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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탐정의 자산관리)비상장주식 시장 확대…K-OTC 거래해볼까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내 일은 남들이 모르는 걸 아는 거야."(셜록 홈즈) 미스터리한 사건을 푸는데 천부적 재능을 가진 탐정 셜록이 있다면 여의도에는 재무 회계를 읽어주는 '맨발의 셜록'이 있습니다. '28년 증권맨' 원강희 KTB투자증권 리스크관리실장(상무)입니다. 비판적이고 분석적인 탐정 사고방식은 금융투자업계를 이해하는데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름했다고 합니다. 맨발은 처음부터 다시 배운다는 의밉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재무탐정의 블로그'를 운영하는 그는 금융 관련 지식을 통찰력 담긴 '글발'로 풀어냅니다. 돈의 흐름을 쥐고 다루는 자본시장에 구구절절한 조언은 달지 않습니다. 증권부 김보선 기자는 격주로 여의도 맨발의 셜록을 만나 탐정의 시각으로 자본시장을 들여다 봅니다. 오늘은 최근 플랫폼 확대 추세에 있는 비상장주식 거래에 대해 알아봅니다. 
 
-비상장주식 거래 활성화를 위해 금융투자협회가 개설한 장외 주식시장인 K-OTC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K-OTC를 통한 비상장주식 거래의 장점은 무엇이고, 비상장주식에 관심 있는 이들이 어떻게 투자해볼 수 있나요.
 
과거에 비상장주식을 거래하려면 개인과 개인이 직접 만나 거래를 하거나 비상장 주식을 중개하는 사설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거래를 하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인터넷 거래를 하더라도 인터넷 사이트는 연결만 해 주고 매매 계약을 하거나 돈과 주식을 서로 교환하는 것은 개인들이 직접 책임지고 하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위조 주식을 거래한다거나, 결제 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업에 대해 파악하는 것도 전적으로 개인이 사적으로 해결해야 하는데 비상장 기업에 대해서 공시된 것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정보를 얻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증권에 대해서 여간 전문성이 없으면 개인이 직접 비상장 주식을 매매한다는 것은 꿈꾸기 힘든 일이었습니다. 이렇게 비상장 주식을 매매하기가 어렵다 보니 유망한 비상장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것도 그만큼 어려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물론 벤처캐피탈이나 PEF 등에서 비상장 기업에 투자를 하고는 있지만 이런 경우에는 오히려 힘의 균형이 돈을 쥐고 있는 전문가들에게 기울어져서 중소 벤처기업을 하는 분들은 자금을 유치하려고 하면 비싼 비용을 감수하거나 자신의 지분율이 크게 줄어드는 것을 감수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융투자협회는 비상장 기업의 주식을 안전하게 거래하고자 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수요와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고 싶어하는 비상장 주주들의 수요에 맞추어 다자간 상대매매 방식으로 거래를 쉽게 할 수 있는 K-OTC 거래소를 개설하게 되었습니다. 다자간 상대매매 방식의 거래는 지금 일반적으로 거래소에서 매매하는 것처럼 거래 상대방을 직접 모르고도 거래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금융투자협회에서 개설한 K-OTC 시장에서 거래하기 위해서는 증권예탁원에 예탁이 가능한 통일 규격 증권을 발행하도록 의무화 되어 있기 때문에 증권의 위변조를 통한 거래 피해가 원천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따라서 개인투자자들은 마음 놓고 증권회사를 통하여 주문을 내고 결제를 할 수가 있습니다. 또한 재무제표를 공시하고 회상의 중요한 사항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공시를 하도록 해서 개인투자자들이 보다 쉽게 비상장 기업의 정보를 알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K-OTC 홈페이지나 증권사 HTS를 이용하여 K-OTC에서 거래되는 기업들을 둘러보실 수 있습니다. 증권회사에 계좌를 개설하신 분들은 증권사 HTS를 통하여 쉽게 주문을 하실 수가 있고 결제도 다른 거래소 종목들처럼 자동으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사설 장외 주식사이트를 통한 거래량이 합법시장인 K-OTC 보다 많은 이유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나요. 제도 개선이 필요할까요?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6년 K-OTC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6억5000만원에 불과한 반면 사설 장외사이트의 일평균 거래대금 추정액은 약 150억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거래가 불편하고 사기를 당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큰 차이가 날까요? 그것은 아마도 두 가지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첫번째 이유는 사설 장외사이트가 먼저 생겼기 때문에 관성적으로 사설 장외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고, 사람들이 많은 것이 다시 거래활성화를 이끌어 사람들을 더 끌어 모으는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둘째는 양도소득세와 관련된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장외주식을 매도하는 경우에는 누구나 양도소득세(대기업 20%, 중소기업10%)를 내야 합니다. 그런데 K-OTC거래가 아닌 사설 사이트를 이용하는 경우 사인간의 거래이기 때문에 매도 매수자 모두 세금 신고를 하지 않으면 양도소득세를 탈루 할 수가 있습니다. 아마도 이러한 세금 문제가 K-OTC 시장 이용을 꺼리게 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세금을 탈루 했다가 나중에 발견이 되면 높은 가산세를 물어야 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K-OTC 시장을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정부에서도 K-OTC 시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양도소득세에 대한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매년 보유기간이 1년이 지날 때 마다 250만원을 누적적으로 공제해 주고 있는데 이를 늘려주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투자자들의 경우에는 되도록 상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매수하여 상장될 때까지 기다리다가 상장 후에 매도한다면 대주주가 아닌 이상 세금이 면제되므로 이러한 방식을 이용하는 것도 바람직할 것으로 보입니다.
 
-규제가 최소화된 장외시장인 만큼 투자자들은 기업내용이나 위험성을 충분히 검토해야 하는데, 정보가 부족하지 않을까요. 
 
그렇습니다. 장외시장의 경우 기업들에게 과도한 정보 공시를 요구하기가 어렵습니다. 지나친 정보를 요구한다면 기업들이 장외시장에 등록 자체를 꺼리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투자자들이 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수단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입니다. 자금력이 있는 베처캐피탈이나 앤젤투자자의 경우에는 기업에 사적으로 정보 공개를 요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그럴만한 힘이 없습니다.
 
이 경우 저는 피터린치가 추천한 방법을 권해드립니다. 우선 자신이 잘 아는 분야에 있는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것으로 비상장 기업투자를 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회사랑 거래하는 회사라든지, 내가 잘 아는 전문 분야에서 활동하는 기업이라면 충분히 투자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금융투자협회가 재무제표 중심의 기업공시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K-OTC 기업에 대한 기술평가정보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그렇게 되면 재무제표만 보고 투자하는 것이 아닌 해당 기업의 기술에 대한 장래성 까지도 판단할 수 있는 자료가 제공되어 원활한 투자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을 위한 전용 플랫폼이 내년 초에 개설됩니다. 비상장주식 거래 활성화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현재 K-OTC 시장에서 개인이 거래하는 비중이 96%에 이를 정도로 기관투자자나 전문투자자들의 참여가 저조한 실정입니다. 이는 벤처캐피탈이나 기타 전문투자자들이 이러한 시장을 이용할 만한 참여 유인이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금력이 충분한 전문투자자들에게는 기업들이 알아서 찾아오고 정보를 제공합니다. 그리고 전문성이 있기 때문에 굳이 통일규격 주권이 아니어도 계약이나 기타 법적 장치를 통해 충분히 위험을 제어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전문투자들도 참여할 수 있는 장외 시장이 개설된다면 시장의 유동성이 크게 상승하고 전문투자자들도 자금을 쉽게 회수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나 전문투자자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투자협회는 전문투자자를 위한 전용 플랫폼을 내년 상반기 안으로 개설할 예정입니다. 여기서는 거래내역이 전부 노출되는 경쟁적 상대매매 대신 비밀거래도 가능하게 하고 경매 방식 등 다양한 거래 방식을 가능하게 할 예정입니다. 또한 공시의무도 면제하여 기업의 부담을 줄여줄 예정입니다. 이러한 활동들이 개인투자자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시장 활성화를 통하여 궁극적으로 개인투자자들에게도 이익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재무탐정은 전문투자들도 참여할 수 있는 장외 시장이 개설된다면 시장의 유동성이 크게 상승하고 전문투자자들도 자금을 쉽게 회수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나 전문투자자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사진/뉴시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