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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IB&피플)김동식 하나증권 경영전략본부장
이 기사는 2026년 05월 13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하나증권은 신규 발행어음 인가를 준비해온 증권사 가운데 가장 절실한 곳으로 꼽힌다. 부동산금융을 중심으로 기업금융(IB)을 키워왔지만 고금리 국면에서는 뼈아픈 사업 구조조정을 견뎌야 했다. 사업 정상화를 넘어 재도약의 발판이 필요한 시점에 수년 만에 재개된 금융당국의 발행어음 신규 인가는 하나증권에 한 줄기 빛과 같았다.
 
하나증권은 발행어음 인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투자심사부터 운용까지 전 과정을 원점에서 다시 설계했다. 실제 업무에 필요한 관리 시스템도 새로 구축했다. 금융당국이 요구한 모험자본 공급 계획 역시 단순한 방향 제시에 그치지 않고 세부 운영 방안까지 마련했다. 발행어음 사업을 총괄하는 김동식 하나증권 본부장은 여기에 더해 장기적인 운용 차별화에 방점을 찍었다. 당장의 상품 금리 경쟁보다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쌓는 것이 장기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판단에서다.
 
<IB토마토>는 김동식 하나증권 경영전략본부장 겸 종합금융본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하나증권의 발행어음 사업 준비 과정과 모험자본 공급 전략, 초대형IB 도약 구상을 짚어봤다.
 
김동식 하나증권 경영전략본부장 (사진=하나증권)
다음은 김 본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현재 담당하는 업무와 이끌고 있는 조직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하나증권의 경영전략본부장(CFO)과 종합금융본부장을 겸임하고 있다.
하나증권의 종합금융본부는 지난해 12월 발행어음 인가 이후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신설된 조직이다. 발행어음 기획과 조달부터 운용과 사후관리 등 전 과정을 총괄하고 있으며, 모험자본과 생산적 금융 공급 계획을 추진하는 업무도 맡고 있다.
 
-하나증권 발행어음에 대한 시장의 호응이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상품 구성에서 특별히 신경 쓴 점과 향후 발행어음 운용 계획을 말해달라.
△하나증권도 첫 발행부터 이렇게 시장의 호응도가 높을 줄은 몰랐다. 이는 시중 자금이 은행예금에서 증권사 상품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나증권이 상품 구성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과도한 금리 경쟁을 지양하되, 투자자에게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는 구조를 설계하는 일이었다.
막연히 높은 금리만을 제시해 시장에서 승부를 보기보다는 투자자가 보다 지속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투자를 할 수 있게 하자는 목표에 집중했다. 이어 아직 투자가 어려운 신규 고객과 휴면 고객에게는 새로운 상품 구조를 판매해 투자자 저변을 넓히는 것에도 신경 썼다.
올해 목표 발행어음 조달 규모는 2조원이다. 이후 연간 2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CMA와 외화 발행어음 등 상품군도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신규 발행어음 증권사들에게 가장 큰 고민은 모험자본 투자를 어떻게 할 것인가다. 하나증권이 구상하는 모험자본 투자 계획은 무엇인가.
△실제 모험자본 공급을 어떻게 할 것인가는 신규 발행어음사에게 가장 무거운 과제이지만, 동시에 차별화의 핵심이다. 하나증권은 발행어음 인가를 준비하면서 이 점을 가장 잘 준비한 증권사라고 자부한다.
하나증권의 투자 전략은 크게 세 축으로 가져가려 한다. 첫 번째는 직접투자다. 중소·중견기업의 Pre-IPO부터 성장단계 기업 대상 상환전환우선주(RCPS) 투자를 준비 중이다. 두 번째인 간접투자는 벤처캐피탈(VC)이나 사모펀드(PE)에 출자자(LP)로 참여해 포트폴리오 분산과 운용사 전문성을 동시에 확보할 방침이다.
세 번째인 지역·전략산업은 하나증권만이 가지는 차별화 전략의 핵심이다. 앞서 제주·부산·전북 등 지역창조경제혁신센터와 모험자본 투자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2000억원 규모의 민간벤처모펀드를 조성해 비수도권 혁신기업 발굴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과거 부동산금융에 과도하게 쏠린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혁신기업으로 자금이 흐르는 선순환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 하나증권 모험자본 투자의 핵심 목표다.
 
-발행어음은 상품 특성상 조달 기간과 중장기 투자 운용 사이의 만기 미스매치 우려가 있다. 하나증권의 대비책은 무엇인가.
△만기 미스매치는 발행어음 사업에서 가장 본질적인 리스크 중 하나다. 하나증권은 이를 세 가지 장치로 관리할 계획이다.
첫째는 자산 포트폴리오의 유동성 레이어링이다.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의 일정 수준을 고유동성 자산인 국공채, CD, RP 등으로 상시 유지해 환매·상환 안정성을 확보하고, 나머지를 기업금융 자산과 모험자본에 배분하는 구조다.
둘째, 만기 사다리(Maturity Ladder) 운용으로 투자자산의 만기를 단기·중기·장기로 분산 배치해 발행어음 만기 도래 시점과 자산 회수 시점 간 갭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특히 장기성 자산인 벤처투자는 간접투자 비중을 높여 회수 구조를 유연화하는 구조다.
셋째는 그룹 차원의 다층 방어 구조다. 하나증권은 신용등급과 회사 고유자금, 하나금융그룹 차원의 유동성 지원 채널로 세 겹의 안전장치를 작동해 운영할 계획이다. 여기에 발행어음관리위원회라는 별도 조직을 구성해 상품 운영 모니터링과 운영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통제할 예정이다.
 
-발행어음 인가 이후 하나증권 IB가 한 단계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운용 방향성을 말해달라.
△안정적인 조달 수단이 더해지면서 전사적 사업 경쟁력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었다는 평가에 동의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도 뒤따르는 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발행어음에서 모험자본 공급을 비롯한 생산적 금융이 강조되는 만큼 중소·중견기업 지원과 이를 통한 IB 역량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통해 앞서 언급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현재 하나증권이 목표로 하는 방향성이다.
혁신기업 발굴이 그 기업에 필요한 IPO, M&A 등 IB 딜 수익으로 이어지고, 딜 수임으로 얻은 수익이 다시 기업 발굴로 이어지는 구조다.
이를 위해 하나증권뿐 아니라 하나금융그룹 내 하나은행, 하나자산운용, 하나벤처스 등 계열사와 다방면의 협업을 구상하고 있다.
 
-투자 운용 관점에서 현재 가장 주목하는 시장이 있다면 무엇인가.
△투자 운용 관점에서 집중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분야는 K-미래전략산업 ABCDEF 분야다. 정부가 육성 의지를 명확히 한 AI, 바이오, 방산, 뷰티(K-뷰티) 등 시장 기업은 향후 정책적 뒷받침과 글로벌 시장 성장성이 동시에 확보된 영역이다. 중장기 관점에서 리스크 대비 기대수익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어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비수도권 혁신기업 투자다.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역균형발전에 기여하는 생산적 금융이란 경쟁 증권사와 대비되는 하나증권의 차별화 전략이 그 바탕이 된다.
한편 대기업 딜도 놓칠 수 없다. 현재 주요 대기업 중 기술력과 사업성이 1차적으로 검증된 기업을 중심으로 전략적 투자자(SI)와 재무적 투자자(FI) 포지션을 병행하며 엑시트까지 안정적으로 동행할 수 있는 ‘스마트 캐피탈’ 역할을 하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 특히 해당 딜은 하나금융그룹의 네트워크와 연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리스크 대비 수익률이 매력적인 구간을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공략할 생각이다.
 
-하나증권은 신규 발행어음 증권사 중 가장 간절하게 발행어음 인가를 준비해왔다. 발행어음 인가에 대한 소회를 말해달라.
△하나증권 임직원 1800명이 정말 간절하게 인가를 준비했다. 하지만 그만큼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준비를 하면서 가장 우선적으로 갖춰야 할 것은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 체계의 질적 고도화였다. 발행어음은 투자자 자금을 증권사 신용으로 보증하고 조달하는 상품이다. 일반 상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건전성과 투명성이 요구된다. 그래서 투자심사부터 원점에서 재설계를 거쳐야 했고, 실제 업무에 필요한 관리 시스템 구축과 IT 인프라 보강이 필요했다.
한편으로는 발행어음 이후 어떤 증권사가 될 것인가 하는 고민도 컸다. 후발주자로서 공격적으로 나가야 할지, 장기적인 관점에서 준비해야 할지도 고민거리였다.
오랜 고민 끝에 하나증권은 후자를 선택했다. 장기적인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