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은행보다 1%p 이상 앞서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1일부터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시행됩니다. 이에 따라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인 증권사로 계좌를 옮길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금융권에선 증권사들이 전반적으로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해 은행이나 보험사보다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금융감독원 연금포털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증권사들의 1년 평균 수익률은 퇴직연금 DB 원리금 보장형 상품이 평균 4.29%를 기록해, 은행(3.64%), 보험(4.08%)보다 높은 성과를 보였습니다. DC 원리금 보장형에선 증권사가 4.45%로 은행(3.47%), 보험사(3.45%)보다 1%포인트 앞섰습니다. IRP도 증권사는 4.65%로 은행(3.33%)보다 높습니다.
개별회사 중에선 증권사 성과보다 나은 은행, 보험사도 있지만, 전반적으론 운용성과 차이가 두드러져 가입자들의 관심이 증권사로 향할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증권사 원리금 보장 퇴직연금 수익률 현황.(사진=뉴스토마토)
유안타·삼성증권 IRP 장기수익률 1.5%
퇴직연금 사업을 영위하는 14개 증권사들 중에서는 KB증권이 모든 유형에서 좋은 성과를 기록 중입니다.
반면 유안타증권은 3.72%로 가장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5년, 10년 장기 수익률도 업계 내에서 유일하게 1%대입니다.
KB증권은 IRP 성과도 1년 7.56%로 가장 높습니다. 한국투자증권(5.93%), 한화투자증권(5.76%)이 평균적으로 4%대 수익률을 기록 중인 다른 증권사들을 앞서고 있습니다. 삼성증권은 3.57%로 가장 낮습니다. 10년 수익률에선 유안타증권과 삼성증권만 1.5%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수익률만 보면 유안타증권과 삼성증권의 경우 가입자들의 선택을 받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증권사들은 가입자들의 상품 선택과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률 차이는 얼마든지 커질 수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DC형은 가입자의 성향에 따라 운용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가입자들이 원리금 보장 상품에 상대적으로 많이 투자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증권사로서는 직접 상품을 운용하거나 적극적으로 수익률을 개선할 수 있는 권한이 없고 단지 수탁관리자의 역할만 수행한다는 설명입니다.
또한 삼성증권 측은 저조한 수익률에 대해 "과거 물가연동채권을 선택한 가입자들이 많았는데 예상과 달리 물가상승이 크지 않았다"면서 "작년부터는 타사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관련 저신용 상품 편입을 늘렸는데 당사는 고객보호 위해 이를 지양했기 때문"이라고도 설명했습니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가입한 상품의 수익률이 낮아지면 전체적인 성과가 저조해질 수 있다"면서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제공하고 있으나, 고객이 기존 상품을 변경하지 않으면 그대로 방치되는 구조여서 수익률이 정체되거나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중소형사들의 경우 상품 라인업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IM증권 관계자는 "DB형은 확정금리형 상품인데, 회사 사정상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지 못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면서 "IRP도 비슷한 이유로 수익률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상품 라인업을 늘릴 경우 기대수익률이 올라갈 수 있지만, 사후 관리 부담도 크게 증가해 무작정 상품을 추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실물이전 제도 시작과 함께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이동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증권사들도 퇴직연금 유치에 적극 나설 예정입니다. KB증권 등 상위권 증권사들은 수익률 강점을 내세워 고객 유치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삼성증권과 유안타증권 등 수익률이 저조한 증권사들도 그에 맞는 전략을 세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삼성증권 본사.(사진=삼성증권)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