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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2024 IPO 중간점검)①상반기, 기대와 실망 '교차'
이 기사는 2024년 06월 5일 17:3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경기 침체와 파두 사태의 후폭풍이 좀처럼 꺼지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의 깐깐해진 기준으로 상장 문턱이 높아졌다.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금융투자업계는 테스크포스(TF)를 운영해 IPO 주관 업무 제도 개선에 나섰지만 시장의 반응은 예전 같지 않다. <IB토마토>는 현재 국내 IPO 시장의 현황을 점검하고 IPO 개선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상반기 국내 IPO 시장은 기대감과 실망감이 교차했다. 연초 기대한 것과 달리 조 단위 대어급 상장은 소수에 불과했고, 중소형주에선 최소 5~6차례 증권신고서 수정 지시를 거치고서야 간신히 증시 입성이 허락됐다. 공모가 뻥튀기 논란도 있었다. 상장 후 공모가를 하회하거나 상장 첫날 반짝 상승 후 지속 하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금융당국과 업계에선 공모가 산정에 대한 개선에 나섰지만 IPO 시장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시프트업의 신작 스텔라 블레이드의 이미지 샷 (사진=시프트업)
 
IPO 시장 부상…증권업계, 조직 확대로 대응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게임 개발사 시프트업은 지난 3일부터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을 오는 13일까지 진행한다. 앞서 시프트업은 지난 20일 금융위원회에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절차를 개시했다.
 
시프트업은 이번 IPO에서 총 725만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공동대표주관회사와 시프트업이 협의한 희망공모가는 최소 4만7000원에서 6만원 사이로 희망공모가 하단 기준 모집액은 총 3407억원, 시가총액은 1조650억원이다.
 
시프트업은 올 상반기 마지막 조단위 대어급 IPO가 될 전망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상반기 IPO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IPO 투자 열풍이 계속될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 위주였다. 하지만 파두 사태 이후 금융당국의 엄격해진 심사 기준과  국내 주식 시장이 미국의 기준 금리 인하 지연 여파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상반기까지 IPO 시장은 기대보다는 실망감이 높은 상황이다.
 
앞서 연초까지만 해도 IPO는 국내 증권업계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대체할 수익 사업으로 떠올랐다. 각 증권사들은 부동산 익스포저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진행하는 한편 전통 IB 중에서도 IPO 관련 조직과 인원을 확대했다. 
 
실제 미래에셋증권(006800) (7,440원 ▲110원 +1.48%)은 연초 조직개편에서 기존 3팀 체제로 운영되던 IPO조직에 IPO솔루션팀을 추가했다. 한국투자증권도 3팀 체제였던 IPO 조직을 4팀으로 늘렸고, 삼성증권(016360) (39,600원 ▲50원 +0.13%)도 주식자본시장(ECM)을 4팀 체제로 늘리는 한편 IPO업무와 자산관리 부문의 연계를 추진했다. 키움증권(039490) (94,000원 ▲200원 +0.21%)대신증권(003540) (14,210원 ▲30원 +0.21%)에선 IPO 담당 임원을 승진시키는 동시에 사내 IPO부서 위상을 강화했다. 
 
 
반짝 공모주 시장, 기대감이 실망으로
 
지난 연말부터 IPO는 증권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시장이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기업 자금조달이란 본연의 기능과는 별개로 투자시장에선 IPO란 기업의 가치에 투자하는 것이 아닌 먹고 빠지는 투기 시장이 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IB토마토>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4일까지 스팩주를 제외하고 신규 상장이 완료되거나 상장 조건이 정해진 기업은 총 25곳이다. 이외 6월 중 상장을 목표로 하는 기업은 8곳이다. 2023년 상반기 상장이 완료된 29곳 보다 많다. 공모금액에선 규모가 늘어나 아직 6월 초순이지만 25곳의 공모 총액은 총 1조4342억원으로 지난 2023년 6월까지 진행된 IPO의 공모총액 1조원보다 43.4% 증가했다. 
 
이처럼 시장 자체는 증권업계의 기대대로 견고한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작년부터 지적된 공모 이후의 주가 방향에 대해선 올 상반기에도 여전히 지지부진했다. 지난 4일 기준 상장이 완료된 22개 종목 중 공모가를 하회한 종목은 15개에 이르렀다. 3곳 중 2곳이 공모가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공모가에 거품이 끼었다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사진=한국거래소)
 
실제로 신규 상장 종목 중 우진엔텍과 HD현대마린솔루션를 제외하면 모든 종목이 상장 첫날 장중 최고가를 기록한 뒤 지속 하락했다. 사실상 꾸준한 기업가치 상승보다는 투기를 목적으로 하는 일시적인 유동성이 유입됐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가격 산정부터 수취 기준 정비…"상장기업 지원도 필요"
 
이에 금융당국과 업계는 정확한 IPO 공모가 산정을 위한 가이드라인 만들기에 나섰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IPO 공모가격 산정 표준안’의 핵심 골격 구성을 마무리하고 증권업계와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분기 중 공모가 결정기준과 표준절차를 마련해 배포할 계획이다.
 
주관사의 수수료 수취 기준을 변경해 옥석가리기도 추진된다. IPO 주관사는 기업 상장이 완료돼야 약속된 수수료를 받을 수 있어 상장 가능성이 낮아도 무리하게 추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를 위해 지난 5월에는 금융감독원이 IPO 주관업무 제도개선 간담회를 열고 수수료 수취 기준 변경을 논의했다. 무리한 상장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공모가는 기업이 처한 환경이나 시장 트렌드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주관사에만 책임을 물을 경우 자칫 자금 조달이 필요한 기업이 난관에 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주관사 책임뿐만 아니라 신규 상장 기업에 대한 지원책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추진되는 IPO 규제안의 경우 책임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어 주관사와 발행사 모두가 부담이 된다”라며 “공모가 산정 관리 방안뿐만 아니라 프리 IPO 활성화나 안정적 투자자 주선 등 신규 상장 기업 지원책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