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뉴스
HOME > IR뉴스
인쇄하기
금융위-금감원, 조직키우기 경쟁…금융소비자 보호도 '옥상옥' 우려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연일 '금융소비자 보호'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양 기관이 금융소비자들을 보다 두텁게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관련 조직을 신설하거나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금융권에서는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놓고 본격적인 주도권 싸움에 들어간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소비자보호 업무마저 중복되며 '옥상옥'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금감원장이 소비자 보호 기능을 강화하는 조직개편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윤 원장은 지난 15일 간부회의에 참석해 소비자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지난달부터 금감원이 가동하고 있는 '경영혁신 태스크포스(TF)' 운영을 통한 내부 혁신 노력을 이어나갈 것을 당부했다.
 
윤 원장이 지난해 금융위원회 정책자문기구를 맡을 당시 건전성 감독과 소비자보호기능을 완전히 분리하도록 권고한 것을 감안하면, 금감원 산하에 있는 금융소비자보호처의 독립성을 키우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이에 질세라 '소비자보호'를 위한 고삐를 바짝 쥐고 있다. 최 위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이르면 다음달 중 '소비자보호'에 역점을 둔 조직개편을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최 위원장은 "그동안 금융회사 중심의 업권별 조직체계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소비자보호 업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금융시장 건전성과 관리 위주가 아닌 소비자보호 입장에서 총괄·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두 기관 모두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명분으로 하고 있지만, 앞으로 본격화될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를 의식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은 금융위가 갖고 있는 금융산업정책 수립 기능이 기재부로, 감독기능은 금감원에 이관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금융위는 해체 수순을 밟는 양상이다.
 
감독체계 개편이 정부조직 개편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금융위 해체 가능성을 아직 단언할 수 없지만, 문재인정부의 금융정책 기조를 감안하면 금융소비자보호 전담기구(금융소비자보호원, 가칭)를 만드는 작업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 신설 역시 감독체계 개편과 연계되는 부분이다. 현재 금감원 내에 있는 금융소비자보호처를 격상시켜 별도 독립기관인 금소원을 신설하는 방안이 유력한데, 금감원 산하에 그대로 둘지 완전히 분리할지에 따라 어느 기관이 주도권을 가져갈지가 관건으로 남아있다.
 
금융위와 금감원 두 기관이 나란히 소비자보호에 팔을 걷어붙이면서 기관 간의 소비자보호 업무가 중복되면서 '옥상옥'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금융위의 '자본시장조사단'과 금감원의 '특별조사국'·'자본시장조사국'도 업무영역이나 법적 성격이 상당히 비슷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 사전 공개를 놓고 서로의 고유 권한이라며 마찰을 빚기도 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은 "금융당국이라는 금감원·금융위의 내부개혁을 일차적으로 강력하게 추진해야 하는데, 본인들의 자리 보전과 조직 키우기에만 급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는 당연히 있어야 되지만, 지금은 잠깐 이러한 문제의식은 접어두고 직군에 맞춰서 금융소비자 업무에 전념하는 것이 맞는 태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