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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케이블 동등결합 확대? 실효성은 ‘의문’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KT가 케이블TV사업자들과 동등결합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등결합은 애초 이동통신사와 케이블사업자 간 상생 협력과 소비자 선택권을 강화한다는 취지에서 추진됐다. 하지만 취지만큼 시장에서 실효성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최근 동등결합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에 이어 KT도 동등결합 상품 출시를 위해 케이블업계와 논의 중이다. KT 관계자는 4일 “그동안 케이블업계와 동등결합 상품 논의를 진행해왔다”며 “7월 중으로 관련 사업자들과 협정서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상품 출시 일정은 미정이다. 이 관계자는 “협정서 체결 이후 상품 출시까지는 사업자들과 더 논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전했다.
 
SK텔레콤에 이어 KT도 케이블업계와 동등결합 상품 출시를 논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동등결합 상품은 이통사의 무선서비스(모바일)과 케이블TV의 유선서비스(인터넷·방송)을 묶어 할인 판매하는 상품이다. 모바일 상품이 없는 케이블TV사업자들이 시장에서 이통사들과 동등한 경쟁을 하기 위한 취지에서 지난 2017년부터 도입됐다. 이통사들이 자사의 유·무선서비스를 묶은 결합상품을 크게 할인하면서 케이블TV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는 지적 때문이다. 이에 케이블사업자들도 이통사가 판매하는 결합상품의 할인율과 같은 조건으로 결합상품을 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동등결합을 통해 이통사와 상생 환경 마련, 소비자 선택권 강화, 가입자 이탈 방지 등의 효과를 기대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큰 실효성이 없었다는 평가들이 나왔다. 우선 관련 상품 출시부터 더디다. 현재 동등결합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만이 CJ헬로, 티브로드, 딜라이브 등의 사업자들과 ‘온가족케이블플랜’ 등의 동등결합 상품을 선보였을 뿐이다. LG유플러스는 케이블업계와 관련 상품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출시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실제 동등결합 상품에 가입한 가입자 수도 많지 않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동등결합 상품 가입자 13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고, 이후 케이블TV방송협회는 가입자 수치를 집계하고 있지 않다.
 
케이블업계 관계자는 “애초에 동등결합 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이용자는 한정돼 있다. 현재는 SK텔레콤 고객 중에서 케이블 인터넷을 이용하던 고객이 인터넷 해지 신청 시 케이블TV의 동등결합 상품을 권할 수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동등결합 상품이 SK텔레콤에서만 출시된 데다 케이블TV의 초고속 인터넷 상품만이 동등결합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실제 현장에서 소비자들의 반응이 큰 편이 아니다”면서 “케이블사업자 입장에서 애초 동등결합 상품은 가입자 해지 방어용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