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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폐기물 쥔 PEF)③'빅3' 시장 독주…처리비 인상 현실화되나
이 기사는 2026년 01월 21일 11:2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PEF)가 국내 폐기물 처리 시장을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폐기물 산업은 ESG 관점에서 주로 조명돼 왔지만, 투자 현장에서는 인허가 장벽이 높아 경쟁이 제한된 인프라 자산으로 인식돼 왔다. 최근 수도권매립지 직매립 금지와 폐기물 수출입 규제 강화 등 정책 변화가 맞물리면서, 폐기물 시장은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중장기 성장성을 갖춘 섹터로 재평가되는 분위기다. <IB토마토>는 폐기물 처리 산업의 구조와 정책 변수, 이를 둘러싼 사모펀드의 투자 전략을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국내 폐기물 처리 시장이 과거 영세 업체들의 난립 시대를 지나, 대형 건설사와 사모펀드(PE)가 주도하는 '빅3' 중심의 과점 체제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시행된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조치는 처리 단가 상승과 인프라 확보 경쟁을 유발하며 시장의 수직계열화를 더욱 부추기는 모양새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폐기물 시장 규모는 2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폐기물 시장은 단순 처리(소각·매립)를 넘어 순환경제(폐기물 → 재활용 → 에너지/원료화)로 이어지는 구조로 전환되면서 최근 몇 년 동안 사모펀드들의 관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10년대 후반부터 글로벌 사모펀드 맥쿼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E&F PE 등이 폐기물 시장에 뛰어들었고, 국내 대기업인 SK에코플랜트와 아이에스동서(010780) (27,650원 ▼650원 -2.35%)가 전국의 유망 업체들을 대거 인수하면서 대형화가 이뤄졌다.
 
(사진=에코비트)
 
국내 폐기물 ‘빅3’, 이제는 사모펀드가 주인
 
해외 주요 선진국에선 폐기물 시장이 1990년대 후반부터 이미 과점 단계로 넘어갔다. 일례로 미국의 경우, 폐기물 시장은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리퍼블릭 서비스, 웨이스트 커넥션 등 상위 3개 대형 기업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는 공고한 과점 체계를 형성하고 있다. 
 
과점 체계는 1976년 제정된 자원보존회복법(RCRA)이 1980년대 후반부터 본격 적용되면서 가속화됐다. 매립지 운영에 엄격한 환경 기준(침출수 및 메탄 가스 관리 등)이 도입되었고, 막대한 환경 시설 투자비를 감당하지 못한 지방 정부와 중소 업체들이 매립지를 폐쇄하거나 대기업에 매각하면서, 자본력이 풍부한 대형사 중심으로 시장이 급격히 재편됐다.
 
국내 폐기물 시장도 최근 몇 년간 대형 M&A와 사모펀드들의 자본력이 투입되면서 에코비트, 리뉴원·리뉴어스·리뉴에너지충북(과거 SK에코플랜트 자회사), 코엔텍 등 소위 '빅3' 기업이 주도하는 시장으로 고착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최근에는 대기업이 보유하고 있던 주요 폐기물 기업들이 전부 사모펀드로 넘어가면서 과점 체계가 굳어지는 모습이다.
 
코엔텍의 경우, 이번 달 홍콩계 사모펀드 거캐피털이 E&F PE와 IS동서로부터 코엔텍 지분 100%를 5억달러(약 7350억원)에 인수하면서 주인이 바뀌었다. 코엔텍은 단일 사업장 기준 처리 용량으로 국내 폐기물 소각 및 증기 생산 부문 1위 사업자다. 거캐피털은 이번 코엔텍 인수에 그치지 않고, 설비 증설과 동종업체 추가 인수를 통해 아시아 폐기물 사업의 전략적 거점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의 주요 환경 자회사들도 지난해 말 세계 3대 사모펀드 운용사로 꼽히는 KKR에 넘어갔다. SK에코플랜트의 전신인 SK건설은 당초 사명까지 바꿔가면서 친환경 플랫폼 기업으로 사업 전환을 시도했지만, 약 250%에 달하는 부채비율을 감당하지 못하고 매각 수순을 밟게 됐다. 앞서 SK에코플랜트는 2020년 리뉴어스를 1조500억원에 인수하고 이듬해 폐기물 처리 업체 8곳을 8256억원에 사들여 리뉴원으로 합병한 바 있다.
 
국내 1위 폐기물 처리업체 에코비트도 대기업에서 사모펀드로 주인이 바뀌었다. 에코비트는 태영그룹과 KKR가 기존 주인이었지만, 2024년 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IMM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에 약 2조700억원에 매각됐다. 에코비트는 소각/스팀부터 매립, 수처리, 재활용 분야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미 끝낸 상황이다. 지난해 폐기물 매립부문 중심으로 수익성이 둔화하면서 높은 차입 부담이 이어지고 있지만, IMM 컨소시엄은 향후 폐기물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IMM PE는 코엔텍 인수전에도 참전한 바 있다.
 
코엔텍 울산 폐기물 소각 시설 (사진=코엔텍)
 
굳어지는 과점 체계…규제 강화에 따른 부작용 우려
 
일각에선 굳어지는 과점 체계로 인해 폐기물 시장에서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규모를 키운 폐기물 업체들이 특정 지역의 매립지와 수거 노선을 독점하면서, 지자체 등이 지불하는 폐기물 처리 비용이 크게 오른다는 것이다. 특히 대형사가 인허가가 까다로운 매립지를 소유하고 있어, 독립적인 소규모 수거 업체들은 대형사 매립지를 이용할 때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거나 비용을 버티지 못해 매각되면서 과점 체계가 더욱 고착화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의 ‘빅3’ 폐기물 기업들은 특정 지역의 매립지와 수거 노선을 독점하면서 폐기물 처리 비용이 가파르게 올랐다. 특히 펜실베이니아주 앨런타운의 경우 지난해 5월 기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와의 계약 종료를 앞두고 실시한 입찰에서 새로운 계약은 첫해에만 46% 인상, 2년 차에는 총 78%까지 비용이 상승하는 조건으로 계약이 체결되기도 했다. 시 의회는 별다른 대안도 없어 이를 울며 겨자 먹기로 승인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해외에선 이미 폐기물 수거 비용이 물가 상승률을 크게 상회하면서 가계와 지자체 예산에 큰 부담을 주자 ‘그린플레이션’ 문제가 대두된 것처럼, 국내 폐기물 업체들도 환경 규제 준수 비용을 명목으로 처리비를 인상하면서 지자체의 공공 서비스 요금 등이 덩달아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에선 올해부터 시행된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에 이어 국회에 폐기물 수출입 제한 법안이 상정되어 있다. 이는 폐자원 순환경제 촉진 명목으로 추진된 법안이지만, 해외로 수출되던 폐기물들이 국내에 머무르게 되면 폐기물 처리 단가는 더욱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소각·매립·재활용 인프라는 단기간에 확충도 불가능다는 점에서 그에 따른 비용은 납세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국내 폐기물 시장은 사모펀드와 대기업 주도 하에 대형 플랫폼화가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단순한 규모의 경제를 넘어, 폐배터리 재활용이나 수소 에너지화 같은 고부가가치 기술 역량이 기업 가치를 결정짓는 핵심 지표가 되면서 자본력을 갖춘 상위 업체들로의 승자독식 구조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