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퇴직연금 자산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가 새로운 관리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급변하는 금융 환경 속에서 안정적인 자산 운용이 중요한데요. 퇴직연금 시장에서 글로벌 자산분배가 강조되는 가운데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연금운용은 장기적이고 효율적인 자산 배분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연금사업 RA, 선택 아닌 필수
양은석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로보운용팀장이 25일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열린 뉴스토마토 연금포럼 ‘중구난방 사적연금 대수술이 필요하다’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양은석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로보운용팀장은 25일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뉴스토마토>가 개최한 연금포럼 '중구난방 사적연금 대수술이 필요하다'에서 "연금사업 로보어드바이저(RA) 도입은 선택사항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퇴직연금 모델포트폴리오 및 로보어드바이저 성과'를 주제로 세 번째 발표 순서를 맡은 양은석 팀장은 미래에셋증권에서 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웰스테크(DI)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양 팀장은 지난 2008년 미래에셋증권에 입사해 17년 간 금융상품, 투자전략, 글로벌, 자산관리, 퇴직연금, 로보, 운용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경력을 쌓았는데요. 현재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 개발 및 테스트베드, 서비스 상용화를 담당하고 있는 전문가입니다. 특히 모델포트폴리오를 이용한 자산 배분 서비스 방법 및 시스템에 대한 특허를 내기도 했습니다.
먼저 양 팀장은 투자 환경적인 측면에서 글로벌 자산 배분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습니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더 많은 은퇴 자금이 필요한데, 저성장 기조로 인해 저축만으로는 노후 준비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반면 연금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 연금자산을 너무 위험하게 운용할 수도 없다는 딜레마가 있습니다. 양 팀장은 "실제 국민연금도 국내 주식은 줄인 반면 해외투자는 늘리고 있다"며 "투자의 최고 전문가들도 글로벌 투자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인공지능(AI)의 시대에 투자 방식도 진화될 전망입니다. 양 팀장은 "4차 산업혁명과 AI 신기술 발달은 자산배분 분야에도 적용돼 퀀츠(알고리즘) 기반 포트폴리오 운용 방식의 혁신적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RA 기술이 핵심이라는 설명입니다. RA는 로봇과 투자자문의 합성어로, 알고리즘, 빅데이터 분석 등에 기반한 프로그램을 활용해 고객의 투자 성향과 목표에 맞게 자동으로 포트폴리오를 자문 운용하는 온라인 자산관리서비스를 의미합니다.
양 팀장은 RA가 연금계좌 포트폴리오 매니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일반적으로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 체계는 세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고객진단 알고리즘은 고객의 투자성향을 확인하고, 자산배분 알고리즘은 투자성향에 맞는 최적 포트폴리오를 제안, 리배런싱 알고리즘은 새로운 포트폴리오로 조정해주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로보어드바이저를 사용하면 합리적 의사 결정을 지원해 감정이 개입된 선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자동화로 편리하게 운용할 수 있어 포트폴리오 투자 접근성을 높이는데요. 코드로 저장되는 노하우는 사업자의 지속가능한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양 팀장은 인간 전문가와 RA가 융합하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로보어드바이저는 전적으로 시스템 베이스로 운용되는 반면, 전문가(인간)와 같은 창의력은 요구하기 어렵다"며 "전문가와 RA를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연결하게 되면 전문가가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가령 코로나 팬데믹 상황과 같은 과거에 없던 패턴이 나올 경우 전문가가 시스템에 입력·반영해 계속 발전시켜나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글로벌 시장서도 확대…국내 미래에셋증권 선두
실제 글로벌 연금자산 시장에서도 RA 중요성은 점차 대두되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 기준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운용자산(AUM)은 1조 달러 수준에 가까워졌습니다. 이용자 수는 1000만명이고, 침투율은 3.3% 수준입니다.
업계 1위 미국 뱅가드 퍼스널 어드바이저 서비스의 AUM은 1480억달러(약196조7660억원) 수준을 기록했는데요. 양 팀장은 "디지털 자산관리의 주된 사용자는 20~40세 MZ세대로, 경쟁이 치열하다"며 "'진짜 인공지능에 의해 관리되는가?'보다 '플랫폼에서 시스템으로 관리되는가?' 여부가 더 중요한 시점”이라고 역설했습니다.
국내에서 로보어드바이저를 선도적으로 도입한 사례로는
미래에셋증권(006800) (7,440원 ▲110원 +1.48%)이 거론됩니다. 과거 미래에셋증권의 연금고객 데이터를 살펴보면 2022년 기준 무관리 연금고객은 22만명 수준이었습니다. 심지어 이들 고객은 마케팅에 동의하지 않은 경우도 많아 투자정보를 적극적으로 알리기도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이에 미래에셋증권은 △투자의 이커머스화에 능동적 대응 △글로벌 자산배분 관점 △연금중심 디지털 WM 플랫폼에서 선도 △초개인화 포트폴리오 제공 이라는 실천방안을 가지고 지난 2022년 디지털 연금 플랫폼에 개인연금 및 퇴직연금 RA를 탑재해 초개인화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증권 로보어드바이저 가입계좌 추이. (자료=양은석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로보운용팀장)
이에 미래에셋증권은 서비스를 출시한 지난 2022년 9월2일부터 지난 19일까지 연금 로보어드바이저 가입계좌수 2만2776좌, 가입금액은 총 1조6328억원을 기록하는 성과를 나타냈습니다.
양 팀장은 "연금은 장기적 관점에서 안정적인 투자(지키는 투자) 필수"라며 "그래서 낮은 변동성이 좋고 나쁨의 편차를 줄여주는 게 연금 운용에서는 장기 운용 성과에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습니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