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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신민섭 코인덕 대표 "올해 1만명에게 더 좋은 영향을 주고 싶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 수상·고용노동부 장관상 수상·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선정 기업가.
이 화려한 이력의 주인공은 스물아홉의 젋은피 신민섭 대표이사다. 블록체인 컴퍼니 빌더 '체인파트너스'의 사내 기업가이기도 한 그는 암호화폐 이더리움 기반의 세계 최초 결제 서비스 '코인덕'을 운영하고 있다. 코인덕은 삼성전자와 협력하기 위해 몰려든 수많은 스타트업들 사이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삼성전자의 대대적인 사내·외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C랩에 선발됐다. 이후 삼성전자가 갤럭시 S10에 처음으로 도입한 가상화폐 서비스 '블록체인 월렛'에 1차로 탑재된 단 4종의 디앱 중 하나가 됐다.
남들보다 일찍이 무언가에 도전하고 결실을 맺는 쾌거와 실패에서 오는 깨달음을 자양분으로 얻은 그는 저명한 경영인들의 조언이 마치 그의 내부에서 살아 숨쉬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그가 존경하는 경영인은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회장과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다. 그들처럼 기존에 불가능하다고 여긴 인식을 깨고 의미있는 변화를 만들어내고자 한다. 때로 "이봐, 해봤어?" 라는 정주영 회장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것만 같다는 그가 우리 사회에 일으킬 새로운 반향을 기대해본다.
 
신민섭 대표가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코인덕 본사 회의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신민섭 대표가 블록체인 기업 코인덕을 운영하게 된 것은 우연히 "블록체인은 제2의 인터넷"이라는 문구를 접하면서다. 앞서 진행한 두 차례의 사업이 모두 선두업체들이 이미 존재하는 '레드오션'의 범주에 들어가 있다는 생각이 들던 차에 이 문구를 읽고 머릿속이 환해졌다. 인터넷이 이뤄냈던 혁명이 새롭게 도래하는 상황이라면, 그 속에서 본인의 역할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고 한다. 이후 그는 1년가량의 시간동안 메이저로 분류되는 100여개의 코인을 공부하고, 직접 투자에도 참여하면서 블록체인이 어떤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이어갔다. 
 
체인파트너스와의 인연도 유별나다. 블록체인 산업 관련 글을 자신의 SNS에 게재하면서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던 표철민 현 체인파트너스 대표를 직접 찾아간 것. 안면도 없는 그에게 대뜸 이메일을 보내 "자신이 이런 사람인데 당신의 사업에 합류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표 대표는 그의 패기넘치는 도전에 놀라면서도 높은 평가를 했고 만남을 허락했다. 체인파트너스가 본격 론칭하기도 이전이었던 그때의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져, 체인파트너스의 사내 기업가 제도도 신 대표를 중심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후 6명의 팀원으로 구성된 코인덕은 사내 스타트업 중에서도 창업 초기부터 현재까지 인력 이탈이 제로(0)인 유일한 팀이 됐다. 신 대표의 잘 짜여진 기획력과 구성원들의 팀워크가 바탕이 됐기 때문이라는 게 대외적인 평가다. 
 
그가 처음 경영자의 길에 들어선 것은 5년전 스물넷의 나이때다. 경영학과에 재학중인 2014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개최하는 전국 6차산업 공모전을 통해 스타트업 '농촌의 아들'을 론칭했다. 농촌의 아들은 도시인들이 원격으로 농촌에 있는 경작지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는 서비스 '포켓가든'을 내놨다. 나이는 어렸지만 그의 꿈은 야무졌다. 가격 변동에 취약한 농촌 생태계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거다. 신 대표는 포켓가든을 통해 농민들이 유휴지를 임대해서 수수료를 얻고, 도시의 어린 친구들에게 작물재배를 가르치면서 사회적인 역할도 지속하도록 하겠다는 그림을 그렸다. 그는 "직접 어르신들을 뵈니 돈을 버는 것보다 사회인으로서 기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씀하는 분이 많았다"며 "그들의 지식이 60, 70대가 됐다고 버려지는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했고, 어린 친구들에게 교육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일을 추구했던 그의 다음 도전은 '착한 홍보' 플랫폼으로 이어졌다. 2015년 그가 론칭한 '두네이션'은 기부와 경매가 결합된 형태의 소설커머스 서비스다. 홍보를 원하는 업체는 물품을 공급하고 이 물품이 온라인 경매를 통해 낙찰된 수익은 사회공헌에 쓰이도록 구성됐다. 실제로 그 해 8월에는 두네이션을 통해 모금된 금액이 세계적인 국제아동안전기구 '세이프키즈'에 어린이 안전을 도모하는 데 쓰이도록 기부되기도 했다. 신 대표는 "두네이션은 식당이나 미용실, 네일 등 지역 상권의 서비스들을 쿠폰화시켜서 온라인에서 경매를 통해 판매되는 O2O 서비스였다"며 "이를 통해 가게는 홍보하고, 손님들은 저렴하게 먹고, 기부금은 증가하는 일석삼조 효과가 있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처음 경영에 나선 두 차례의 스타트업이 연이어 장관상 수상의 결실을 맺은데는 직접 발로 뛴 신 대표의 열정과 수완이 뒷받침됐다. 포켓가든 론칭 때는 직접 농촌 마을의 어르신들을 찾아뵀고, 두네이션의 제휴 업체들에게도 착한 홍보의 의미를 전파하며 협력을 맺었다. 그는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기특하니까 한번 해보라며 사인을 해주셨던 게 생각난다"며 농촌 마을 경로당에서 동네 어르신들을 모셔놓고 박카스를 나눠주며 프리젠테이션(PT)을 했던 경험을 회고했다. 코인덕 역시 직원들과 함께 전국의 점주들을 직접 만나 가상화폐의 높은 보안성에 대해 일일히 설명한 결과, 식당·빵집 등 63곳, 카페 30곳, 미용실 21곳, 약국·안경점 17곳 등 전국 1000여개의 가맹점을 확보했다.
 
대기업인 삼성전자와의 협력은 코인덕에게 큰 기회였다. 삼성전자와 파트너십을 맺은 이후 외부 협력을 위해 접촉하는 업체들도 많아졌고 사업에 한층 속도가 붙였다. 그는 "가장 많이 공들였던 부분은 실생활과의 연계성이었다"며 "기술적으로나 뛰어난 파트너십 능력이 있었다기 보다는 암호화폐가 적용될 수 있는 실생활 영역에 꾸준히 집중해던 저희에게 기회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코인덕 가맹점에 비치된 QR코드에서 암호화폐로 결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체인파트너스
 
개발자가 아닌 그에게 블록체인에 대한 접근이 처음부터 쉬웠던 건 아니다. 어려운 용어도 많았고, 벤치마킹을 할 만한 대상도 많지 않아 좌절감에 빠지는 순간도 있었다. 다만 개발자만큼 알지는 못해도 유저와 가까이 있는 사람으로서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서비스를 기획하는 일은 누구보다 잘 할 자신이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 위기의 순간마다 함께해 온 지금의 팀원들이 큰 힘이 됐다고 한다. 신 대표는 "블록체인이 눈에 보이지 않는 고도의 영역에 속하는 사업인데 그속에서 가장 중요한 게 또 다시 사람의 힘이라는 걸 배웠다"고 말했다. 향후에는 블록체인이 가진 편견을 깨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한편, 오랫동안 추구해 온 가치를 실현시키는 것이 그의 앞에 놓인 과제다.  
 
신 대표는 이날 인터뷰 중에 "처음에는 사업과 나 자신이 분리되지 않을 만큼 많은 감정이입을 했고, 사회적 문제를 당장 해결할 수 있다는 굳은 믿음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일을 하는 시간이든 영화를 보고 있든 머리속에 경영에 대한 고민이 끊이지 않는다는 그에게서 이 말은 과거형이 아닌 진행형으로 읽혔다. 열정으로 활활 타올랐던 스물넷의 청년은 아무리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해결책일지라도 단숨에 실현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 만큼 성숙했다. 하지만 가슴속에 품고 있는 큰 줄기에는 변함이 없다. 사회의 '선순환'을 추구하고 의미있는 일을 하겠다는 뜻은 늘, 그가 운영하는 기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마지막으로 올해 목표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올해안에 1만명에게 더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