있는 포트폴리오를 국가의 강제성을 더해 조정하고 있다.
4대 시중은행은 빠르게는 지난해 9월 느리게는10월 생산적 금융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4대 시중은행의 경우 금융지주의 생산적 금융 전체 규모는 80조원에서 110조원에 이른다. 은행은 투자와 융자 등 계열사와 함께 생산적금융 주체가 된다.
다만 지속적으로 확대되던 은행권의 기업대출 잔액은 12월에는 주춤한 모양새다. 대부분의 기업의 회계 연도가 끝난 탓에 계절적인 비수기가 영향을 미쳤다. 특히 연말 부채 관리 차원에서 대출을 상환한 것도 한몫했다.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은 844조7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4조7000억원 감소했다.
기업대출을 확대하고 있으나, 수익성으로 반영될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막 우량 대출을 선별하고 대출을 실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투자의 경우 더 통상적으로 펀드 등을 통해 실행하기 때문에 장기전에 돌입한다. 스타트업 등을 육성하면서 성과를 내기까지 시간이 소요되는 탓이다.
융자의 경우 투자에 비해 단기적인 수익원이지만,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대두됐다. 다만 은행권은 부동산을 담보로하는 대출 대신 보증기관과의 협약을 통해 안정성 확보에도 나섰다. 기술력은 있으나 은행 대출이 힘든 경우 보증기관으로부터 신용을 보강받아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은행과 기업이 서로 윈윈인 셈이다. 우량한 기업에 대한 융자로 주택 담보 대출 위주보다는 기업 대출로의 자산 재구성을 진행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주택담보대출 대신 우량 기업으로의 융자를 확대하고 있다"라면서 "국내 우량 기업 성장과 더불어 은행은 안정적인 이자 수익원을 마련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