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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8월 4일 17:2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장민지 기자]
HS효성첨단소재(298050) (370,500원 ▼2,500원 -0.67%)가 자기자본의 두 배가 넘는 해외 자회사 채무보증을 안은 채 투자 확대에 나서면서 재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 보증 대상 자회사 상당수가 적자를 내고 3곳은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추가 자금 지원이나 대위변제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여기에 잉여현금흐름 적자가 이어지고 1조원대 스틸코드 매각까지 철회된 상황에서 자동차·배터리 소재 투자를 늘리고 있어 현금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자기자본 두 배 채무보증…자회사는 자본잠식 '심화'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S효성첨단소재의 해외 자회사 채무보증 잔액은 1조 6807억원으로, 자기자본 8265억원 대비 203.3%에 이른다. 자기자본의 두 배가 넘는 우발채무를 짊어지면서 재무 부담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중국발 저가 소재 과잉공급으로 탄소섬유 등 주력 품목의 판매단가가 떨어지면서 해외 자회사들의 실적이 흔들렸고, 이로 인해 잠재 재무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해외 종속법인 8곳 가운데 베트남법인과 꽝남(Quang Nam)법인 두 곳을 제외한 6곳이 모두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들 적자 법인에 대한 채무보증만 7206억원으로 전체 채무보증 잔액의 42.9%에 달한다.
특히 스틸코드를 생산하는 중국 칭다오(Qingdao)법인, 탄소섬유를 생산하는 중국 장쑤(Jiangsu)법인, 독일 지주사(GST Global GmbH)는 나란히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이들에 대한 채무보증만 총 4208억원으로 전체 채무보증의 25%를 차지한다. 중국발 저가 소재 확대로 영업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당기순손실이 누적됐고 이로 인해 결손금이 자본총계를 갉아먹으면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이다.
실제로 칭다오법인은 올해 1분기 매출 13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144억원 대비 3.5% 줄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26억원으로 전년 동기 11억원보다 적자 폭이 두 배 넘게 커졌다. 자기자본 역시 -674억원으로 2019년부터 7년 간 완전자본잠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장쑤법인은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98억원에서 131억원으로 늘었고 당기순손실도 106억원에서 38억원으로 줄어들면서 개선 흐름을 보였지만, 여전히 적자에서는 빠져나오지 못했다. 자기자본은 -239억원으로 지난해부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접어들었다. 같은 기간 총자산과 총부채는 각각 1250억원, 1489억원으로 2024년 대비 총자산이 11.6% 줄어드는 사이 총부채는 오히려 16.5% 늘면서 잠식 폭이 더 벌어졌다.
독일 법인은 올해 1분기 매출이 118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1%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은 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배 불어났다. 자기자본은 -59억원으로 2023년 말 처음 자본잠식에 빠진 뒤 3년째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채무보증은 모회사의 직접 차입금은 아니지만, 보증을 선 계열사의 수익성과 현금창출력이 흔들리면 그 부담은 결국 모회사의 신용보강으로 돌아올 수 있다. 무엇보다 이들 세 법인처럼 당기순손실이 누적돼 자본잠식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태라면 차입금을 스스로 갚을 능력이 저하된 상태로, HS효성첨단소재가 추가 자금을 지원하거나 더 나아가 부채를 대신 상환해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자회사에 대한 채무보증 규모가 자기자본을 크게 웃돌고, 자회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거나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된다면 모회사의 잠재 재무 리스크는 상당히 커질 수 있다"며 "자회사 경영 정상화를 위한 추가 출자나 자금 지원이 불가피할 수 있고,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대위변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향후 모회사의 현금유출이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FCF 3년 연속 적자…신사업·본업 투자는 오히려 '가속'
잠재 재무 리스크가 커지는 와중에도 HS효성첨단소재는 해외 자회사에 대한 투자를 오히려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2차전지용 실리콘 음극재 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신규 해외법인 인수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계획은 벨기에 소재기업 유미코아의 자회사 EMM 지분 인수에 총 1억 2000만유로(약 2074억원)를 투입해 지분 80%를 확보하는 것이다.
투자는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집행되고 있다. 지난 3월에 대여금을 출자전환하는 방식으로 6000만유로(약 1035억원)를 지분으로 전환했고, 지난 6월에는 해당 벨기에 법인 사명을 HS효성에너지솔루션BV로 변경했다. 이어 지난달 24일 2000만유로(약 345억원) 규모의 현금 출자로 추가 지분을 취득했다. 이를 통해 벨기에 법인에 대한 지분율은 72.73%까지 올라간 상태다. 향후 나머지 4000만유로까지 모두 투입되면 최종 지분율은 80%로 확정될 예정이다.
여기에 올해 1분기 타이어보강재를 만드는 인도법인에도 236억원을 추가 출자하며 기존 사업 확장의 고삐도 늦추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런 투자를 뒷받침할 회사의 현금창출력이 이미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342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같은 기간 342억원의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이 단행되면서 잉여현금흐름(FCF)은 -107억원으로 적자를 냈다. 2023년부터 국내외 공장 증설이 이어지면서 FCF는 2024년 -240억원, 2025년 -147억원으로 2년 연속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4월 1조원 규모 스틸코드 매각까지 무산되면서 대규모 자금 유입의 물꼬마저 막혔다. 스틸코드는 타이어 내부에서 차량 하중과 충격을 견디는 철선 보강재로, 이 사업의 수요 안정성과 고객사 기반이 재부각되면서 매각 대신 사업을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HS효성첨단소재는 기존 자동차 소재 사업의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배터리 소재 신사업을 키우는 '투트랙' 전략으로 노선을 재정비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중국발 저가 소재 공세로 기존 사업의 수익성과 현금흐름이 이미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사업에 들어갈 자금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결국 본업의 영업 체력 개선과 음극재 신사업의 시너지가 동시에 발휘되는 것이 사업 확장 승부수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HS효성첨단소재가 스틸코드 사업 매각을 철회한 것은 장기적인 기업가치를 고려한 결정이지만 현금창출력이 둔화된 상황에서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 기회를 놓친 측면도 있다"며 "배터리 소재 사업은 중장기적으로 성장성이 높은 사업이지만, 현재는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와 공급 과잉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아 단기간에 신사업으로 실적을 크게 개선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장민지 기자 wkdalswl0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