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지속적인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미래에셋증권(006800) (7,440원 ▲110원 +1.48%) 최대주주인 미래에셋캐피탈이 지분을 늘리고 있는데요. 미래에셋캐피탈 최대주주인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인데요. 증권가에선 실적 추정을 기반으로 위축된 투자심리를 표명하고 있는데, 최대주주 지분율 확대가 주가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미래에셋증권, 자사주 소각·최대주주 주식 확보 지속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한해 미래에셋증권의 주가 변동률은 10.20%로 나타납니다. 시가총액은 4조496억원으로 연초 대비 10.06% 늘었습니다.
다만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든 시총으로 주주들의 속앓이는 심화되는 모습인데요. 미래에셋증권이 시가총액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던 2017년 7월 21일(시총·7조6626억원)과 비교해 현재 시총은 당시보다 3조6130억원 가량 감소했습니다. 감소율은 47.15% 가량으로 반토막이 났습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주가 하락이 지속되면서 최대주주는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대주주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증권 보통주 80만8500주를 이달 10일부터 18일까지 장내매수 했습니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미래에셋캐피탈의 보통주 지분율은 29.79%, 총 보유 주식수는 1억8654만2568주로 증가했는데요. 미래에셋캐피탈 개별로 봤을 땐 1억7951만4741주, 29.66%입니다.
앞서 진행한 장내매수 규모까지 합하면 미래에셋캐피탈이 이달에만 확보한 주식 수는 158만9084주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의 최대주주인 미래에셋캐피탈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지분 34.32%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미래에셋증권 주식 2126만7000주를 사들여 지분율을 20.28%에서 23.98%로 크게 확대한 바 있습니다. 같은 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미래에셋증권은 자사주를 1000만주 소각했기 때문에 미래에셋캐피탈의 지분율은 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2021년에도 558만755주를 사들였고 미래에셋증권은 자사주 1000만주를 소각했습니다. 지난해엔 7월부터 12월까지 미래에셋캐피탈은 887만7550주를 매입했는데요. 미래에셋증권은 2000만주를 소각해 미래에셋캐피탈의 지분율은 27.50%까지 증가했습니다.
올해도 최대주주와 발행사의 지분매입, 자사주 소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1월부터 2월까지 629만7195주를 매입했는데요.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월 말 자사주 1000만주를 소각했습니다.
여기에 미래에셋캐피탈 이사회는 지난 7월 4일 의결권 추가 확보 및 지배력 확대를 목적으로 7월 5일부터 오는 9월 15일까지 미래에셋증권 보통주 약 684만9315주 취득을 결의했습니다. 매입 종료시 보통주 기준 1억8236만3815주를 보유해 지분율은 30.13%까지 늘어날 전망입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7월 7일부터 주식을 장내매수하기 시작한 미래에셋캐피탈은 현재까지 400만241주를 사들였습니다. 계획대로라면 다음달 15일까지 284만9074주를 더 매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주주가치 제고 목적"…주가는 여전히 지지부진
최대주주의 행보는 의결권을 추가로 확보해 지배력 확대를 도모함과 동시에 주주 가치 제고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해석됩니다. 최근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특히 미래에셋캐피탈 이사회가 주식 취득을 결정한 7월 4일 7220원이었던 주가는 지난 23일 7.20% 하락한 6700원에 마감했습니다.
당초 취득주식에 대한 가격을 주당 7300원을 기준으로 산정해 500억원 가량의 금액을 사용할 계획이었습니다. 현재까지 미래에셋캐피탈은 계획한 취득 주식 수에서 절반 이상을 매입했는데요. 그 동안 주가가 하락해 산정한 기준주가보다 아래의 가격으로 장내매수가 진행됐습니다. 약 278억원의 금액이 지금껏 사용됐습니다.
현재 주가 기준으로 계획상 남은 284만9074주를 장내매수하면 191억원 가량을 사용하게 되는데요. 500억원에 못미치는 469억원이 투입되는 상황입니다. 계획보다 적은 금액을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있는 미래에셋캐피탈이 추가로 주식 취득에 나설지 시장은 주목하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이번 매입 결정은 미래에셋증권의 주가가 성과 대비 저평가 됐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최대주주로서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8월 들어서도 미래에셋캐피탈에서 지분 매입을 지속 중인 점은 수급상 다소 유리한 요인"이라며 "주주환원정책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유효하다"고 해석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의 상반기 실적은
CJ CGV(079160) (5,710원 ▼30원 -0.52%) 전환사채(CB) 평가손실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감소했습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7.7%, 19.7% 줄어든 4384억원, 379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10일 장 마감 이후 실적을 발표한 미래에셋증권은 당시 6950원에 장을 마쳤는데요. 실적 발표 이후 현재까지 주가는 3.60% 하락했습니다.
증권가에선 아쉬운 실적으로 인해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하향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9000원에서 8500원으로 내렸고 현대차증권은 8400원에서 7900원으로 내림과 동시에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했습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