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8월 30일 17:1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서울 재개발 최대어라 불리는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증권이 지난 3일 만기에 맞춰 상환에 성공했다. 주관을 맡은
다올투자증권(030210) (4,100원 0원 0.00%)의 모험이 성공한 것으로 현재 다올투자증권은 유동화 거래에서 엑시트한 상태다. 하지만 오랜만에 들린 낭보에도 불구하고 다올투자증권에게는 부동산 시장 둔화에 따른 실적 저하와 건전성 지표 개선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우려 많던 한남 3구역 만기 상환 성공
다올투자증권 본사 (사진=IB토마토)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관련 PF 유동화증권이 지난 3일 만기를 맞아 상환됐다. 특수목적회사(SPC) 제이케이노량진은 1730억원 규모 PF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의 만기가 지난 3일 도래해 상환받았다.
해당 사업은 한남3구역 시공사인
현대건설(000720) (35,300원 ▼700원 -1.98%)이 유동화증권의 기초자산인 PF 대출에 연대보증을 제공한 건으로 한남3구역 재개발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대 38만6395.5㎡에 아파트 5816가구(임대 876가구 포함)를 짓는 사업이다. 조합원 수만 4000여명에 이르며 총 사업비 7조원, 예정 공사비 1조8880억원으로 역대 재개발 사업 중 최대 규모다.
지난 2019년 3월29일 사업시행계획 인가 이후 오는 2025년 3월 착공 및 분양 예정으로 오는 10월 중 이주를 시작할 예정이다. 현재 남은 절차는 철거, 일반분양, 착공, 준공 순이다.
앞서 다올투자증권이 해당 사업 진출을 밝혔을 때 시장에선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올해 1분기 기준 다올투자증권의 우발채무 규모는 6932억원, 부동산PF 관련 우발채무 및 기업여신 규모는 5995억원으로 각각 자기자본 대비 90.4%, 78.2%에 달했다. 이어 부동산PF 익스포저의 90% 이상이 중·후순위 약정에 브릿지론이 30% 내외의 비중을 차지해 부동산 익스포저 증가에 따른 건전성 우려가 꾸준히 지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는 이번 상환 성공으로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이번 사업을 3개월간 주관한 다올투자증권은 16억~17억원 사이의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증권(016360) (39,600원 ▲50원 +0.13%) 보고서에 따르면 제이케이노량진 A1등급 PF 유동화증권(ABCP) 3개월 기준 평균 거래 금리는 지난 3월 초 4.2%대에서 3월 중순 4.4%대로 소폭 상승한 이후 최근까지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불황 비껴간 한남동
다올투자증권의 이번 PF 성공은 최근 이어진 부동산 불황을 비껴간 한남동 재개발사업의 호조 덕분이라는 평가다. 앞서 한남3구역 사업은 재개발사업 인허가의 마지막 관문인 관리처분계획인가를 통과했다. 용산구청은 지난 6월 한남3재정비촉진구역(한남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에 대한 관리처분계획을 인가했다. 지난 2019년 3월 사업시행계획인가 후 약 4년 3개월 만이다.
서울 용산구 한남3재정비촉진구역.(사진=연합뉴스)
한남동 재개발사업은 지난 2003년 뉴타운으로 지정돼 한남2구역에서 5구역까지 재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2009년 10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한남3구역은 2012년 9월 조합설립인가와 2017년 서울시 건축심의 통과를 거쳐 2019년 3월에서야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이후 조합은 2020년 6월 현대건설을 최종 시공사로 선정해 2022년 7월 관리처분계획을 수립, 8월에 인가신청서를 제출했다.
한남3구역은 한남동 일원에 38만6395.5㎡면적으로, 신축 연면적은 104만8998.52㎡에 달한다. 용도지역은 제1종~제3종 일반주거지역과 준주거지역이 혼재하며 건폐율 42.09%, 용적률 232.47%가 적용된다.
재개발이 완료되면 지하 6층~지상 22층 높이의 아파트 197개 동, 총 5816가구가 들어선다. 아울러 상가 464호와 도로, 공원, 주차장, 학교 등 정비기반시설도 조성된다. 한남3구역 시공사인 현대건설이며 조합은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이주를 시작하며, 완료 후 철거가 이뤄질 예정이다.
한남3구역의 분양가는 3.3㎡당 4000만~4500만원 수준으로 시장에 알려졌다. 전용 84㎡기준으로 약 14억~15억원 선으로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한남3구역 인근 부동산에서는 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나왔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부동산 경기가 나쁜 건 맞지만 서울권 부동산은 현재 바닥을 다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라며 "한남동 사업건 수요자들 중에는 부유층이 많아 상대적으로 금리의 영향을 덜 받아 수요 변동이 크지 않았고, 그 덕분에 금융사들의 보증이 원활하게 진행된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한남3구역 성공 이후의 과제는
한남3구역 PF 성공에도 불구하고 다올투자증권에겐 해결해야 될 숙제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다올투자증권이 영위하고 있는 주요 사업인 부동산금융의 부진으로 인한 실적 저하와 더불어 금융당국의 건전성 점검이 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다올투자증권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실적에서 당기순이익 281억98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957억1100만원 대비 70.5% 감소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은 8288억23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해 선방했으나 영업이익에선 342억8500만원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됐다.
2022년 다올투자증권의 영업수익에서 부동산금융을 비롯한 기업금융(IB)부문은 전체 순영업수익 1971억원 중 1883억원을 차지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부동산금융 딜 감소의 영향으로 2023년 1분기 순영업이익에선 전체 순영업수익 432억원 중 72억원만을 기록해 IB부문에서의 사업 부진을 보였다.
이에 따라 다올투자증권은 금융당국이 실시하는 현장점검 대상에 올랐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오는 10월 다올투자증권의 부동산 PF 관리 현황 점검에 나선다. 이는 앞서 대형증권사들을 중심으로 한 점검에 이어지는 것이다. 이번에는 다올투자증권이 진행한 부동산 PF 사업권 전반에 대한 현황을 주로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제성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동산 경기 둔화에 따른 자산건정성의 저하가 있었다"라며 "현재 충당금 적립 등 건전성 저하에 대응하고 있지만 부동산경기 둔화를 고려할 때 추가적인 자산건전성 저하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다올투자증권은 현재를 재정비 기간으로 삼아 안정성이 높은 딜을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가는 한편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금융이 회사의 사업영역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현재로서는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이어가는 등 재정비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앞서 계열사 매각 또한 이러한 흐름에 맞춘 것으로 선제적으로 버틸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하는 한편 진행 사업 건도 보수적으로 접근해 시장의 상황을 극복해가겠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