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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딸 채용비리 의혹' 김성태, 출석 조사 받아야
영화 '베테랑'을 보면 한 경찰서장이 친분 있는 기업 관계자를 만나는 자리에서 "우리 아들도 취업할 때가 됐는데 큰일"이라며 '앓는 소리'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회사 비위를 포착한 일선 경찰의 수사를 윗선에서 막아달라는 기업 관계자에게 자기가 얻을 일종의 대가를 언급한 것이다. 서로 원하는 것을 취하는 적폐의 현장이다. 
 
영화에서 끝나야 할 일이 영화에서 끝나지 않고 우리 사회 곳곳에 검버섯처럼 드러나고 있다.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학·학사비리와 금융권들의 채용비리 등은 가진 권력을 이용해 공정해야 할 입시·취업경쟁을 어느새 반칙으로 둔갑시킨 적폐 사례였다. 돈 없고 '빽'없이 노력만 믿었던 국민은 분노했다.
 
이 와중에 지난해 12월 일선 야당의 원내대표를 지낸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의 딸 김모씨의 KT 특혜 채용 의혹이 터졌다. 지난 2011년 4월 KT 경영지원실 KT 스포츠단에 계약직으로 채용됐던 김씨가 이듬해 그룹 공개채용 당시 특혜를 받았다는 게 골자다. 취업 문이 바늘구멍처럼 좁은 요즘 유력 정치인의 딸이 특혜 채용으로 대기업의 문을 스스로 활짝 열었다는 점에서 충격은 컸다.
 
하지만 김 의원은 특혜 채용 보도가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김 의원 딸이 서류전형 합격자 명단에 없었던 사실을 확인했으나 김 의원은 "딸은 메일로 서류 전형 합격 통보를 받았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버텼다. 
 
사건 흐름은 김 의원의 주장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일)는 13일 KT 인재경영실장으로 근무할 때인 2012년 하반기 공개채용에서 절차를 지키지 않고 김 의원 딸을 합격시킨 혐의(업무방해)를 받는 KT 전직 임원을 구속수감했다.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가 곧 유죄판결은 아니지만 김씨 혐의가 상당 부분 인정된다는 뜻이며 김 의원도 이에 자유롭지 않다는 의미가 된다. 김 의원의 조카까지 KT 채용 비리에 연루된 새로운 정황도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등이 "이제라도 솔직히 이야기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촉구했지만 김 의원은 14일 "나와 전혀 상관 없는 일로 구속된 김씨와 일면식도 없다. 정치사찰을 중단하라"고 요지부동이다. 상식과 거리가 먼 해명에 대응하는 방법은 단 하나, 검찰의 빈 틈 없는 수사 뿐이다. 검찰은 하루 속히 김 의원을 소환해 의혹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김광연 사회부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