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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7일 17:1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국내 1위 공작기계 제조기업 DN솔루션즈가 기업공개(IPO)를 위한 주관사를 선정하며 재무적투자자(FI)의 엑시트(투자금 회수)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시장에선 DN솔루션즈의 몸값이 최소 3조원에는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지난 3월 프리IPO를 진행한
스틱인베스트먼트(026890)의 생각보다 빠른 엑시트 가능성이 점쳐진다. 문제는 시기다. 기존 FI와 내년 1월까지 상장키로 조건을 걸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모회사가 인수과정에서 발행한 영구채와 부채비율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몸값 3조 DN솔루션즈 상장 본격 추진
앞서 DN솔루션즈는 올해 초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상장 입찰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지난 2월에는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해 산업과 회사에 대한 이해도, IPO 추진 경험, 전략과 수행 역량 등을 고려했다. DN솔루션즈는 업황 실적과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 상장 시기와 구조를 결정할 방침이다.
DN솔루션즈는 국내 시장 점유율 기준 국내 1위 매출액 기준 글로벌 3위의 공작기계 제조사다. DN솔루션즈의 전신인 대우중공업은 대우그룹에서 지난 2005년 두산그룹에 경영권이 넘어가 두산공작기계로 사명이 변경됐다. 이후 다시 2016년 두산그룹이 자금난에 빠지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인수했고 지난 2022년 1월 DN그룹이 인수해 현재에 이르렀다.
시장에선 DN솔루션즈의 몸값으로 최대 3조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DN그룹이 인수 당시 회사의 가치는 2조4000억원대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2021년 1조9100억원, 2213억원에서 2023년 2조1000억원, 4362억원으로 크게 개선됐고 부채비율도 320%에서 110%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연구개발(R&D) 확대와 첨단 설비투자 등 제조 경쟁력 강화, 최첨단 복합가공기·5축 가공기 등 하이엔드 제품 개발, 글로벌 기술기업 인수 자금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사진=스틱인베스트먼트)
혁신성장펀드 모범 투자 사례 될까
DN솔루션즈의 상장에 가장 반색하는 곳은 스틱인베스트먼트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지난 3월 산업은행과 공동으로 운영하는 케이디비 스틱 지역성장 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를 통해 DN솔루션즈 신주 833억원, DN솔루션즈의 모회사 지엠티홀딩스가 보유한 구주 1667억원어치에 대해 투자를 진행했다.
투자는 케이에스덱스터 유한회사를 통해 이뤄졌다. 이 회사는 케이디비스틱지역성장 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의 자회사로 업계에선 이번 딜을 통해 산업은행과 스틱인베스트먼트가 DN솔루션즈 지분 11%가량을 획득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상장이 완료될 경우 혁신성장펀드의 첫 모범 투자 사례가 될 전망이다. 정책형 뉴딜펀드가 전신인 혁신성장펀드는 정부가 바뀌면서 펀드명을 변경하고 주요 투자 대상을 디지털·그린 분야에서 핵심 전략기술·신산업 분야로 조정됐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2023년 혁신성장펀드' 출자사업을 진행했고 스틱인베스트먼트를 포함해 혁신성장펀드 위탁운용사 10곳을 선정했다.
연내 상장 등 추가 난관 예상
DN오토모티브는 2022년 지분 100%를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 지엠티홀딩스를 통해 글로벌 MBK파트너스로부터 DN솔루션즈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와 KB인베스트먼트 등로부터 영구채 형태로 2200억 원을 조달했다.
해당 거래에서 DN오토모티브는 오는 2025년 1월27일까지 DN솔루션즈 IPO를 성사시키지 못하면 일정 수익률을 가산해 영구채를 사들여야 하는 콜옵션(매수청구권) 조건을 포함시켰다. 여기에 더해 만약 DN오토모티브가 해당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FI들은 지엠티홀딩스가 보유한 DN솔루션즈 보통주 전량에 대해 동반매각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도 붙였다.
통상 기업 상장절차에서 주관사 선정 이후 거래소 예비 심사를 완료하는 것까지는 6개월 내외가 소요된다. 이후 증권신고서 정정까지 고려하면 짧게 잡아도 1달 이상의 시간이 추가적으로 소요된다. 5월에 주관사 선정을 마친만큼 이론적으로는 내년 1월 이전까지 상장이 가능하다.
결국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성공적인 엑시트를 위해서는 시장이 납득할 만한 기업가치가 정해지고 이를 시장에서 받아들여져야 한다. 만약 상장 일정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상장지연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 여부, 콜옵션 발동에 따른 지분 가치 변동 등의 예측하기 어려운 난관이 발생할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최근 IPO 심사 과정에서 한 번 이상의 정정이 통과의례가 될 만큼 금융당국 잣대가 깐깐해졌다"라며 "안정적인 매출과 실적에서의 흑자를 기록했다면 비교적 수월하겠지만 성공적인 상장까지는 여러 변수가 있는 만큼 예단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