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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지점 통폐합)②종사자 늘었는데 노령화 '몸살'
[뉴스토마토 최성남·신유미·신대성 기자] 증권사 점포 수는 축소되고 있지만, 종사자 수는 오히려 늘고 있습니다. 신규 공채 축소와 IB(기업금융) 업무 강화에 따른 계약직 증가 등이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청년층 대비 중장년층의 비중이 늘고 있는데요. 임금피크제가 증권업권 내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이유입니다. 다만 청년층 고용 창출을 이유로 도입된 임금피크제가 오히려 숙련 노동자의 임금을 삭감시켰을 뿐 실제 고용 창출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비정규직 급증…늙어가는 증권업계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9곳의 1분기 직원수(임원제외)는 총 2만1537명으로 집계됐습니다. 2014년 1분기에는 1만9205명이었는데, 10년새 12.1%가 늘어난 셈입니다.
 
정규직은 소폭 감소했지만, 비정규직이 급격히 늘었습니다. 이들 증권사의 정규직은 1만5608명으로 10년 전(1만5836명)보다 1.4% 감소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비정규직은 5929명으로 10년 전(3147명)보다 88.4% 늘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통상 증권사의 경우 본사 및 지점 직원은 정규직인 반면 IB업무를 보는 본사 영업직원의 경우 계약직인 경우가 많습니다. 증권업계가 IB업무를 강화하면서 계약직 중심의 IB인력은 강화했지만, 영업점 직원은 줄이거나 현상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각 사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지점(리테일) 직원 평균 근속연수는 최소 15년에서 길게는 22년입니다. 근속연수는 고용안정성의 지표로도 볼 수 있지만, 그만큼 신입 직원이 줄었다는 의미로도 해석됩니다. 반면 본사 영업직의 경우 평균 근속연수는 5~7년 남짓으로 나타납니다. 계약직 경력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A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증권업계에서 신입사원 공채가 줄어들며 평균 연령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숙련된 직원들이 많아 전문화된 업무 진행이 수월한 면도 있지만, 젊은 직원의 부재로 인해 미래 세대 육성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조직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지점 영업은 축소되고 대부분의 거래가 비대면으로 이뤄지면서 기존 직원들이 남아 지점을 운영하다 보니 평균 연령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영업점에서는 40대 후반의 직원이 가장 젊은 직원이 되어버린 상황도 있습니다. 과거 정수기 물통 교체와 같이 젊은 직원들이 맡던 업무를 이제는 나이 많은 직원들이 해야 하는 현실이 자조적이라는 분위기도 나오는데요.
 
B 증권사 관계자는 "지점에서는 젊은 직원을 본사로 지원받아 이동시키는 경우가 많아 본사의 연령대는 30~40대가 주축이지만, 지점에서는 40대 초반이 주류를 이룬다"고 전했습니다. 노령화 진행은 공통 사항이지만 그나마 본사의 경우 계약직으로 젊은 인력을 조금씩 채용해 상황이 조금 낫다는 설명입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10대 증권사(미래에셋증권(006800) (7,440원 ▲110원 +1.48%)·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005940) (10,540원 ▼50원 -0.47%)·삼성증권(016360) (39,600원 ▲50원 +0.13%)·KB증권·하나증권·메리츠증권·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039490) (94,000원 ▲200원 +0.21%)·대신증권(003540) (14,210원 ▲30원 +0.21%)) 가운데 현재 하반기 공채를 진행 중인 곳은 키움증권과 KB증권 두 곳뿐입니다.
 
일부 중소형사 증권사의 경우 코로나 직후인 2022~2023년 구조조정 이후 신입사원 채용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알려집니다. 경쟁력 제고를 위한 직원 채용이 경력직 중심으로 돌아가는 분위기도 이미 현장에선 자리 잡힌 모습입니다. C 증권사 관계자는 "신입보다 경력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다른 중소형 증권사뿐만 아니라 대형사들도 마찬가지"라고 전했습니다. 
 
임금피크제 무용론…고용창출 효과 없어 
 
고액자산가 중심의 WM(자산관리) 강화 기조가 채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증권사들이 직원 채용을 줄이고, 저자산 고객을 차별하는 경향이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증권사들이 자산이 많은 고객들만을 중점적으로 관리하고, 자산이 적은 고객들은 사실상 방치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인데요.  
 
청년층 고용을 확대하기 위해 도입된 임금피크제도, 실제 고용창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용 창출이란 사회적 책무에 대해 증권업계의 역할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한 증권사 노조 관계자는 "2016년부터 도입된 임금 피크제가 고령자의 임금을 삭감하고, 그 재원으로 젊은 층의 고용을 확대하려는 목적으로 추진됐으나 실제로는 신규 채용이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증권업계는 영업점 축소와 함께 신규 채용 필요성이 줄어들면서 나이든 직원들에게 자연 퇴직을 유도하는 경영전략을 채택하고 있는데요. 이런 경영전략이 지속하면 증권사의 미래 고용 구조가 심각하게 축소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옵니다.
 
실제로 한 대형증권사 직원의 평균 연령은 44세로, 시간이 지나면서 연령대가 계속 상승 중입니다. 해당 증권사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신규 채용이 줄어들면서, 고령화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50대 직원들이 많고, 희망퇴직이나 임금피크제에 들어가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활동성이 떨어진다"고 말했습니다. 또 "신입사원이 들어오더라도 지점의 기존 직원들과 나이 차이가 커 세대 차이로 인한 적응 문제도 우려된다"고 지적했습니다. 
 
NH투자증권 한 영업지점.(사진=뉴시스)
 
최성남·신유미·신대성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