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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하나금융 밸류업 지수 제외…"ROE·PBR 요건 미달 탓"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한국거래소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 종목과 관련해 대표적인 금융주인 KB금융(105560) (51,500원 ▼600원 -1.16%)하나금융지주(086790) (41,650원 ▼450원 -1.08%)를 편입하지 않은 이유로 각각 ROE(자기자본이익률)과 PBR(주당순자산비율) 요건에 미달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계획을 미공시한 점도 특례 편입 조항에 해당하지 못했는데요.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밸류업 지수 종목 선정 기준이 과거 수치를 기준으로 스크리닝하면서 현재 기업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단 지적을 내놨습니다.
 
'과거시점 기준' 저PBR 금융주 제외
 
한국거래소는 26일 KRX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KB금융과 하나금융의 밸류업지수 미편입 사유에 대해 각각 ROE 요건 미달, PBR 요건 미달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니다. 한국거래소는 "밸류업 지수가 수익성,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등 다양한 질적요건을 두루 충족하는 기업들 중심으로 선정함에 따라 주주환원 등 특정 요건이 우수하지만, 여타 질적요건이 미흡한 기업의 경우 미편입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지난 24일 발표된 코리아 밸류업지수의 종목 수는 총 100개로 이 중 금융·부동산 업종은 10개 종목이 선정됐습니다. 거래소는 5단계 스크리닝 (시장대표성(시가총액), 수익성(순이익), 주주환원(배당/자사주 소각), 시장평가(PBR), 자본효율성(ROE)), 특례편입(조기 공시기업 등) 등을 통해 100개 종목 선별했습니다. 이외에 특례요건으로 밸류업 조기 공시기업은 최소요건(수익성·시총·유동성 등) 충족시 최우선적으로 편입했습니다.
 
 
앞서 KB금융(105560) (51,500원 ▼600원 -1.16%)하나금융지주(086790) (41,650원 ▼450원 -1.08%)가 금융 대장주로 밸류업 지수 종목에 포함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는데요. 예상을 깨고 은행주 중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지주만 밸류업 지수에 편입됐습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은행주는 금융업종 내 상대적으로 PBR과 ROE가 낮았던 탓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여부가 지수 편입 결정 변수로 작용한 모습"이라며 ”실제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조기 공기 기업 특례 편입에 해당한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과거 데이터를 기준으로 삼았던 것도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밸류업 종목 선정 기준을 보면 '과거 2년 합산 흑자 기업' '과거 2년 평균 PBR 상위 50%' 등 현재 시장 상황은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결과가 예상과 달랐던 가장 큰 이유는 시장평가 기준인 PBR 요건 미충족"이라며 "은행주는 작년까지 매우 부진했던 주가가 올해부터 조금씩 개선되는 상황으로, 최근 2년 평균 PBR은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평가 기간인 2022년부터 2023년 금융지주 4사의 평균 PBR 0.37배입니다.
 
신희철 iM증권 연구위원도 "금융 업종 내에서 KB금융, 삼성생명 같은 주요 기업들은 준수한 타 주요 요건을 모두 만족함에도 불구하고 2022년~2023년 낮은 PBR 속 밸류업 지수에 미편입됐다"며 "수익성 측면에서도 과거 적자 여부만 판단하면서 성장성이 고려되지 않는 문제점이 부각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신 연구위원은 "올해 당기순이익 기준역성장이 전망되는 기업 개수가 17개이며, 성장률 20%를 하회하는 종목 수 비율이 42% 수준"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질적 주주환원 강화 메시지"
 
전문가들은 밸류업 지수 편입 여부를 두고 '주주환원을 강화하라'는 거래소의 의도가 담겼다고 풀이했습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거래소는 주주환원의 '여부'만 고려했고, ROE에 대해서는 '상위'를 적용했다"며 "이는 앞으로 주주환원을 높일 여지가 있는 기업을 포함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김 본부장은 이어 "자사주에 대해서는 ‘소각’만 인정하면서, 자금조달이나 임직원 성과급 지급을 위한 자사주 활용이 아닌 ‘진정한 주주환원 수단으로써’의 자사주의 역할을 강조했다"며 "P/B가 낮은 종목을 ‘배제’시키는 방식은 기업들에게 '지수에 포함되고 싶으면 주가관리에도 힘써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또 "기업가치 제고계획 '예고'는 공시했으나 구체적 계획을 공시하지 않아 지수에 들지 못한, '밸류업지수 미 편입'은 21개사"라며 "이중 2025년 예상 ROE 7.5%, 배당수익률 4% 이상 기업은 7개사로 이중 5개가 금융주"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이들이 편입을 위해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주주환원 의지를 경쟁적으로 드러낼 가능성도 있다"며 "따라서 미편입 금융주의 단기 주가하락은 기회로 판단한다"는 의견도 내놨습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위원은 역시 주주환원 기준인 '2년 연속 배당 및 자사주 소각 실시여부'를 두고 "주주환원율 레벨보다는 실시여부만 체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시장평가 기준에서도 "일본의 JPX 프라임 150 지수의 기준인 PBR 1배초과룰을 적용했는데, 이는 일반적인 가치주 개념과 배치된다"고 꼬집었습니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이 밸류업을 가치주 관점에서 기대하는 것과 달리, PBR 선정 단계에서 고 PBR 종목의 우선순위가 높게 평가돼 향후 후속 지수 출시에서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라는 지적입니다.
 
정상휘 흥국증권 연구위원은 "편입하는 종목 수를 적게 만들어놓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PBR 및 ROE를 모두 향상시킬 것을 은밀하게 유도하고 있는 함의가 숨어있다고 할 수 있겠다"고 해석했습니다.
 
내년 종목 교체가 이뤄지면 이들 종목이 재편입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집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금번 지수 편입에 실패한 은행계 금융지주사들 등 당초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및 이를 통한 밸류에이션 회복에 적극적이었던 금융사들은 25년 6월 지수 리밸런싱 시기 편입을 목표로 PBR 및 ROE 제고를 위한 적극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한국거래소 앞 황소 동상. (사진=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