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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제재 후 반도체 수요 '뚝'…내년 1분기 바라보는 삼성·SK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이 메모리 반도체 업황 부진에 이어 화웨이발 거래 절벽에 연말 혹한기를 맞을 전망이다. 다만 서버향 고객사의 재고가 조금씩 소진되면서 내년 1분기에는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관측에 기대를 걸고 있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반도체 실적 전망치는 하향 조정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전 분기(5조4300억원) 보다 감소한 4조원대 후반에서 5조원대 초반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예상 예상치 평균도 1조3367억원으로 3개월 전 보다 27.74%, 1개월 전 보다 12.88% 하락한 수치다. 
 
4분기에는 한층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의 반도체 영업이익은 삼성전자의 경우 4조원대 초반을, SK하이닉스는 8000억원에서 1조원대 초반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 같은 부정적 전망의 배경에는 D램 가격의 하락세 지속이 주된 요인이다. 시장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서버용 D램 고정거래가격은 7월 전달 대비 6.4% 감소한 134달러를 기록했고, 지난달에도 128달러로 전달 대비 4.5% 감소했다. 7월 이후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보인 셈이다.
 
여기에 트렌드포스는 4분기에도 최대 18%의 추가 폭락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기존에 10~15%대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에서 하락폭을 더 높였다. 
 
트렌드포스는 서버 제조자설계생산(ODM) 업체들의 재고 수준이 지나치게 높은 것을 하향 조정의 이유로 들었다. 서버용 D램은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강의와 재택근무 등 비대면 활동이 늘면서 수요가 크게 증가했고, 반도체 업체들이 견조한 실적의 배경이 됐다. 하지만 반대로 상반기 주문량 증가로 인해 업체들에 재고가 축적되면서 하반기 수요 감소를 야기시키는 요인으로 되돌아왔다. 트렌드포스는 ODM 업체들이 반도체 재고를 정상화하는 데에는 최소 1~2분기가 소요되며, 올해 말까지 고객사들이 추가적인 주문량을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지난 15일 발효된 미국 정부의 화웨이에 대한 고강도 재제 역시 상당한 수준의 타격을 입힐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기업들은 전 세계 3위 반도체 구매 업체인 화웨이와의 거래 절벽으로 인해 불확실성에 노출됐다.
 
특히 화웨이가 미국 제재가 발효되기 직전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제조사들로부터 서버용 D램을 공격적으로 사들인 만큼, 4분기에는 이에 따른 빈 자리가 더욱 크게 다가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도체 업계는 이제 내년 상반기로 시선을 돌리는 분위기다. 4분기부터 모바일과 서버, PC 등 전 산업에서 수요가 회복되면서 주문량이 점차 늘어나고, 내년 상반기 실적 반등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하반기 들어 주문량이 급감했던 서버용 D램의 경우 최근 들어 재고를 소진하면서 수요를 회복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다. PC용 D램도 전 세계의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공공 PC 보급 프로젝트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향 제품은 화웨이의 빈자리를 메꿀 중국 제조사들의 구매 확대와 내달 출시 예정인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화웨이 러시오더가 재고 소진을 앞당겼고 최근 모바일 반도체 주문이 늘기 시작했다"며 "서버업체들의 재고가 정상 수준까지 축소돼 4분기부터 서버 반도체 주문도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D램 가격이 올해 1분기 수준까지 하락한 상태여서 내년 1분기에도 하락하기는 어렵다"며 "올해 D램 수요가 공급보다 크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