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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9월 18일 17:1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주문형반도체(ASIC) 디자인 솔루션 업체인 에이직랜드가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한다. 에이직랜드는 공모로 자금 500억원을 조달해 반도체 제품 양산 기반을 강화하고, 해외시장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6년 4월 설립된 에이직랜드는 글로벌 파운드리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의 8개사 가운데 국내 유일한 공식 협력사(VCA)다. TSMC 파운드리 공정을 사용해 시스템 반도체를 위탁·생산하고자 하는 팹리스 기업을 주된 고객사로 한다.
팹리스는 반도체를 생산하는 시설인 공장(Fab) 없이 반도체 설계만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을 뜻한다. 팹리스 기업이 반도체를 설계하면 파운드리 회사에 제조를 위탁해 생산하는 방식이다. 팹리스 기업의 반도체 논리 설계를 실제 파운드리에서 생산 가능한 형태인 물리적 설계로 변환하고 이에 대한 최적화까지 제공하는 회사가 디자인하우스다. 에이직랜드의 주요 사업이 이 부문이다.
이외 SoC(System on Chip) 반도체의 아키텍처 설계, 아키텍처로부터 상세한 회로 설계와 검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모바일 기기, 네트워킹 장비, 자동차 전자 장치와 같은 특정 응용 제품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전반에 걸쳐 디자인 솔루션을 선보인다.
(사진=에이직랜드)
IoT와 5G 부문이 이끄는 매출…자기자본 다시 회복
에이직랜드의 매출은 사물인터넷(IoT)과 5G 부문이 이끌고 있다. 이는 5G 인프라, 와이파이(Wi-Fi) 6, 기업용 5G, 생체 신호 추적기 등에 관한 것이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696억원이며 어플리케이션별 비중은 △AI 15.2% △오토모티브(Automoive) 2.2% △디스플레이 3.1% △메모리 12.7% △IoT&5G 53.0% △기타 13.8% 등으로 나타난다.
지난 3년간 매출액은 증가 추세다. 올 상반기는 356억원으로 특히 AI 부문이 53.4%를 차지했다. AI 반도체는 인공지능 서버용 AI 가속기, AI 기반 엣지 디바이스, AI 시스템 구동 등이 주요 적용 분야다. 에이직랜드가 고객에 제공하는 반도체 산업은 다품종 소량 생산 기반에 따라 업체별로 요구하는 파운드리 제조 공정이 다양하고, 동일한 공정 내에서도 요구 사양에 따른 가격 편차가 큰 편이다. 거래업체 수는 지난해 60개, 올해 상반기 37개다.
에이직랜드 자산은 지난 상반기 기준 686억원이다. 부채가 372억원, 자기자본이 313억원으로 확인된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3억원이며 지난해 연간 순익은 51억원이다. 지난 3년간 순이익이 개선됐으며 이익잉여금은 31억원 정도다.
유동비율은 2020년 63.7%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해 올 상반기 122.2%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유상증자로 현금성자산이 증가하고, 대형 프로젝트 계약으로 매출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다.
에이직랜드는 특히 2021년 IFRS 전환으로 인해 최초 인식한 비용들이 발생하고, 우선주자본금에서 상환우선주부채로 변경됨에 따라 자본총계가 잠식 상태로 바뀐 바 있다. 전환상환우선주는 올 1분기 전량 보통주로 전환되면서 지난해 말 인식했던 상환전환우선주부채 125억원과 파생상품부채 116억원을 인식하지 않게 됐다. 이에 따라 자본총계가 지난해 말 33억원 수준에서 벗어나 올해 크게 회복했다.
(사진=증권신고서)
PER 53.7배 적용…총 504억원 자금 조달
에이직랜드는 보통주 263만6330주를 공모 발행해 504억원을 조달한다. 모집한 자금은 운영자금 414억원, 채무상환 자금 40억원, 타법인증권취득자금 40억원 등으로 활용한다. 운영자금은 오는 2026년까지가 기간이다. 신규인력 채용부터 설계 자동화 플랫폼 개선, 기술이전, 설계 IT 인프라 확충, 해외시장 진출 등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에이직랜드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6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TSMC의 국내 유일 VCA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에이직랜드가 올해 IPO를 성공적으로 완료할 경우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 확장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이 글로벌 팹리스 시장의 70%를 점유하면서 파운드리가 없다 보니 TSMC나 삼성전자에 위탁할 수밖에 없어 에이직랜드가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에이직랜드 측도 올해 말까지 IPO를 마무리하고 미국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 주관사인
삼성증권(016360) (39,600원 ▲50원 +0.13%)이 재무유사성과 사업유사성, 일반 기준 등에 따라 대만의 알칩 테크놀로지(Alchip Technologies), 글로벌 유니칩(Global Unichip Corp), 패러데이 테크놀로지 코퍼레이션(Faraday Technology Corp) 등 글로벌 3개사를 최종 유사회사로 선정한 것도 이 같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들 회사의 기준시가총액과 적용 순이익을 고려한 PER은 각각 74.6배, 44.8배, 41.7배로 나타나 평균 53.7배로 계산된다.
PER 53.7배를 적용한 에이직랜드의 주당 평가가액은 3만998원이다. 여기에 평가액 대비 할인율이 38.4%에서 31.0% 수준으로 적용되면서 공모희망가격 밴드가 결정됐다. 희망공모가액은 1만9100원부터 2만1400원으로 결정됐다. 이 경우 시가총액은 2024억~2268억원으로 예상된다. 희망공모가액은 PER(Price Earning Ratio) 비교를 통한 상대가치 평가방법이 적용됐다. 이는 기업의 주가와 주당순이익(EPS) 관계를 나타내는 비율로 기업의 영업활동 수익력에 대한 시장의 평가와 성장성, 위험성 등 총체적으로 반영한다.
수요예측 일시는 오는 10월23일부터 27일까지이며, 청약기일은 오는 11월 2일부터 3일까지며, 납입기일은 같은 달 7일이다. 청약은 대상에 따라 기관투자자가 64.3%~69.3%, 일반청약자가 25.0%~30%, 우리사주조합이 5.7%가 될 예정이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