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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희 등 라임펀드 환매, 특혜 아냐"
[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라임 펀드 환매 특혜 여부를 두고 정부와 업계는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이례적 사례라며 판매 증권사들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선 반면, 증권사들은 리스크 판단시 환매를 권유하는 건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당연한 처사라는 입장입니다. 
 
미래에셋증권, 김상희 논란 '난감'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라임 펀드 특혜성 환매 의혹과 관련해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섰습니다. 미래에셋증권(006800) (7,440원 ▲110원 +1.48%)은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투자자에게 라임 펀드를 판매한 판매사입니다.
 
라임 펀드 사태가 수면 위로 다시 올라온 시점은 지난달 24일입니다. 이날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주요 투자자 피해 운용사 검사 태스크포스(TF)' 검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금감원은 라임자산운용이 특정 펀드 수익자를 위한 펀드 돌려막기를 적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라임이 다른 펀드 자금(125억원)과 고유자금(4억5000만원)을 이용해 4개 라임펀드 일부 투자자들에게 특혜성 환매를 해줬다고 밝혔습니다.
 
금감원은 이 일부 투자자에 2억원을 환매 받은 '다선 국회의원'과 A중앙회(200억원), 상장사(50억원) 등이 있다는 점도 함께 발표했습니다. 이후 언론 보도에 의해서 다선 국회의원이 김상희 의원이라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김 의원에게 라임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가 바로 미래에셋증권이었습니다. 김 의원은 본인을 포함한 총 16명의 투자자들이 미래에셋의 권유를 받아 동시에 환매했다고 설명했는데요. 이후 특혜 여부를 두고 금감원과 김 의원은 진실공방을 펼치는 중입니다.
 
환매권유 관례 해당 여부 관건  
 
금감원은 미래에셋증권이 수익자 전원에게 일시에 환매를 통지한 점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회사가 왜 이런 판단을 했을지, 라임 펀드 환매 중단 정보를 먼저 얻고 환매 권유를 한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팩트를 정확하게 확인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관계자는 이어 "환매가 이뤄지는 개방형 펀드인데 수익자들에게 일시에 환매를 하라고 한 것 자체가 굉장히 특이한 현상으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라며 "뭔가 이유가 있을 것이고 이런 부분을 잘 짚어보려고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증권업계는 금감원의 방향과 다소 의견이 달랐습니다. 일반적으론 일시에 펀드 환매를 한 부분이 이례적일 수 있지만 당시 상황을 고려했을 때 증권사가 충분히 환매를 제시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김 의원이 환매를 권유 받은 시기는 2019년 9월인데요. 업계는 그보다 앞선 7월에 이미 라임 운용에 대한 문제가 담긴 기사가 나온 점에 주목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정상적인 상황에선 그렇게 환매하는 경우가 잘 없다"며 "다만 2019년 7월 언론에서 라임과 관련한 보도가 나왔고 회사, 담당자들이 리스크가 있을 것 같다고 판단이 서면 그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라임 펀드는 당시 언론에서 엄청 크게 팠고 기사가 계속 나오는 상황이었다"며 "펀드 기준가가 나오는데 주가처럼 기준가가 떨어지는 것이 보였고 PB가 판단하면 전화를 돌린다. 내버려 두는 것이 오히려 직무유기 아닌가"라고 전했습니다.
 
증권사가 라임 펀드 특혜 환매를 한 것은 아니라는 목소리입니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도 지난 29일 미래에셋증권 입장에 대해서 변론하는 듯한 뉘앙스의 발언을 내놨는데요. 서 회장은 "(판매사는)뒤에 숨어있는 리스크가 무엇인지에 대해 항상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며 "(리스크가) 감지가 됐다고 하면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로서 당연히 빼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습니다.
 
금감원은 미래에셋증권 다음으로 NH투자증권에 대해서도 전수조사에 나섰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농협중앙회 환매와 관련해서 NH투자증권에 대한 추가 검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또다시 라임…운용업계 '한숨'
 
한편 운용업계에선 라임 사태가 다시 등장하며 우려도 재차 커지고 있습니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라임 운용의) 펀드 돌려막기 환매는 말도 안되는 것"이라며 "운용사 입장에서 고객의 신뢰는 생명인데 그 자체를 저버린 사례로 탈법, 편법을 한 굉장히 비정상적인 처사"라고 비난했습니다.
 
관계자는 이어 "이런 사건으로 인해서 자산운용업계 전반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 저하가 우려된다"며 "라임 펀드 사태 당시 펀드라는 상품에 대한 인식이 많이 안좋아졌었는데 이런 인식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형 운용사들 외에 사모펀드 운용사들의 경우 한숨은 더 깊었습니다. 사모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라임 사태 이후 판매사들이 사모펀드를 안팔아줘서 힘들었다"며 "한 운용사로 인해 멀쩡한 운용사들이 피해를 보는 것"이라고 토로했습니다.
 
금융감독원(위),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뉴시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