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SK하이닉스가 코로나19 악재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성적표를 냈다. SK하이닉스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기술 혁신을 통해 지속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CES2020 SK하이닉스 전시관 전경.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으로 지난 1분기 매출액 7조1989억원, 영업이익 8003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특히 영업이익은 증권가 컨센서스인 5091억원 보다 57.2% 상회했다. 영업이익률도 11.1%로 지난해 1분기(20.18%)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의 이번 호실적은 코로나19로 비대면 시장 호황에 따른 서버용 제품 판매 증가와 수율 향상에 힘입은 결과라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실적 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서버는 다른 제품군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리스크가 낮은 편"이라며 "작년에 비해 고객들의 부품 재고 수준이 낮아졌고, 대형 인터넷 데이터 센터 고객의 투자 재개로 실수요가 개선되고 있는데다 추가 수요도 발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추세가 2분기 이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2분기 D램 출하량은 지난 분기 수준을 유지하고, 낸드플래시는 10% 증가할 예정이다. 견조한 출하량으로 재고 수준도 양호해질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측은 D램의 경우 2분기 말에는 약 2주 초반까지 감소하고, 낸드플래시는 1분기 4주 이하까지 줄어든 다음 2분기 추가적인 재고 축소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로 갈수록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본원적인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투자 계획은 작년 대비 상당 수준 감소하는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장비 투자는 공정 미세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연말까지 M16의 클린룸 준비를 완료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 측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유지하고, 미래 수익을 추구하는 기본적인 것조차 도전과제가 되고 있다"며 "그러나 향후 코로나19가 개선되고 불안감이 해소되면 자연스러운 회복 수단, 즉 5G와 서버 중심의 매출 성장은 더 빠르게 다가올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당분간 지속될 불확실성에 대비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향후 경영이 정상화되면 5G와 서버 중심의 메모리 혁신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기술혁신과 인프라 구축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에서는 서버향 D램 가격은 1분기 저점을 찍고 2분기 들어 20% 이상의 급상승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17년 이후 3년만에 두자릿수 성장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 비즈니스 환경 변화는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하반기 글로벌 메모리 3사의 생산능력 확대도 제한적 수준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서버 D램 수요 반등 사이클은 하반기에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