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증권업계가 자사주를 사들이며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영풍제지 사태 등으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으로 투자자 신뢰 회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006800) (7,440원 ▲110원 +1.48%)의 주가는 최근 5거래일 연속 상승했습니다. 6000원대였던 주가는 지난 29일 7700원에 마감했고, 오늘도 장중 8000원대로 올라섰습니다. 특히 지난 25일 자사주 취득 계획을 발표한 다음날에는 전일 대비 7.6% 상승했습니다. 우선주들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이 작년 10월 이후 3개월 만에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가에도 온기가 도는 모양새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5일 보통주 1000만주, 2우선주 50만주를 오는 4월25일까지 매입할 계획이라고 공시했습니다. 이는 각각 유통주식 수의 2.2%, 0.4% 규모로, 전체 금액으로는 약 700억원 규모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21년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연간 30% 이상의 주주환원율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후 각각 2022년 1월과 2023년 2월에 주식 소각 결정 공시를 발표한 만큼 이번에도 조만간 소각 공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재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평균 주주환원율 32.8%를 기록했다"라며 "자사주를 전부 직접 취득한 것과 취득 후 소각까지 연결된 비율이 약 70%를 상회할 것이라는 점에서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신뢰도는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올해 발표될 3개년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도 커졌습니다. 미래에셋측은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으로 2월22일 이사회를 통해 자기주식 소각과 배당안 결의를 계획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내용은 이사회에서 확정되는대로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키움증권도 오는 2025년까지 3년간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현금배당과 자사주 소각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삼성증권은 지난 26일 1주당 2200원의 배당금 지급을 결의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삼성증권의 배당금은 전년 대비 29% 증가한 수준입니다.
지난해 증권업계의 실적 악화가 확실시 된 만큼 이 같은 주주환원 강화 기조는 주가 방어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해외 부동산 관련 평가손실과 국내 부동산PF 관련 충당금 비용이 반영돼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등은 적자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증권업계는 이 같은 우려를 주주환원책 강화로 회복하려는 모습입니다.
금융당국과 업계에서도 상장사의 주주환원책 제고를 강조하는 만큼 증권사들의 주주환원 확대를 기대해볼 만한 상황입니다. 금융당국은 이날 상장사의 자기주식 제도개선방안을 발표하며 자사주 제도가 투자자 권익을 제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NH투자증권은 배당기준일을 기존 12월 말에서 3월 초로 옮기면서 배당 기대감을 키웠습니다. NH투자증권은 앞서 '선 배당액, 후 배당기준일 확정'으로 배당 절차를 개선, 오는 3월 초 배당액을 별도 공시할 예정입니다.
김재철 연구원은 "NH투자증권은 배당 관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며 "작년 배당기준일이 올해 3월로 변경됐고 현재 약 8.3% 수준의 배당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