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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삼성화재, 보장성 신계약 '압도'…ALM 개선 효과까지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5일 09:3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삼성화재(000810) (255,000원 0원 0.00%)가 보장성보험 신계약 시장에서 지배력을 크게 강화했다. 기존에도 손해보험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었지만 최근 들어 2위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 활용도를 높이고, 무·저해지 상품 판매 비중을 늘린 효과다. 특히 자산·부채종합관리(ALM) 측면에서 회사의 매칭도 특징이 신계약 판매서 발생하는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분기 시장점유율, 6년 내 최고치
 
24일 보험·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올 1분기 보장성보험 신계약 시장점유율(MS)로 17.7%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8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그동안 흐름을 살펴보면 2020년까지는 메리츠화재가 공격적 영업으로 1위 자리를 위협했고, 2021년에는 현대해상(001450) (31,600원 0원 0.00%)이 약진했다. 2022년부터는 DB손해보험(005830) (88,500원 ▲800원 +0.90%)이 점유율 2위를 꿰차며 삼성화재와 선두 경쟁을 벌였다.
 
삼성화재는 대부분 1위 자리를 유지했는데,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장 지배력이 크게 강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보험업계 회계 기준이 IFRS17으로 바뀌면서 보장성 신계약 영업에 더욱 집중했기 때문이다. 보장성 상품은 보험사 수익성 핵심인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의 핵심이다.
 
 
지난해 말에는 잠시 주춤했다가 올 1분기 최고점을 찍은 것인데, 실제 삼성화재는 해당 기간 보장성보험 신계약 수익성이 크게 성장했다. 1분기 보장성 장기보험료 월납환산 신계약은 193억원으로 전년 동기 147억원 대비 3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보장성 신계약 CSM은 8856억원으로 30.6% 늘었다.
 
영업 채널 전략에서도 변화를 준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 전속 설계사 중심에서 벗어나 GA 채널 활용도를 높인 것이다. 삼성화재의 장기보험(인보험) 신계약 GA 채널 비중은 2018년 17.3% 수준이었는데 올 1분기는 40.9%다. 이 역시 지난해 비중이 크게 올랐다.
 
상품 측면에서는 무·저해지 상품 판매가 강세다. 보험료를 저렴하게 낮추는 대신 보험계약 해지 환급금을 설정하지 않거나 환급률을 절반 이하로 적용한 상품이다. 보장성 시장에서 경쟁이 점점 심해지고 있는 만큼 업계 전반적으로 해당 상품의 판매 비중이 늘고 있다.
 
삼성화재의 경우 올 1분기 기준 보장성 신계약 월납환산 초회보험료에서 무·저해지 상품 비중이 69.4%까지 상승했다. 지난해는 63.3%, 2022년은 27.3% 정도였다. IFRS17 전환 이후 비중이 빠르게 커지는 모습이다.
 
(사진=삼성화재)
 
자산 듀레이션 긴 삼성화재, ALM 개선 기대
 
삼성화재가 무·저해지 신계약 판매를 크게 늘릴 수 있는 저변에는 회사의 ALM 특징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ALM은 자산과 부채에 대한 종합 관리로 특히 듀레이션(금리민감도) 매칭도를 뜻한다. 부채 듀레이션은 보유계약, 자산 듀레이션은 자산운용과 연관된다.
 
무·저해지 상품의 경우 보험계약 해지 시 환급금 페널티가 적용되는 만큼 해지율이 낮은 편이다. 이는 보유계약의 기간을 늘려 부채 듀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진다. 일반적으로 보험사는 부채 듀레이션이 자산 듀레이션보다 길기 때문에 ALM 관리 측면에서 부담이 더 쌓이게 된다.
 
즉 자산 듀레이션이 긴 보험사가 상품 판매 확대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주요 손해보험사의 듀레이션 매칭도는 삼성화재 130%, 메리츠화재 107%, DB손해보험 98%, 현대해상 76% 등으로 파악된다. 해당 수치가 100%를 넘어서면 자산 듀레이션이 부채 듀레이션보다 길게 형성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정민기 삼성증권(016360) (39,600원 ▲50원 +0.13%) 연구원은 “IFRS17 도입 이후 신계약 시장의 경쟁 구도가 달라졌는데, 듀레이션 매칭도에 따른 경쟁 여력이 차별화됐다”라면서 “ALM 매칭 측면에서 우위를 점한 삼성화재가 무·저해지 신계약 매출을 확보하는 데 유리했다”라고 평가했다.
 
삼성화재는 ALM 자체의 개선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매칭도가 130%인 만큼 자산 듀레이션을 줄이거나 부채 듀레이션을 늘려야 할 필요성이 있어서다. ALM 매칭도는 신계약 판매 유불리와 별개로 자본비율(K-ICS) 관리를 위해 적정선에 맞춰야 한다.
 
통상 보험사들은 ALM 관리를 위해 자산 듀레이션을 늘리거나 부채 듀레이션을 줄여야 하는데, 자산운용 전략이나 보험계약 만기 특성상 어려운 부분이 있다. 반대로 삼성화재는 신계약 영업에 집중하면 ALM도 개선되는 만큼 향후 보장성 시장 경쟁에서 간격을 더 벌릴 여력이 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