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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아워홈 떠난 구미현, 본느에 340억 베팅…가족 지배체제 구축
이 기사는 2026년 08월 4일 18:4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송혜림 기자] 구미현 전 아워홈 회장이 코스닥 화장품 기업 본느(226340) (2,480원 ▼50원 -2.01%) 지배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영권 인수에 이어 자녀들이 지배하는 법인과 함께 2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까지 인수하면서 향후 전환 시 구 전 회장 일가의 지분율은 70%를 웃돌게 된다. 다만 이번 CB에는 주가 하락 시 전환가를 낮추는 리픽싱 조항이 빠졌다. 본느의 실적 회복과 주가 상승 여부가 지배력 확대를 넘어 투자 성과까지 좌우하게 된 셈이다.
 
(사진=본느 홈페이지)
 
CB 전환 시 일가 지분 71.7%…자녀 법인 2대주주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본느가 지난달 말 2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데 이어 이번엔 총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섰다. 이번 5·6회차 CB는 각 100억원 규모로 전환가액 1396원, 전환 청구는 내년 8월인 점이 모두 동일하다. 각 CB의 전환 가능 주식은 716만3323주로, 해당 CB만 전환된다고 가정할 경우 전환 후 발행주식 총수의 46.06%에 달한다.
 

위 6회차 CB, 아래 5회차 CB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CB 인수 주체를 살펴보면 모두 구미현 전 아워홈 회장과 그 가족 지배 법인에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제5회차 CB는 구 전 회장 개인이 인수한다. 아워홈은 범LG가 종합식품기업으로 구 전 회장은 LG(003550) (83,400원 ▼1,500원 -1.80%)그룹 창업주 구인회 회장의 3남인 고(故) 구자학 아워홈 선대 회장의 장녀다. 지난 2024년 아워홈 대표이사 회장 자리에 올랐지만 지난해 아워홈 지분을 한화(000880) (25,300원 ▼150원 -0.59%)호텔앤리조트에 매각한 뒤 본인은 경영권을 내려놓았다.
 
앞서 구 전 회장은 지난달 31일 기존 최대주주인 임성기 외 4인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양수도 금액은 총 140억원으로, 다음 달 10일 잔금 126억원을 치르면 본느 지분 37.7%를 보유한 새로운 최대주주로 등극한다.
 
이어 제6회차 CB 인수 대상자는 중고 자동차 판매업을 영위하는 주식회사 벤타셀렉트다. 올해 1월 설립돼 연간 재무구조를 알 수 없다. 대표이사는 '이영표'다. 이 대표는 구 전 회장 체제에서 아워홈 경영총괄사장으로 재임했던 인물이다. 현재는 아워홈에서 퇴사한 상태다. 벤타셀렉트의 최대주주는 기업 지분을 각각 44%씩 보유 중인 구 전 회장의 아들 '이석주'와 딸 '이경아'다.
 
현재 신생 회사 벤타셀렉트의 100억원 인수 자금 조달 경위는 알려진 바 없다.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영표 대표와 구 전 회장이 안면이 있는 만큼 투자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추측된다"라고 말했다.
 
유상증자 신주까지 포함한 완전희석 기준 본느의 발행주식은 총 2439만5226주로 늘어난다. 구 전 회장이 인수하는 구주와 제5회차 CB 전환주식, 벤타셀렉트의 제6회차 CB 전환주식을 합한 구 전 회장 일가의 주식은 1748만9586주다. 완전희석 후 지분율은 71.7%에 달한다.
 
앞서 아워홈 지분 전량 매각 당시 매각 대금은 8700억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구 전 회장은 이 과정에서 수천억원의 자금을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만일 구 전 회장이 자녀들이 지배하는 벤타셀렉트에 인수 자금을 조달한 게 맞는다면, 5·6회차 CB는 장기적으로 가족 공동의 지배구조를 구축하려는 목적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만일 1년 뒤 CB가 주식으로 전환하게 된다면 기존 구 전 회장이 인수한 316만2940주와 CB 전환으로 발행되는 1432만6646주까지 구 전 회장 일가는 총 1748만9586주를 취득하게 된다. CB가 모두 주식으로 전환되면 구 전 회장 일가는 상당한 비중의 본느 지분을 획득하게 된다.
 
구 전 회장이 벤타셀렉트와 CB를 나눠 인수한 배경엔 향후 증여세 부담 등을 고려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만일 구 전 회장이 CB 200억원을 전부 인수한 뒤 주식으로 전환하고, 이후 그 일부를 자녀에게 증여하면 당시 주식 가치를 기준으로 증여세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자녀들이 88% 지배하는 벤타셀렉트가 처음부터 100억원어치 CB를 직접 취득하면, 향후 전환 주식도 법인 소유가 된다.
 
리픽싱 없는 CB…1년 안에 실적 회복 증명해야
 
이번 5·6회차 CB가 일반 사모 CB와 달리 리픽싱 조항이 없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실적이 개선돼 주가가 유지 또는 상승한다면 구 전 회장 측은 경영권과 함께 지배력도 크게 확대할 수 있다. 그러나 주가가 전환가 아래로 내려갈 경우 최대주주 지분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전환가가 조정되지 않아 주식 전환에 따른 차익을 확보하기 어려워진다.
 
KRX에 따르면 본느의 주식 종가는 액면병합을 했던 지난 5월 3235원에서 지난달 31일 1677원까지 떨어진 뒤, 지난 3일 기준 2180원까지 오른 상태다. 두 CB 모두 전환가액은 1396원으로 아직까지는 주가를 밑돌고 있다.
 
물론 투자자는 조기상환권(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두 CB의 표면금리는 3%, 만기수익률은 5%다. 만기에는 원금의 106.43%를 상환받을 수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는 최대주주가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조기상환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시각이 나온다. 결국 구 전 회장 일가가 투자 성과를 거두려면 CB 전환 시점까지 본느의 실적 개선과 기업가치 제고가 뒷받침돼야 한다.
 
지난 2009년 설립된 본느는 설립 이후 해외 리테일 자체제작(PB) 브랜드 및 색조화장품 브랜드 ODM(OEM) 사업을 통해 성장해 왔다. ODM 사업은 제조 생산시설 없이 연구개발력을 바탕으로 제품을 자체적으로 개발 및 디자인해 제조회사에 제공하고, 제품에 브랜드 회사의 상표를 부착해 납품하는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다. 현재까지 해외 30여 개국 수출과 7개 브랜드 론칭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재무구조는 안정적이지 않다. 연간 매출은 지난 2023년 729억원에서 지난해 460억원까지 감소했다. 해외와 국내 매출 모두 줄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83억원 적자로 전환했고, 순이익은 2년 연속 마이너스 상태다. 올해 1분기 매출도 93억원으로 전년(131억원) 대비 29% 감소했고, 적자 폭은 15억원에서 21억원으로 커졌다. 주력인 화장품 사업뿐만 아니라 세제, 기타 등 전 사업 부문에서 적자가 났다.
 
유동성도 팍팍하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78억 5305만원에서 올해 1분기 53억 8402만원으로 31% 감소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6억원 마이너스를 유지했다.
 
본느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브랜드 사업은 그간 해외에서 운영하다가 2년 전부터 국내에서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마케팅 비용이 늘며 적자가 났다"라며 "향후 해외 시장에서 기업간거래(B2B) 사업이 잘되면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느는 이번 CB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통해 ▲브랜드 포트폴리오 경쟁력 강화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마케팅 투자 ▲국내외 유통채널 확대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 및 운영 효율성 제고 등을 계획한 상황이다.
 
송혜림 기자 divi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