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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NH투자증권, 공매도 전면금지에…PBS 사업 타격 불가피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0일 17:3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금융당국이 공매도 금지에 이어 시장조성자 공매도 거래 금지까지 검토 중으로 알려져 시장에 파장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한 여파로 대형증권사의 특권으로 여겨지던 PBS(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 Prime Brokerage Service)가 시장의 계륵이 되고 있고, 야심차게 수탁업 진출에 성공해 사업확대를 이어가던 NH투자증권(005940) (10,540원 ▼50원 -0.47%)의 PBS 사업은 한동안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공매도 금지에 이은 시장조치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최근 금융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시장조성자 공매도'도 금지할지에 대한 질문에 "금융감독원에 시장조성자 공매도 관련 특이사항이 있는지 조사토록 요청했다"라며 공매도 금지에 이은 시장조성자 참여 증권사에 대한 조사를 예고했다.
 
시장조성자 제도란 거래소와 증권사가 시장조성계약을 체결하고 시장조성 대상 종목에 대해 지속해서 매도·매수 양방향의 호가를 제시해 유동성을 높이는 제도다. 현재 코스피 시장조성에 참여하는 증권사는 △NH투자증권 △교보증권(030610) (4,995원 0원 0.00%) △미래에셋증권(006800) (7,440원 ▲110원 +1.48%) △신영증권(001720) (59,000원 ▼400원 -0.68%) △하이투자증권 △IMC △메리츠증권 등 7곳이다. 코스닥 시장조성엔 △DB금융투자(016610) (3,880원 0원 0.00%) △NH투자증권 △교보증권 △미래에셋증권 △신영증권 △IMC △메리츠증권 등이 참여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일 공매도 전면금지 방침에선 시장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에는 공매도를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부 개인투자자들의 잇단 '예외적 허용 없는 공매도 전면금지 요구'가 정치권에서 화제가 됐고 금융위원회가 한발 물러서게 됐다.
 
이날 전체회의에선 시장조성자 공매도 금지뿐만 아니라 공매도 전산시스템 도입에 대해 질의도 이어졌다. 정무위는 오는 15일 전체회의 논의를 거쳐 공매도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정무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위원장 김종민)로 회부할 계획이다. 21일에는 1소위를 열어 본격적 논의를 진행한다.
 
김 위원장은 공매도 금지의 연장 가능성에 대해선 "내년 상황을 봐야 될 것"이라며 "지금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여러 고민을 해야 한다"라고 말해 공표된 내년 6월 이후 추가적으로 공매도를 연장할 가능성도 있음을 내비쳤다.
 
공매도 금지에 시장의 계륵이 된 PBS
 
여의도 증권가 (사진=IB토마토)
 
금융당국을 비롯한 정치권에서의 공매도 금지 움직임이 거세지자 증권업계 특히 대형증권사의 특권이라 여겨지던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 (Prime Brokerage Service 이하 PBS)가 발이 묶여 시장의 계륵이 되고 있다.
 
PBS란 증권사 전담 중개 업무로 공매도를 위한 △주식 대여 △펀드 자산 △보관·관리 △법률·행정 자문 △거래 증거금 △대여 스왑 거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주로 헤지펀드를 주요 고객으로 하며 펀드의 수탁 업무가 주인 특성상 공매도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공매도 관련 PBS의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사업 영역은 '주식대여'다. 현행법상 차입 공매도만 가능해 어떤 주식에 대한 공매도하기 위해선 그에 앞서 해당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에게서 빌려와야 한다. 통상적으로 공매도를 진행하는 해외 헤지펀드나 사모펀드는 공매도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국내 증권사의 PBS를 통해 주식을 대여하고 공매도를 진행한다.
 
증권사 입장에선 단순 중개의 역할만을 제공하는 것으로 위험부담이 크지 않다. 하지만 공매도 금액이 통상 조단위를 상회하는 만큼 앉아서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사업구조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체 PBS 업무에서 이 같은 대차 중개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게는 30%, 많게는 50%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탁업 진출 1년 NH 타격은 불가피
 
(사진=NH투자증권)
 
이번 공매도 금지 조치가 가장 뼈아픈 곳 중 하나는 NH투자증권이다. 최근 기업금융(IB)부문 실적 저하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PBS사업은 NH투자증권 IB의 기대주였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작년 10월 Wholesale(법인영업)사업부 산하 PBS본부에 수탁부를 신설하고 영업을 시작했다. 2022년에 전산개발과 인건비 등에 100억원가량의 투자를 진행한데 수탁업무 경력자 영입과 PBS 펀드운용 감시시스템을 직접 개발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PBS 수탁고에서 올해 상반기 9조8196억원을 기록해 11조 7257억원을 기록한 KB증권에 1위를 빼앗긴 데 이어 작년 동기 10조8004억원 대비 9.1% 감소했다. 3위인 삼성증권(016360) (39,600원 ▲50원 +0.13%)과의 격차도 불과 8011억원으로 좁혀졌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올해 상반기 PBS를 영위하는 증권사 중 미래에셋증권, KB증권, 삼성증권이 기록한 2538억원, 2299억원,  2393억원에 비해 열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사 대비 해당 사업 수익성이 부진해진 상황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주식대여 사업의 정치는 그만큼 뼈아프다. 이에 NH투자증권은 향후 시장의 변화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차분히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기다려 보겠다는 입장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일차적으로, 신규 공매도 금지로 대차 규모 축소에 따른 숏 주문을 받는 스왑 부서에서의 직접적인 수익 감소 예상된다"라며 "롱숏 전략을 사용하는 사모펀드들의 숏 플레이 제한으로 수익률이 감소하면 이는 결국 롱숏 펀드 규모 축소로 이어지고 이에 주문을 수탁하는 PBS 부서의 주문 감소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PBS 비즈니스는 롱숏 펀드만 거래를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다른 전략을 구사하는 사모 펀드의 규모가 늘어나면 회복세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