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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17일 09:0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송혜림 기자] 현재 5대 1 주식 액면 병합을 진행 중인
한울반도체(320000) (2,250원 ▼125원 -5.54%)가 22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까지 예고하면서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한울반도체는 2024년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 자기자본의 50%를 넘겼고, 지난해에는 유상증자 등을 통해 해당 비율을 45% 수준으로 낮췄다. 다만 올해 다시 50%를 초과할 경우 관리종목 지정 대상이 될 수 있어 자본확충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이에 회사는 최근 전환사채(CB) 발행, 액면 병합에 이어 추가 유상증자 카드까지 꺼낸 상태다. 한울반도체의 최대주주(24.2%)인
한울소재과학(091440) (7,990원 ▼340원 -4.25%)이 지분율 만큼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할지도 관심사다. 업계에서는 유상증자 후 법차손 리스크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지만, 결국 실적 회복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미봉책에 그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울반도체 로고. (사진=IB토마토)
유증 자금 대부분 채무 상환…대주주 참여 여부 확인 필요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반도체 장비를 공급하는 코스닥 상장사 한울반도체(구 윈텍)는 최근 보통주 470만 주를 신규 발행하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유상증자 추진에 나섰다. 조달 자금은 228억 6550만원으로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한 유상증자 규모(180억원)보다 크다. 회사는 이번 유상증자의 74%(170억원)를 채무상환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한울반도체는 주식 액면 병합을 진행하고 있어 액면 병합 후 진행되는 유상증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한울반도체는 지난달 5대 1 규모의 주식 병합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발행 주식 수는 약 3334만 4050주에서 666만 8810주로 줄어든다. 이번 유상증자 주식 수는 액면 병합 후 전체 주식의 70%에 달하는 규모다. 액면 병합은 기업 가치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주식이 합쳐지면서 1주당 가격이 높아진다. 액면 분할 후 신주 상장 예정일은 다음달 8일이다.
현재 한울반도체는 유동성 악화로 차입금 상환을 감당할 현금 곳간이 여의치 않은 상태다.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72억원 적자를 기록했고, 유동비율은 396.6% 수준에서 지난해 136.9%까지 떨어졌다. 현금성 자산은 277억원인 반면 유동부채는 65억원에서 597억원으로 급증했다.
유동부채를 들여다보면 부채로 잡힌 유동전환사채가 150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크다. 매입채무는 21억원, 단기차입금은 97억원이 잡혀 있다. 또 파생상품금융부채는 92억원, 신주인수권부사채는 75억원을 기록했다. 회사가 영업을 통해 현금을 벌지 못하는 상황에서 단기 만기 구조 자체도 빡빡한 상황이다.
아울러 유상증자의 흥행 여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현재 한울반도체의 최대 주주는
한울소재과학(091440) (7,990원 ▼340원 -4.25%)으로 지분율은 전환사채권 포함 24.2%이다.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면 지분율 만큼 55억원을 납입해야 한다. 다만 한울소재과학의 지난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7억원 규모다. 1년 내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금융자산은 31억원으로 합치면 약 68억원이지만, 현금 자산 대부분을 증자에 활용하면 운전자본이 고갈될 우려가 크다. 한울소재과학은 매출 감소와 원가 부담으로 6년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또 한울반도체가 지난해 12월 CB 발행 결정 정정 공시 지연으로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된 만큼, 기업 신뢰도가 하락한 상황에서 일반 주주들의 유상증자 참여가 저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법차손 부담 여전…관건은 '실적 회복'
유동성만 문제는 아니다. 사실 한울반도체가 주식 병합에 유상증자까지 나서는 등 자본 확충에 집중하는 이유는 법차손에 의한 관리종목 지정 리스크도 한 몫하고 있다. 한울반도체는 지난 2024년 실적 하락으로 법차손 비율 57.7%를 기록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전환사채(CB) 발행과 유상증자 등으로 법차손 비율을 50% 이하(45%)로 낮췄다. 이 때문에 올해 또 다시 법차손 비율이 50%를 넘길 경우 관리종목 지정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법차손은 법인세차감전손실을 의미한다. 코스닥 상장사는 최근 3개년도 중 2개년도 법차손이 자기 자본의 50%일 경우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지정 이후에도 지정 사유가 해소되지 않으면 상장폐지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이다.
실적 측면에서도 부진이 이어졌다. 한울반도체는 지난 2024년 연결 기준 44억원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는 50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당기순손실 역시 219억원 적자를 지속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원가율이 81.6%를 기록해 전년 대비 4%포인트 상승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유가 상승의 여파로 원재료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란 게 기업 측 설명이다.
적자 기조를 지속하면 당분간 법차손 위기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법차손 규모는 2024년 220억원, 2025년 205억원 등 매년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속된 영업 적자로 결손금 규모는 2024년 62억원에서 지난해 281억원으로 4배 넘게 커졌다. 대규모 결손금이 누적된 상황에서 올해도 당기순손실이 난다면 기말 자본총계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유동성 위기부터 관리종목 지정 위험까지 털어내려면 본업에서의 실적 회복이 사실상 우선인 셈이다. 이런 측면에서 연간 매출이 2024년 95억원에서 지난해 115억원으로 늘어난 점은 주목해 볼 만하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도래하면서 주요 제품 중 하나인 칩(Chip) 검사장비 수주가 늘며 매출도 덩달아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 최근엔 삼성전기와 15억원대 규모의 마이크로칩 외관검사장비 공급 계약을 맺었고, 공시할 규모까진 아니지만 반도체 장비 관련 수주도 꾸준히 늘고 있단 게 기업 측 설명이다.
업체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주요 사업들이 좋은 흐름을 띄고 있진 않다. 주요 고객사 중 하나인 SK넥슬리스 폴란드 공장 증축에 장비를 공급하려 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증축이 지연되며 어려움을 겪었다"라면서 "다만 지난해 12월 흑자 회사인 비트로를 인수해서 올해부터 연결 손익에 잡힐 예정이고, 여러 신규 사업을 준비하는 만큼 비슷한 규모의 실적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혜림 기자 divi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