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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4일 18:3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네이버가 운영하는 리셀 플랫폼 '크림'이 지난해 1000억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벌어들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순이익이 금융부채평가이익이 반영된 회계상 수치라는 점에서 실질적인 현금 유입이 발생하지 않은데다 회계상 순이익 역시 일회적인 성격이 짙다는 점에서다. 영업적자가 지속되면서 현금 및 현금성자산 또한 200억원 넘게 감소해 유동성 부담은 여전하다.
(사진=크림)
지난해 이어 올해도 외형성장 '기대'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크림은 매출 202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년도(1776억원) 대비 약 14.07% 증가했다.
크림은 지난 2021년 1월1일자로 스노우로부터 물적분할돼 설립된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 기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기업이다. 지난 2021년 1분기부터 패션, 명품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다. 2022년 460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은 2023년 1222억원으로 3배 가까이 급성장했다. 2024년부터는 성장폭이 다소 둔화됐지만 여전히 두자릿수 외형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네이버의 소비자간거래(C2C) 플랫폼 외형성장이 전년 동기 대비 57.7% 성장하면서 크림의 매출 성장세 역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네이버는 크림외에도 소다, 포시마크, 왈라팝 등을 포함한 C2C 사업부문은 올해 1분기 매출은 3511억원을 기록하면서 직전년도 동기(2227억원) 대비 크게 증가했다. 왈라팝 편입 효과와 포시마크, 크림, 소다 등의 거래 확대가 반영된 결과다.
지난해 연간 9865억원에 달하던 C2C 매출액 중 크림이 차지하는 비중은 20.53%에 이른다. C2C 사업 부문에서 비중과 성장성 등을 고려할 때 크림은 올해 들어서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크림의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는 점이다. 2022년 861억원에 이르던 영업손실은 2023년 408억원, 2024년 89억원으로 개선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적자다. 지난해에도 81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지속되는 적자 속 투자금 상환 '코앞'
지난해에는 지속적인 영업손실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이익이 1355억원 유입되면서 눈길을 끈다. 약 1430억원의 평가이익이 금융수익으로 반영된 결과다.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부채(FVPL)의 공정가치 재평가에 기인한 것으로 일시적인 회계상 순이익으로 분석된다.
K-IFRS에 따라 크림의 RCPS는 보고기간말마다 공정가치로 재측정되는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부채(FVPL)'로 분류된다. 지난해 말 평가 결과에 따라 RCPS 부채의 공정가치가 직전 사업연도 대비 감소했고, 그 감소분이 손익계산서상 금융수익(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부채평가이익)으로 인식됐다. 재무상태표상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부채 잔액 또한 5696억원에서 4267억원으로 약 1430억원 줄었다.
RCPS는 그동안 크림이 운영과정에서 투자 받아왔던 자금이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총계 5018억 원 중 RCPS 관련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부채가 4106억원으로 약 82%를 차지하고 있다. 같은기간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해 크림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404억원)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많다.
대규모 RCPS가 부채로 분류되면서 크림은 수년째 회계상 자본잠식 상태다. 지속적인 순손실로 인해 결손금 2788억원을 기록 중이다. 이는 직전년도 말(4141억원)대비 크게 줄어들었지만, 자본총계는 1765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도 62억원에 그쳤다. 직전년도(187억원) 대비 3분의 1수준으로 현금 유입이 줄어들었다. 손익계산서상 RCPS 평가손익이 영업활동현금흐름 산정 시 가감 조정돼 제거된 영향이다. 현금창출력이 감소한 가운데 투자활동현금흐름과 재무활동현금이 각각 269억원, 47억원 유출되면서 지난해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전년 대비 254억원 감소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의 감소는 유동자산 감소로 이어졌다. 지난해 유동자산은 819억원으로 직전년도(868억원) 대비 감소했다. 같은기간 유동부채가 크게 줄면서 유동비율은 전년(14.0%) 대비 2.80%포인트 개선됐으나 16.80%로 여전히 저조하다.
특히 RCPS 상환은 상법상 배당가능이익 한도 내에서만 가능해 결손금 상태에서는 회사가 임의로 상환을 진행할 수 없다. 이 점에서 당분간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체 측은 향후 RCPS가 보통주로 전환되는 시점에 부채가 자본으로 재분류되면서 자본잠식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기업가치가 낮을 경우 보통주 전환 보다 원금과 보장수익률만큼 배당 또는 이자로 상환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 크림의 미래 기업가치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크림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영업비용 중 매출 규모 대비 비중이 큰 항목은 실질적으로 현금 유출이 없는 주식보상비용과 감가상각비·사용권자산상각비·무형자산상각비로, 이들 비현금성 비용을 제외한 조정 상각 전 영업이익(Adjusted EBITDA) 기준으로는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라며 "향후 매출 성장과 비용 효율화로 영업손실 폭을 꾸준히 축소해 나가는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