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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박두용 안전보건공단 이사장 "5년후면 안전사고 한곳에서 체계적 관리가능할 것"
[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추락, 충돌, 질식, 끼임 등 사업장에서 끊임없이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한국은 '산재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노동자 1만명당 사고로 인한 사망자를 나타내는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2~3배나 높아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2022년까지 산재 사망사고 절반 줄이기를 목표로 세웠다. 안전보건공단은 바로 이같은 정부정책의 심장부 역할을 맡고 있다.
 
취임 1년을 조금 넘긴 박두용 이사장의 철학은 확고하다. '일하는 사람의 안전은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기본 권리'라는 것. 그는 올 들어 선제적으로 안전사고를 대응할 수 있는 '미래대응추진단'을 만들었다. 기술과 환경변화에 따른 새로운 안전보건 이슈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다앞으로 5년후면 안전사고의 모든것을 한곳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박두용 이사장의 비전을 들어봤다.
 
박두용 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은 지난 22일 <뉴스토마토>와 만난 자리에서 "언제 어디서든 누구든, 일하는 사람들의 안전과 건강에 관한 것이라면 안전보건공단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취임한지 1년이 조금 넘었다. 작년에 가장 중점을 둔 정책과 성과는.
 
지난 1년간 언제든, 어디서든, 누구든 안전을 기본 권리로 누릴 수 있도록 인식 확산을 위해 뛰어 다녔다. 사업자 뿐 아니라 노동자, 국민 모두에게 '안전은 권리'라는 인식을 심고 싶었다. 실제로 1년 전보다는 국민들이 안전을 당연히 해야하고, 필수적인 것으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공단 조직 쇄신을 위한 노력도 함께 했다. 공익성과 공공성 확보를 위해 공단의 전문성과 신뢰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먼저 30년만에 처음으로 조직의 체계를 완전히 바꿨다. 과거에는 안전을 하지 않던 시대였다면 이제는 진짜 안전을 해야 하는 시대로 넘어왔기 때문에 이에 걸맞는 조직개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공단의 모습이 어떻게 바뀌었나. 조직개편 방향과 큰 특징, 개편이후 기대되는 모습은.
 
조직체계를 공급자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바꿨다. 개인과 조직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내부인력 교육을 확대했다. 전문조직을 중심으로 중대사고나 정밀사고 조사센터, 사업장의 안전관련 정보를 통합하는 식의 안전 브레인 역할센터로 키울 생각이다. 이렇게 되면 5년만 지나도 거의 모든 위험기기에 센서가 부착되고, 5G등 초연결 네트워크와 연계돼 한곳에서 관리감독이 모두 이뤄지게 될 것이다. 아직 시작단계이지만 미래대응추진단에 대한 기대가 크다. 추진단은 기술과 환경변화에 따른 안전보건 이슈에 대응하고 전담하게 될 것이다. 현재 25명이 추진단에서 일하고 있는데 본부 조직 250명의 10%나 되는 만큼 조직내 큰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2022년까지 산재 사망사고를 절반으로 줄이기로 했다. 안전보건공단은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될텐데 앞으로 전망은.
 
정부의 산재사망사고 절반 줄이기 정책에 따라 공단도 작년 5월부터 사망사고 예방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정비하고 추진해왔다. 3대 악성 사고사망으로 추락, 충돌, 질식을 꼽고 모든 자원을 집중했다. 올해부터는 사회파장이 큰 끼임과 대형화학사고를 포함해 총 5개를 타깃으로 정하고 재해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일단 자주 발생하는 사고, 뻔히 알고 있는 사고, 막을 수 있는 사고 등을 줄이려고 한다. 사실 사망사고가 하루아침에 줄어들기는 어렵다. 하지만 어느 순간 효과를 발휘하며 줄어들 것으로 본다. 현정부에서 강조하는 노력이 정권 끝날 때 즈음엔 효과가 분명히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전은 지금 열심히 한다고 내일 당장 사고가 줄어드는 것이 아닌 만큼 단기간 성패에 연연하지 않고 사망사고 예방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
 
고용형태가 점점 다양화되고 있다. 플랫폼 노동자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 보완책이 있을까.
 
일반적인 고용형태가 사업주와 노동자가 명확하다면 플랫폼 노동자의 경우 임금을 목적으로 노동을 하지만 사업주가 없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시스템을 통해 플랫폼을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지만 사업주가 없어 안전, 관리시스템에서는 열악하다. 새로운 안전보건 문제가 대두됐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일반적인 고용형태의 경우 선진국으로부터 경험을 배울 수 있었다. 하지만 플랫폼이나 4차혁명은 전세계가 동시에 겪고 있는 일이다. 이 때문에 공공기관이 있어야 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발벗고 나서야 하는 이유다. 일단 서비스업 안전보건 전문센터를 계획하고 있다. 감정노동자·플랫폼노동자 등을 아우르고, 보호하고, 시스템설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산재사망사고 예방과 관련해 노동자의 안전보건을 어떤 측면으로 접근해야 할까.
 
그간 우리나라에서는 경제개발과 성장을 위해 안전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한 측면이 있고, 이런 문제들이 누적돼 최근 각종 대형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안전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고, 국가가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는 국민들의 요구 또한 커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노동자가 일터에서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하는 것 또한 당연한 권리로 인식돼야 한다. 사업주는 안전이 선택이나 배려가 아닌 반드시 보장해야 할 의무임을, 노동자는 안전이 기본 권리이자 실천해야 할 책임으로 인식해야 한다.
 
안전사고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하기 위해 안전체험교육도 중요해 보인다. 최근에는 제천에 교육장이 열렸던데.
 
안전에 대해 또 하나의 혁신을 하려고 하는데 그것이 '체험교육'이다. 그간 교육이 강의 중심으로 이뤄졌는데 백문이 불여일체험이라고 안전은 머릿속으로 하는게 아니라 경험 같다. 몸이 한 번 체험하게 되면 잊어버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는 체험장을 구축중이다. 사업장의 기기를 실제 작동해보고, 안전모나 안전구를 직접 써보고, 추락사고 체험 등을 해보도록 한 것이다. 현재 인천, 공주, 담양. 김해, 경산. 제천 등 전국에 6곳의 체험장이 있다. 제천은 지난 21일 개관했는데 최신 체험시설을 갖췄다. 체험센터는 더 다양화 할 것이고, 올해 여수의 안전체험관 타당성 조사가 이뤄지는데 통과될 경우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숙제는 체험관에 잘된 사업장과 잘못된 사업장을 모두 설치해 노동자가 직접 본인이 어느 정도 수준의 안전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는지 인지할 수 있었으면 한다. 본인 회사 사업장의 안전 척도 수준을 인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잘못된 경우 고쳐 나가려는 과정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개인적인 소망과 공단이 중점을 두고 싶은 비전이 있다면.
 
지금 우리나라의 안전은 혼란기라고 생각한다. 사업주는 안전을 인지하지만 한꺼번에 요구가 쏟아지고 현장은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사람들의 의식은 부족한데 압력과 규제, 보는 눈이 많으니 혼란스러워 하는 것이다. 전문가와 정부, 사업주, 노동자 모두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하지만 이것을 혼란기가 아닌 과도기로 봐야한다. 전략이 필요하고,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래에 다가오는 위험들을 준비하고, 인내를 갖고 투자를 해야하는데 공공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모두가 공단에 힘을 실어줬으면 좋겠다. 언제 어디서든 누구든 일하는 사람들의 안전과 건강에 관한 것이라면 안전보건공단을 찾았으면 좋겠다. 최적의 안전보건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기관으로 거듭나겠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